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M&A시장 스몰딜 위주 재편

입력 2010-04-21 11:25 수정 2010-04-21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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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대형 매물 보다 경쟁력 있는 중견기업에 관심 ... "하반기 새 플레이어 등장 기대"

대기업들이 수조원대 대형 매물보다는 국내외 중소기업에 투자하는 '스몰딜'에 주력하면서 인수합병(M&A)시장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잇따른 대형 M&A 실패로 '승자의 저주'를 목격한 대기업들이 수조원대에 이르는 자금이 들어가는 빅딜보다 작지만 경쟁력 있는 전문기업들을 사들여 주력사업의 경쟁력을 보완하거나 신사업 기회를 엿보는 디딤돌로 삼겠다는 전략으로 선회했기 때문이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글로벌 경제위기가 조금씩 회복되면서 신성장사업 확장을 위한 '스몰딜' 중심의 실속형 M&A가 확대되고 있다.

동양그룹은 최근 계열사인 동양시멘트를 통해 유전개발업체 골든오일에 대한 M&A를 마무리한 것을 비롯해 포스코가 플랜트 기자재 업체인 성진지오텍 인수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동양그룹은 골든오일 인수로 그동안 전략적 투자가로만 참여해 왔던 것에서 한 발 더 나가 해외자원개발 사업에 본격 진출할 수 있게 됐다.

이번 M&A시장의 가장 큰 성과는 동양그룹의 계열사들이 골든오일의 광구 개발 및 운영 노하우를 보유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골든오일은 그간 북남미 4개국에 걸쳐 총 28개 광구 개발을 진행해 왔다.

따라서 지난 2008년부터 시멘트 제조 연료의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유연탄 광구 개발을 진행해 왔던 동양시멘트는 이번 합병을 통해 유전을 비롯한 유연탄, 희소광물 등을 아우르는 글로벌 자원개발회사로 성장하는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포스코 역시 본업인 철강산업과 함께 엔저니어링&건설(E&C) 부문의 경쟁력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여기에 플랜트 공정에 대한 설계를 담당하게 될 대우엔지니어링(포스코건설이 2008년 인수),설비를 직접 제작·정비하는 포스코플랜텍과 함께 '플랜트 설계-시공-시운전-인도'까지 일괄 공정체제를 갖추게 된 것이다.

M&A업계 관계자는 "금융위기 이후 규모 보다는 기술과 네트워크를 갖춘 기술기업들이 상대적으로 선전하는 모습을 보이자, 대기업들이 인수합병시장에 나온 알짜 중소기업 사냥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양새'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LS그룹은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를 위해 스몰딜을 적극 활용하고 있는 대표적인 사례다. LS그룹은 지난해 10월 스위스에 본사를 둔 지능형빌딩시스템(IBS) 전문업체의 한국법인을 인수했고 앞서 9월에는 중국 전력선 전문업체를 200억원에 사들였다.

GS그룹도 지난 5월 종합상사인 ㈜쌍용(현 GS글로벌)을 인수한 뒤 백화점 등 일부 유통사업을 분리 매각했다.이처럼 대기업들이 스몰딜을 선호하는 것은 국내 대형 인수 합병이 줄줄이 '승자의 저주'에 휘말린 것에 대한 학습효과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그간 대기업들이 빅딜을 통해 외형 성장에 앞다퉈 나섰겠지만 경기전망이 여전히 불투명한다데 최근 대형 인수합병이 잇따라 실패하자 리스크를 회피하려는 경향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피인수기업들의 특징은 규모는 작지만 시장에서 탄탄한 경쟁력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한편 M&A시장 일각에서는 올해 하반기부터 지금까지와는 M&A 양상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대한생명·삼성생명 등 대규모 기업공개로 보유주식을 순차적으로 매각해 현금을 확보한 기업들이 M&A에 적극 나설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대한생명 상장을 통해 풍부한 자금을 확보한 한화그룹은 올 하반기부터 M&A시장에 다시 뛰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신세계도 삼성생명 보유주식을 매각해 국내외 사업에 투자한다는 방침을 밝혀왔던 만큼 현재 유통과 호텔 등 기존 사업과 연계해 그룹 전체 시너지를 제고할 수 있는 신규 사업영역에 진출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M&A업계 관계자는 "작년부터 매물은 많이 나왔지만 자금 여력이 있던 포스코와 롯데 외에는 M&A 나서는 기업이 적어 대형 매물의 딜이 성사되기 어려웠다"면서 "하지만 기업공개를 통해 풍부한 자금력을 확보한 기업들이 참여할 경우 M&A시장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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