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지)부동산 침체 긴급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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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자고나면 '뚝' 급매물 눈덩이

강남ㆍ신도시 집값 추풍낙엽…건설사 분양 개점휴업

부동산 시장이 추락하고 있다. 수도권을 비롯한 서울 도심까지 기존 재고주택 거래량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고 신규 분양시장은 극히 일부 지역만을 제외하고 미분양 사태를 양산하면서 천길 낭떠러지로 떨어지고 있다.

서울 강남권에서 부의 상징으로 한때 인기를 끌었던 주상복합 아파트의 경우 기본적으로 수천만원씩 하락하고 있다.

◇ 수도권 등 집값 얼마나 빠졌나=

집값 자고나면 '뚝' …급매물 눈덩이

서울 강남의 대표적인 주상복합 아파트인 타워팰리스 115㎡는 몇주사이 1억원이 넘게 하락하며 현재 12억5000만~15억원 선으로 시세가 낮아졌다.

아파트 가격 상승을 주도했던 강남 재건축 아파트 역시 각종 호재에도 불구하고 수천만원씩 호가가 빠지고 있다.

실제로 은마아파트의 경우 안전진단이라는 호재에도 불구하고 2000만원 이상 가격이 떨어졌으며,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는 한두달 사이에 최대 1억원까지 떨어지며 11억5000만원의 매물이 나와 있는 상태다.

신도시나 수도권은 상황이 더 절절하다. 지난해 9월 강남권역에만 국한되던 DTI규제가 수도권 전체로 확대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대출 규제로 그로기 상태에 몰렸는데 보금자리 대거 공급이라는 카운터 펀치까지 얻어 맞은 꼴이다. 스피드뱅크에 따르면 올초 대비 신도시 상승률은 0.31%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분당이 가장 많이 하락해 0.46%나 뒷걸음질 쳤다. 이어 평촌(0.43%) 일산(0.32%) 산본(0.30%) 순으로 가격이 많이 내렸다. 상승은 0.09% 오른 중동이 유일했다.

분당은 1억원 이상 하락한 단지가 속출하고 하며 강남발 주택가격 하락의 영향을 고스란히 물려받고 있다. 정자동 아이파크 172㎡는 지난 6개월간 2억원이상 가격이 하락했다. 지난해 9월 14억2500만원을 호가하던 이 아파트는 지금 12억2500만원이 시세다. 같은 기간 정자동 로열팰리스 167㎡(시세 11억원)는 1억9500만원, 서현동 효자현대 195㎡(8억8500만원)는 1억8000만원, 수내동 파크타운롯데 228㎡(11억5000만원)는 1억7500만원 가격이 주저 앉았다.

2기 신도시라고 온전할 리가 없다. 단지 구석구석이 보금자리 한파를 맞으며 가격이 곤두박질 치고 있다. 최근에 급락세가 더 심해지고 있다.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이번주 2기 신도시 전체 매매가 변동률은 -0.14%. 올 들어 최저치다. 급매물이 쌓이는 것은 물론 급급매물에도 매수세가 붙지 않는다. 김포시 장기동 반도유보라 127㎡C가 한주 새 500만원 하락한 3억9000만~4억2000만원, 우미린 133㎡가 500만원 하락한 3억9000만~4억3000만원. 동탄신도도 거래가 스톱이다. 이달 들어 입주 3년차 된 단지에서 매물이 추가로 나오면서 급매물이 속출하고 있다. 시세는 2007년 입주한 반송동 시범다은포스코 149㎡가 한주 새 2500만원 하락한 4억8000만~5억8000만원.

파주 역시 지난 해 9월 말 입주한 한라비발디 입주물량이 여전히 정리되지 못하고 있는 상태로 기존 아파트에서 급급매물이 등장하고 있다. 하지만 그마저도 거래가 어려운 상황이다. 교하읍 현대1차 168㎡가 한주 새 1000만원 하락한 4억1000만~5억4000만원, 현대2차 148㎡가 1000만원 하락한 3억2500만~4억1000만원.

서울 일반 아파트도 매매시장 한파를 견뎌내지 못하고 있다. 신도시와 수도권 약세에도 근근히 버텨내던 집값이 3월부터 본격적으로 꺽이기 시작한 것이다. 올해 들어 상승세를 이어가던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은 지난달 마이너스 0.09%를 기록, 하락세로 반전됐다.

신규분양시장 상황도 비슷하다. 청약자가 점점 줄어들고 있으며 청약을 한다고 하더라도 실 계약율은 저조하기 그지없다.

◇ 집값 하락 근본 원인은=

보금자리주택 대량 보급…주택구매 심리 하락

전문가들은 수도권 재고주택 가격하락과 거래실종, 신규분양주택에 대한 청약율 저조 현상을 불황보다는 정부의 보금자리주택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최근 부동산 시장에 가장 큰 이슈로 부각되고 있는 보금자리주택의 경우 수도권 미분양 양산을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1차, 2차 사전예약에 이은 3차 보금자리주택 지구지정 등의 영향이 기존 재고주택은 물론, 실 수요자들이 청약통장 등을 보금자리 주택에 사용하기 위해 민간건설사들의 신규분양은 거들떠보지도 않는다는 것.

박원갑 스피드뱅크 부동산연구소장은 "보금자리주택의 잇따른 분양과 후보지 발표로 기존 주택시장과 분양시장은 올 하반기까지 하락 국면이 이어질 것"이라며 부동산 시장 한파를 예고했다.

