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의신의 流快通快] 정기휴가 없는 롯데월드

입력 2010-07-15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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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기업마다 직원들이 모이는 장소에서는 화제거리는 단연 ‘여름휴가’다. 지난해 여름에는 어려운 경제사정으로 휴가를 반납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상반기 본격적인 경제회복세에 들어서면서 기업마다 1년에 한 번 있는 여름 정기휴가를 독려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잘나간다 싶은 기업들은 휴가 보너스도 두둑하게 지급하는등 어느해보다 주머니 사정도 나아지고 있다.

반면 대기업에 속하고 올 상반기 4년 반만에 대규모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오히려 여름휴가는 꿈도 못내는 기업도 있다. 재계5위의 롯데그룹 계열인 롯데월드가 대표적이다.

롯데월드 직원들은 올 여름휴가는 꿈에도 생각지도 못한다. 노조 집행부가 지난해 11월 합의한 4일의 정기휴가를 반납했기 때문이다. 이유는 단순하다. 회사가 어려우니 정기휴가를 반납해달라는 회사측의 요구를 노조 집행부가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직원들의 입장은 좀 다르다. 노조 집행부가 정기휴가를 반납을 결정하면서 조합원들의 합의를 거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겉으로는 자발적인 반납이지만 사실상은 사측의 끊임없는 회유에 노조가 백기를 들었다는 것이다.

또 사측의 주장과는 달리 올해 경영상황이 나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롯데월드는 지난 2006년부터 2009년까지 4년 연속 적자를 기록지만 올 1분기 3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2분기가 비수기임을 감안해도 분기 흑자기조는 유지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직원들이 속았다는 생각이 들만하다. 더욱이 이 회사는 흑자경영 속에서도 올 6월달에 희망퇴직을 실시해 정규직, 비정규직 포함해 130여명을 내보냈다. 역시 지난해까지의 적자가 원인이라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희망퇴직을 실시하면서 사측의 갖가지 부당 노동행위를 한 정황도 드러났다. 더욱이 이 회사는 지난해까지 적자를 거치면서 직원들의 임금을 인상한 적도 없다. 오히려 주야간․주말․연휴 근무시 지급되던 각종 수당이나 정기상여금 삭감등을 통해 평균 20%가량의 임금을 깎였다.

지난해까지 회사의 경영난을 이유로 양보할만큼 했지만 정작 돌아오는 것은 직원들에 대한 또 다른 희생을 강요하는 회사측의 횡포일 뿐이다.

롯데월드 잠실 사업장에서 만난 한 직원은 “회사 상황이 얼마나 안 좋은지 모르겠다. 이제는 ‘적자’라는 말만 들어도 마음속에 두려움이 앞선다. 회사에 대한 믿음이 사라졌다. 대부분의 직원들이 마찬가지 생각일 것이다.”라고 토로했다.

한때 롯데그룹의 상징이자 도심속 엔터테인먼트 공간의 대명사라는 자부심으로 충만했던 롯데월드 직원들의 마음속에는 이제 회사에 대한 불신만 싹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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