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빅3 수주 전략 '동상이몽'

입력 2010-03-10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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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重ㆍ삼성重 '선별 수주'...대우조선 '효율 수주'

3월 들어서 세계 조선 빅3가 특수선에 이어 상선 수주전에 뛰어 들어 성과를 보이고 있지만 기업마다 다른 전략으로 대응하는 것이어서 올해 업황을 가늠할 수 있는 2분기 이후가 주목되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유럽 선사 4곳으로부터 유조선 9척 및 동남아시아에서 해양설비 1기 등을 모두 7억 5000만 달러 규모의 수주계약을 밝혔다. 지난해 12월 이후 3개월만의 '몰아치기' 수주실적이다.

▲삼성중공업 LNG-FPSO 개념도

현대중공업도 1년 8개월 만에 상선 수주를 앞두고 있다. 지난해부터 추진해 온 그리스 선사와의 선박 수주 협상이 계약체결을 앞두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부터 가장 활발한 상선 수주 활동을 벌이고 있는 대우조선해양 역시 지난달 앙골라의 소난골사로 부터 16만 톤급 수에즈막스 탱커선 5척을 수주했다. 앞서 대우조선은 지난 1월 국내 조선업계 첫 수주의 포문도 열었다. 그리스 안젤리코시스 그룹에 인도할 초대형 유조선 2척과 벌크선 2척에 대한 건조 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지난해 저가 수주 우려를 이유로 빅3중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이 상선 수주에 소극적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일련의 수주 소식은 다소 뜻밖이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최근 유가가 80달러를 상회함에 따라 석유수출국기구의 증산 가능성을 염두에 둔 해운사들이 유조선 확보에 나선 것"이라며 "이번 계약 외에도 타 해운사들의 발주 상담이 늘어나는 등 상선시장이 다소 호전되고 있다"고 수주배경을 설명했다.

이 같은 빅3의 수주 활동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수주잔량에 여유로 지금껏 저가 수주를 자제해 왔던 빅3의 수주 활동 재개는 선박시장 불황이 바닥을 쳤다는 신호 가운데 하나"라고 설명했다.

이견도 있다. 최근 2주 사이에 선가 반등으로 저점은 확인했다지만,현재 선가가 수익성이 우려된다는 측면에서는 큰 모멘텀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대신증권 전재천 연구원은 "물량이 적어 (상선의) 발주가 많이는 못 나올 것"이라며 "빅3 중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상대적으로 수익이 날 수 있는 물량을 잡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빅3 중 2개사는 여전히 '선별적인 수주'라는 시각을 유지한 것이다. 이는 빅3의 올해 전략 차이에서 비롯된다.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모두 업계에서 추정하는 지난해 수주잔량 규모는 각각 28조원, 29조원, 27조원으로 큰 차이가 없다.

물론 갑작스런 반등이 예상되지 않는 현재 조선업황 속에 올해라고 해서 어떤 업체는 저가 수주에 나서고 다른 업체는 상대적인 고가수주를 고집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매출비중의 절반을 넘나드는 조선과 해양플랜트ㆍ풍력 등 신사업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한 전략적 차이가 엄연히 존재한다.

요컨대 현대중공업은 조선은 고부가가치선박을 중심으로 해 수익을 유지하는 한편 플랜트 수주를 통해 매출 규모를 확대하겠다는 복안이다.

삼성중공업도 크게 다르지 않지만 예년의 조선 비중을 유지하기 보다는 친환경선박, 풍력발전설비 및 부유체 사업 등에 주력할 태세이다.

대우조선해양의 경우는 또 다르다. 대우조선해양은 33% 수준인 해양플랜트와 신규 선종 비중을 내년까지 40%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또 풍력발전 등 신성장 사업의 확대로 다양한 포트폴리오 구성과 나아가 종합중공업 회사로의 비전을 밝혔다.

다만 대우조선해양은 조선비중이 높아 업무 효율성을 중심에 둔 수주활동을 적극 전개해 나갈 방침이다. 이 같은 맥락에서 최근의 저가수주 논란에 불필요한 대응을 하지 않겠다는 방침이 가능했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빅3의 최근 움직임은 전략의 차이로 볼 수 있다"며 "올해 연말까지 소위 돈 되는 프로젝트가 나올 것이냐는 전망이 달랐던 것에서 비롯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연말 업황 반등이 가능하다는 판단이고, 대우조선은 반대로 보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올해 연말 업황의 반등 여부가 가시화 될 수 있는 2분기 이후, 빅3의 '같은 입장, 다른 전략'의 성패를 가늠할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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