"汎현대家 모럴 해저드"

입력 2010-08-12 10:33 수정 2010-08-16 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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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인수전 뛰어들자 눈총...경영위기땐 "나몰라라 하더니"

현대차그룹과 현대그룹이 현대건설 인수레이스에 시동을 걸었다. 현대그룹의 계열사인 현대엘리베이터가 현대건설 인수 방침을 공식화하면서 기선 제압에 나서자 현대차그룹이 인수자문사로 골드만삭스를 내정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에 나선 것이다.

현대그룹 계열사인 현대엘리베이터는 지난 11일 공시를 통해 "현대건설 인수와 관련해 현대건설 주주협의회가 보유중인 현대건설의 보통주 일부를 취득하기 위해 공개매각절차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또 현대상선도 12일 현대건설 인수에 나설 것임을 공시했다.

현대건설 채권단이 현대건설 매각 절차를 진행 중인 가운데 인수 참여를 공식적으로 밝힌 것은 현대그룹이 처음이다.

현대엘리베이터와 현대상선이 현대건설 주식 취득 결정을 공식화한 데 이어 현대증권 등 다른 계열사들의 현대건설 인수 의사 발표도 잇따를 전망이다.

이에 앞서 현 회장은 올 신년사에서 현대건설 인수를 최우선 과제로 꼽고 "현대건설 인수는 그룹 미래를 위해 결코 포기할 수 없는 확실한 신성장동력"이라며 "차질 없이 인수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현대그룹이 외환은행과 재무구조개선약정을 둘러싸고 최근 갈등을 겪고 있다는 점이 아킬레스건이다. 특히 현대차그룹으로 대표되는 범현대가가 현대건설의 유력한 인수자로 거론되면서 현대그룹과 치열한 현대건설 인수전을 벌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아직 현대건설 인수를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이 현대건설 인수를 위해 골드만 삭스를 선정한 것으로 알려져 현대건설 인수 참여를 조만간 공식화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이 현대건설 인수에 나서게 된 배경에는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장자인 정몽구 회장이 그룹의 모태인 현대건설을 인수함으로써 현대그룹의 정통성을 잇는다는 '명분' 확보라는 점이 가장 크다. 여기에 현대건설 인수는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의 후계구도를 더욱 강화할 수 있다는 '실리'도 적지않다.

M&A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이 현대건설을 인수한 후 현대엠코와 합병을 통해 정의선 부회장의 입지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비상장사인 현대엠코의 최대주주는 25.06%를 가지고 있는 정의선 부회장이며, 현대차 계열사인 글로비스(24.96%)가 2대 주주다. 정몽구 회장도 10%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사실상 오너 일가의 현대엠코에 대한 지분은 60.02%에 달한다.

또 글로비스의 최대주주는 31.88%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정의선 부회장이고, 정몽구 회장도 20.29%의 글로비스 지분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현대차그룹이 현대건설을 인수하게 되면 현대엠코와의 합병을 통해 '우회상장'을 하는 길이 열리게 되고 주식을 시가로 평가받을 수 있어 막대한 차익을 얻을 수 있다.

여기에 한라그룹, 성원그룹 등과 현대중공업그룹 등 범 현대家가 현대차그룹의 현대건설 인수를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져 현대차그룹의 행보는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현대차그룹이나 현대그룹이 현대건설을 인수하는 데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당장 현대건설이 경영위기에 처했을 때 모른 척 하다가 국민들의 세금으로 클린 컴퍼니로 거듭 난 상황에서 인수하겠다는 것은 모럴 헤저드라는 지적이 그것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범 현대가에서 현대건설을 인수할 경우 국가경제에 부담을 준 만큼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내놓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현대차그룹의 현대건설 인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토요타 등 글로벌 자동차 회사와 경쟁해야할 이 시점에 후계구도 완성을 위해 건설사에 투자한다는 것은 부담이라는 것이다.

실제 현대차 노조는 지난달 현대차그룹의 현대건설 인수를 강도 높게 비난한바 있다. 현대차 노조는 "현대건설 인수설은 현대차그룹을 사지로 몰아가는 행위"라며 "자동차 전문 그룹으로 건설에 대해 아무런 경험이 없는데 현대건설을 인수하는 것은 과거 개발독재시대의 문어발식 경영방식"이라고 비난했다. 특히 대우건설을 인수하려다 그룹 전체가 유동성 위기에 빠진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예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현대건설 채권단은 오는 10월께 현대건설 매각공고를 내고, 연말까지는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방침이어서 과연 현대건설의 간판을 누가 가져갈 지 재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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