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요금 출혈경쟁, 회사만 멍든다

입력 2010-07-26 09:44 수정 2010-09-26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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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장 위한 비전이 비방전 전락...매출감소 불가피

국내 이통 3사가 하반기 전략의 윤곽을 드러내며 숨고르기에 나선 가운데 킬러 콘텐츠 등 차별화에 실패하면서 힘겨운 통신대전이 치러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이번 전략은 향후 5년간 통신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을 만큼 중기 계획도 포함돼 통신사간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KT, SK테레콤,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는 올해 하반기 및 중장기 전략으로 무선인터넷과 스마트폰, 융복합 컨버전스를 신성장동력으로 내놓았다.

그러나 통신업계가 시장 선점을 위한 지나친 신경전으로 시너지를 내지 못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시장의 기대와는 달리 과열경쟁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스마트폰 시장은 기대수요보다 공급이 많아지는 기현상이 지속되고 통합요금제는 통신사 과열경쟁이 촉발되며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

또 타 산업과 융복합 서비스를 전개하는 과정에서도 금융, 교육 등 특정 분야의 문어발식 확장이라는 비난이 가중되면서 이렇다 할 시너지를 내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통신업계에서 제시하는 비전 전략을 들여다보면 이통 3사 모두 ‘컨버전스’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SK텔레콤은 지난해부터 IPE(산업생산성증대)를 추진하며 정보통신기술(ICT)을 타 산업과 연계시켜 시너지를 내겠다는 전략을 수립했다. 현재 교육, 금융, 자동차 등에서 성과를 보이며 중장기 계획에서도 중심축으로 성장시킬 만큼 공을 들이고 있다.

KT 역시 지난해 통합 후 ‘역발상’이라는 경영방침과 함께 이종산업간 교류에 초점을 맞췄다. 올해는 정부와 기업 효율성 향상을 위한 스마트6(S.M.ART6 Save Cost Maximize Profit ART)를 통해 오픈 에코시스템을 구축해 사업자 간, 산업 간 상생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전략이다.

지난 1일 비전 선포식을 개최한 LG U+ 역시 ‘탈통신 프로젝트’로 통신시장 주도권을 잡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통신 시장에서 벗어나 다양한 서비스를 사회 전반에 활용하겠다는 내용이 주요 골자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통신 3사의 중장기 전략이 타 산업간 융합과 무선인터넷, 스마트폰에 대한 경쟁 구도가 향후 통신시장에서 본격화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하지만 통신업계가 획일화된 전략으로 고유의 특화된 차별화를 끌어내지 못하며 다시 정체현상을 빚을 수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결국 신성장동력으로 내걸은 전략들이 블루오션을 찾지 못하고 과열경쟁과 비방이 난무하는 치열한 신경전이 다시 제기되는 혼탁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올해 초부터 시작된 ‘물타기 전략’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한 통신사가 대규모 전략을 발표하면 이와 유사한 정책을 같은 날 선보여 중요도를 희석시키는 방법이다.

하반기 주요 전략인 통합요금제의 경우 KT와 LG유플러스가 같은 날 동시에 발표했고 지난 14일에는 SK텔레콤이 무선인터넷 존을 확대하겠다고 발표하자 KT가 연내 조기 구축으로 맞불을 놨다.

이처럼 통신업계 스스로 차별화를 두지 못하자 증권시장에서도 표면적으로 하향 평준화에 머무는 역효과를 낳고 있다.

더구나 이통 3사가 전략 발표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의 반응은 냉랭한 것도 차별화 전략에 실패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KT는 지난달 10일 4만9000원으로 5만원대를 바라봤지만 갤럭시S의 초반 돌풍과 아이폰4 출시 지연 등 악재가 겹치며 4만1600원대로 뚝 떨어졌다.

삼성전자 갤럭시S를 앞세워 하반기 스마트폰 시장의 수성을 노리는 SK텔레콤 역시 지난달 14일 16만9000원대로 잠시 회복세를 보였지만 다시 16만4000원대로 들쑥날쑥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3월 10일 18만원대 회복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예정이다.

LG유플러스도 증권가에서 답답한 모습이다. 지난 4월 30일 8400원까지 치솟은 주가가 1일 비전선포식(7740원) 이후 이렇다 할 시너지를 내지 못하는게 심상치 않다. 최고가 경신도 내년 4세대 통신이 가시화되기 전에는 힘들 것이라는게 지배적이다.

증권가의 이같은 시각은 데이터 무제한 등 통합요금제로 인해 소비자 심리가 극대화 됐지만 업계 측면에서 매출 감소의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작용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는 지금까지 통신업계가 펼쳐왔던 가입자 유치를 위한 출혈경쟁보다 위험한 시기라는 점을 대변한다. 가입자 유치 경쟁 당시에는 마케팅 비용 상승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했지만 전체 매출에는 영향이 없었다.

그러나 이번 통합요금제와 데이터 무제한의 경우 경쟁사보다 싸고 우월한 서비스를 내놓다보니 매출 하락을 감수하고서도 시장에 뛰어드는 자충수로 여겨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 IT 업계 관계자는 “최근 통신시장을 보면 무선인터넷과 스마트폰, 인터넷 전화 등에서 눈에 띄는 차별화 전략을 찾아 볼 수 없다”며 “통신업계가 비슷한 전략으로 시장 주도권 잡기에 집중한다면 서로 출혈만 발생하는 비효율적인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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