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부도 성지건설...계약자 피해 제한적

입력 2010-06-04 14:48 수정 2010-06-04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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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만기된 12억원 어음 못막아...

중견 건설사 성지건설이 1차 부도를 냈다.

지난해 11월 초 이 회사 박용오 회장이 자살한 지 7개월 만의 일이어서 회사의 위기가 더욱 가시화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성지건설은 지난 3일 만기 도래한 12억원의 어음을 결제하지 못해 1차 부도를 맞았다. 4일에도 8억원대 어음 만기가 도래한다.

성지건설은 전 두산그룹 고(故) 박용호 회장이 2008년 인수해 운영하던 회사다. 두산그룹 '형제의 난'으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후 2년7개월 만에 재기, 건설업에 뛰어들었다. 주로 토목분야에 강하며 소규모 아파트ㆍ오피스텔 건설도 병행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초 박 회장은 유서를 남긴 채 자택에서 갑작스럽게 목숨을 끊었다. 유서에는 회사 부채가 너무 많아 경영이 어렵다는 글을 남겨 당시 회사가 재정적으로 큰 어려움에 처한 것으로 알려졌었다.

거래은행으로 들어온 어음 21억원을 막지 못해 1차 부도 위기에 직면했다가 가까스로 대금을 입금, 부도를 막아냈다.

박 회장의 사후 조치로 다음달인 12월 최대주주가 고 박용오 회장에서 장남인 박경원 부회장으로 변경되면서 박 부회장은 회사 살리기에 신경을 기울이는 듯 했다.

우선 올 1월에는 기업어음 차입금 상환을 위해 자사주 7만주(2억9500만원)를 처분하고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알지투자개발을 대상으로 20억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지난 3월에는 회사가 보유하고 있던 자사주 53만주(13억원)를 모두 매각한 바 있다.

4월에는 경북 포항시와 94억여원 규모의 '영일만 일반산업단지 부품소재 2단계 조성공사'를 수주했다.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성지건설은 오너의 자살과 부동산 경기침체 등 여러가지 외부 악재가 겹쳐 급기야 1차 부도 위기에 직면한 것으로 분석된다.

성지건설은 제 2금융권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어음대금을 막지 못하면 성지건설은 최종 부도 처리되며, 워크아웃 또는 법정관리를 통해 회생을 모색해야 한다.

성지건설은 지난해 채권은행들의 건설사 신용위험평가에서 B등급(일시적 유동성 부족)을 받았으나 이후 자금 사정이 악화되면서 채권단 자율협약 형식으로 구조조정을 추진해왔다.

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이 침체된 데다 전반적으로 공공공사 발주가 줄어들어 토목을 중심으로 하는 중견업체로서 타격이 컸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성지건설이 부도절차를 밟게 돼도 아파트 분양관련 피해자가 발생할 일은 없을 전망이다.

대한주택보증 관계자는 "성지건설의 경우 아파트는 이미 완공돼 입주자들이 거주하고 있어 별도의 분양보증 사업장이 없는 상태다"고 말했다.

다만 성지건설이 시공한 주거용 오피스텔 '여의도 파크센터'의 분양계약자들의 피해가 우려된다.

여의도 파크센터는 지하5층, 지상34층의 2개동으로 메리어트 아파트먼트(103실)과 오피스텔(246실)로 구성됐다. 하지만 오피스텔의 분양가가 3.3㎡당 3500만~4400만원으로 고분양가 논란을 일으키면서 미분양 문제를 떠 안고 있었다.

올 들어서도 최대 8억원까지 할인 분양을 하는 등 미분양 털기에 고심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이 부분 역시 회사의 재정악화의 원인이 됐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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