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재정사태...亞 외환위기의 재림?

입력 2010-05-07 08:30 수정 2010-05-07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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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금융시장 초토화...亞 외환위기 충격 육박

글로벌 금융시장이 초토화되고 있다. 유럽 재정위기 사태가 좀처럼 해결책을 찾지 못하면서 투자심리가 극도로 얼어붙고 있다.

그리스에서 시작된 재정 폭탄의 여파는 1990년대 말 아시아 외환위기 당시와 비슷한 양상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는 상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를 신종플루에 빗대 '유럽 플루(european flu)'라는 평가가 출현하고 있어 향후 전망도 불확실하다.

오펜하이머애셋매니지먼트의 브라이언 벨스키 수석 투자전략가는 "지금은 마치 지난 1997년과 1998년을 생각하게 한다"면서 "최근 몇일 동안 글로벌 금융시장은 초강세장에서 초약세장 분위기로 전락했다"고 말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시장의 불안심리를 반영하듯 이날 다우지수는 장중 1000포인트 가까이 폭락했다. 트레이더의 주문 실수에 따른 헤프닝으로 가닥을 잡고 있지만 시장이 그만큼 극도로 불안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프랭크 잉가라 헤네시펀드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직접적인 특별한 악재 없이 블루칩이 이처럼 폭락한 것은 본 적이 없다"면서 "불합리한 알고리즘이 작용하고 있는 듯한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그리스의 재정긴축 프로그램이 그리스 의회를 통과했다는 소식은 호재는커녕 악재로 뉴욕증시를 강타했다.

그리스 의회를 통과한 재정긴축 프로그램은 그리스 정부가 유로존(유로화 사용 16개국)과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는 조건으로 제시했던 것.

긴축안에는 재정적자를 오는 2014년까지 국내총생산(GDP)의 3% 이하로 낮추기 위한 재정지출 축소와 재정수입 확대 방안이 포함돼 있다.

지난해 그리스의 재정적자는 GDP의 13.6%에 달했다.

그러나 긴축안에 대해 국민들의 극도로 민감한 반응을 보이면서 불안감을 키웠다. 그리스 노조가 폭력시위를 이어가고 있는데다 포르투갈과 스페인, 아일랜드가 구제금융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된 것이다.

이날 다우지수는 장중 10% 가까이 폭락했고 나스닥과 S&P500지수 모두 200포인트와 100포인트 내외의 낙폭을 기록했다.

증시에 휘몰아친 투매가 한 트레이더의 실수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왔지만 불안한 시장심리가 폭락의 배경이라는 것에는 반론이 없는 상태다.

미국 증권당국에 따르면 한 트레이더가 다우지수 편입종목인 P&G 주식을 거래하면서 100만(million)으로 표기해야 할 것을 10억(billion)으로 잘못 표기해 주가 폭락을 이끈 것으로 알려졌다.

씨티그룹 주식에 대해서도 거래실수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지만 몇개 종목에 대한 거래 실수로 전체 시장이 급락할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버트 화이트 LPL파이낸셜 최고투자전략가(CIO)는 "패닉에 따른 매도세가 펼쳐졌다"면서 "유럽의 상황이 글로벌 경제성장을 막고 신용시장을 얼릴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유럽 재정플루 사태는 외환시장과 채권시장도 뒤흔들고 있다. 유로는 뉴욕외환시장에서 이날 달러화 대비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대폭인 1.5%의 낙폭을 기록하며 1.2620달러를 기록했다.

유로/달러 환율이 1.26달러대로 추락한 것은 14개월만에 처음이다.

전문가들은 그리스 재정위기 사태가 유럽을 넘어 전세계로 확산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모하메드 엘-에리언 핌코 공동 최고경영자(CEO)는 "그리스 재정위기 문제가 다른 국가들로 확산되기 직전의 상황"이라면서 "미국 역시 전염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사태는 금융위기와 비슷한 양상으로 비화할 잠재력을 갖고 있다"면서 "전세계의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엘-에리언 CEO는 "부채가 한 나라에서 전세계로 확산되는 전달 장치"라면서 "매우 진지하게 다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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