수도권 요충지에 주변 시세의 15%~50% 이상 저렴한 공공주택인 보금자리주택이 분양에 들어가면서 민간건설사의 위기는 한층 더 높아졌다.

◇ 시장 침체로 인한 건설사 상황은=

악성미분양ㆍPF대출ㆍ제살깎기 수주…3각 파고에 휘청

2008년 리먼사태 이후 촉발된 금융위기의 여파로 직격탄을 맞은 건설사들은 1차 구조조정과 2차 구조조정에 이어 3차 구조조정 상황까지 내몰려 있다.

특히 건설업 순위(시공능력평가액) 58위의 성원건설과 35위의 남양건설 법정관리행은 현재 건설업계가 처한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남양건설이 신용평가 A등급 업체였다는 사실로 B등급 업체는 물론 A등급 업체까지 건설사라면 모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된 셈이다.

건설사들이 어려움에 직면한 원인에 대해 업계는 악성미분양을 꼽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현재 해결하지 못한 전국의 미분양 물량은 11만3000여 가구로 이 중 악성 미분양 물량은 공식 집계치만 4만9000여가구로 절반가까이 차지하고 있다. 미분양 중 소위 준공 후 미분양이라고 알려진 악성 미분양이 건설사들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다.

입주물량이 많은 지역에 실수요가 뒷받침되지 않는 상황에서 계약자들의 잔금 납부가 미뤄지고 심지어 계약 파기 상황까지 이르면서 재무구조가 취약한 건설사는 유동성 위기에 노출되어 있다.

이 상황에서 대다수 건설사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이 묶이면서 자금확보에 애를 먹고 있다.

신용평가 A등급인 남양건설 역시 PF 잔액이 6000억으로 하루에 갚아 나가야 하는 대출금만 30억원에 달하면서 법정관리를 선택했다고 알려져 있다. 아무리 건실한 기업이라고 하더라도 한달에 600억원에 달하는 대출금을 감당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는 것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 정부 대책마련 세우고 있나

집값 안정 자평…“대책없다” 일축

정부는 부동산 시장과 건설사의 부도 소식에도 느긋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새로운 대책을 내놓을 시기가 아직 아니라고 말한다. 대한민국 건설부동산 시장을 책임지는 국토부가 그렇다. 오히려 정부 정책으로 집값 불안이 해소되는 등 주택시장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고 자평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지난달 발표한 지방주택경기 활성화 대책이 아직 입법도 안된 상황"이라며 "추가적인 대책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라고 밝혔다. 최근 침체 국면을 주시하고 있긴 하지만 기존 대책과 지방 아파트 양도세 감면 연장 등 최근 대책만으로 시장을 진정시켜 보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국토부는 특히 민간 건설사들을 고사 직전으로 몰아넣고 있는 보금자리 주택에 대해 민간 분양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보금자리 주택과 민간 주택은 각각 저소득층과 중산층으로 수요층이 다르다는 이유에서다.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에 대해서도 팔장을 끼고 지켜보고 있다. 국토부는 이를 "주택시장 안정"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오히려 집값 불안이 해소되는 효과를 보고 있다는 것. 게다가 국토부 관계자는 "당분간 금융규제의 기본 틀을 유지할 것"이라고 못 박았다. 실수요자들이 바라는 금융 규제 완화는 언감생심이다.

◇집값 회복 등 부동산 시장 안정시기는=

규제완화 등 변수 없으면 침체 탈출 어려워

부동산 시장은 매매값 하락세 지속되는 등 침체 일로를 보이자 일각에서는 ‘대세하락’ 논란과 ‘버블붕괴론’까지 나오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우선 “지금의 하락세가 대세 하락으로 확대되기는 어렵다”는 데 동의하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규제완화 정책 등 큰 변수가 없는 이상 지금과 같은 약보합세가 올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최근의 부동산 침체현상은 그간 매매값이 단기간에 급등한 나머지 ‘쉬어가는’ 시기라고 보는 의견도 많다. 지난해 3월부터 강남권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가파르게 상승해 전 고점을 회복했으며 인기지역의 신규 분양시장에서는 뜨거운 분양열기를 나타냈다.

박합수 국민은행 부동산 팀장은 “단기급등에 따른 피로감으로 추가상승 여력에 제한이 따르는 시기”라고 진단한 뒤 “금리상승 우려에 대한 심리적 압박감도 있어 수요자들이 매수에 선뜻 나서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 연말까지는 지금과 같은 약보합세가 지속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시장에 유동자금은 넘쳐나고 있는데 그 자금이 언제 부동산 시장으로 넘어오느냐가 관건이라는 견해도 다수다. 수요자들은 금리상승과 매매값 하락세 확산, 경기회복 불확실에 대한 우려가 팽배해 시장을 관망하고만 있다는 것이다. 각종 금융대출 규제 및 재건축 관련 규제 완화, 분양가 상한제 폐지 등 각종 규제정책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늘 상존해 있기 때문에 적정 시기만 되면 대기수요들은 곧 시장으로 들어올 것이란 분석이다.

이영진 닥터아파트 이사는 “내 집 마련 실수요자나 투자자들이 선뜻 나서지 못하는 형국”이라고 진단했다.

이춘우 신한은행 부동산전략팀장도 “시장에 돈이 없다고는 할 수 없는 상태”라며 “주택시장은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수익형 부동산 시장에서는 매수세력은 있지만 좋은 매물은 저렴하게 안 나오기 때문에 매입을 못하고 있는 것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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