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월드컵 아프리카대륙에 ‘단비’될까

입력 2010-06-03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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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릭스 잇는 최대 투자처로 각광...과제도 산적

‘2010 남아공 월드컵’이 8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개최지인 남아프리카공화국을 비롯한 아프리카 대륙에 희망이 함성이 울려 퍼지고 있다.

지난 반세기 동안 지속돼온 백인정권 하에서 인종차별과 경기 침체로 얼룩진 서브 사하라 사막 남부의 아프리카 대륙이 ‘축구공’ 하나로 활기를 되찾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설레고 있다.

그러나 빈부의 양극화와 정치적 리더십 부재로 인해 해결해야 할 과제는 여전히 산적해 있다.

▲출처=AFP통신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민주주의가 뿌리내리지 못한 데다 정부와 세계은행의 처방에도 불구하고 시장개혁에 실패해 해외 원조에 의지할 수 밖에 없는 아프리카 대륙이‘2010 남아공 월드컵’을 기폭제로 브릭스(BRICs,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를 잇는 유망한 투자처로 부상할 것이라고 2일(현지시간) 전망했다.

실제로 아프리카는 풍부한 자원을 배경으로 한 수십억 달러 규모의 투자머니와 유리한 교역 조건의 부활로 세계 투자가들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코피 아난 전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주 아프리카 개발 목표 달성을 위한 보고서에서 “아프리카는 자원이 풍부하고 주가와 토지, 광물 가격도 상승하고 있다”며 “지식도 결여돼있지 않아 계획에 어려움을 느끼지 않는다. 아프리카의 발전은 무엇보다 정치적 의지에 달려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FT는 아프리카가 미국발 금융위기의 여파에서 다른 나라들보다 빠른 회복세를 보이는 것이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서브 사하라 아프리카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올해 4.7%를 기록한 뒤 2011년에는 6% 가까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아프리카의 개선된 거시경제와 최근의 채무 탕감의 영향도 있지만 무엇보다 아프리카의 풍부한 자원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설명이다. 경기가 회복되면서 세계 자원 소비량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FT에 따르면 아프리카의 석유 매장량은 전 세계의 10%, 남아공에는 전 세계 금의 40%가 매장돼 있다. 아프리카 대륙의 코발트 매장량은 전 세계의 3분의 1 이상으로 비금속도 풍부하다. 농업 부문은 미개척분야라 할 정도로 잠재 성장 가능성이 높다.

다만 아난 전 유엔 사무총장은 아프리카에 대한 해외자금 유입은 각국 정부의 의도와 관계없이 일어나고 있다고 결론지었다.

좋은 뜻으로 해석하면 정부의 역할이 작아지는 대신 민간 부문이 주도하고 있다고 할 수 있지만 부정적으로 해석하면 책임 있는 지도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사회적, 물적 인프라를 확대할 기회가 없어지는 리스크가 존재하고 있다는 이야기이다.

가나의 J. H. 멘서 전 재무장관은 “지금까지 몇 차례에 걸쳐 잉여자금을 저축해 생산성 확대에 투자할 기회가 있었음에도 모두 소비해 버렸다”면서 “이러한 풍조를 어떻게든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FT에 따르면 1970년 이후 아프리카에서 빠져나간 자본은 적어도 8540억달러에 달한다. 아프리카의 지도층은 여전히 아프리카의 빈곤을 등한시하고 외국 기업과 공모해 현지 경제를 독식하고 있다.

수단 출신 통신왕에서 자선가로 변신한 모 이브라힘은 “아프리카에는 지도력 부재가 존재하고 있다”며 “엘리트층은 수백만명의 어린이가 저녁식사도 못하고 잠자리에 드는 것을 알고 있다. 이러한 어린이들의 빈곤은 무기나 개인비행기에 흥청망청하는 무리의 책임”이라고 비판했다.

이처럼 아프리카가 직면한 과제를 일일이 살펴보면 암울하기 짝이 없다. 아프리카 대륙에서는 지금도 에이즈(후천성 면역 결핍증)가 맹위를 떨치고 있고 식민지 시대에 인위적으로 국경은 만들었지만 국가의 정체성을 구축한 나라도 거의 없어 여전히 민족분쟁과 정치분쟁으로 분열되고 있다.

FT는 이번 ‘2010 남아공 월드컵’이 무역의 방향은 바꿀 수는 있어도 원자재 수출과 완성품 수입이라는 무역의 한계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아프리카의 생활필수품이나 토지, 인적자원에 대한 수요가 감소하지는 않을 것이어서 정치적 리더십과 관계없이 경기에 대한 낙관론은 유지될 것이라고 FT는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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