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투어, 최악 실적에도 배당 잔치 '눈살'

입력 2010-03-05 15:34 수정 2010-03-05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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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투어, 흑자 실현에 직원 특별 성과급 지급… 급여 삭감 등 비상경영 동참 직원들 ‘박탈감’

국내 최대 여행기업인 하나투어 직원들은 연초부터 마음이 심난하다. 회사가 작년 최악의 실적에도 전년과 동일한 현금배당을 실시, 박상환 회장을 비롯한 대부분 임원들이 수백만원에서 수억원의 배당금을 받는 반면, 여행경기 악화로 임금 삭감까지 감수했던 직원들은 어떤 보상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경쟁사인 모두투어는 예상과 달리 지난해 흑자를 유지하고 직원들에게 유예됐던 급여는 물론 특별 성과급까지 지급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상대적 박탈감 마저 느끼고 있다.

5일 금융감독원과 여행업계에 따르면 하나투어는 2009년도 사업결산 배당으로 보통주 1주당 250원, 약 27억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키로 했다. 하나투어는 지난해 48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지만 50억원의 이익을 봤던 작년과 동일한 수준의 배당을 하기로 한 것이다.

이에 따라 하나투어 최대주주인 박상환 회장을 비롯한 임원들이 가져갈 총 배당금도 약 6억원에 달한다. 하나투어는 박상환 회장(지분율 8.26%)을 비롯해 권희석 사장(6.96%) 등 임원 13명이 특수관계인으로 올라 있고 총 지분율은 20%를 조금 넘는다.

이번 현금배당으로 박상환 회장이 약 2억원, 권희석 사장은 약 1억7000만원을 받게 된다. 하나투어는 작년 세계 경기 불황 등으로 여행경기가 급속히 악화되자 전직원을 대상으로 무급휴가, 탄력근무제, 급여삭감 등 비상경영을 실시, 최소 20억원 이상의 비용을 아꼈다.

단순 계산으로 직원들의 동참이 없었다면 올해 손실액이 70억원이 넘을 수도 있었던 것. 하나투어 직원들에 따르면 회사측이 비상경영을 하면서 직원들에게 2010부터 스톡옵션 형식으로 1년에 20주씩 3년에 걸쳐 60주를 나눠준다고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하나투어 직원은“스톡옵션이 하반기에 지급될 것이라는 소문만 있을 뿐 아직까지 회사측으로 부터 직접 일정을 전해 듣지는 못했다”며“직원들 사이에서는 약속을 지킬 것이라고 믿지 않는 분위기가 있다”고 전했다.

반면, 경쟁사인 모두투어는 하나투어와 정반대의 길을 걷고 있다. 모두투어도 하나투어와 비슷한 형태의 비상경영을 실시, 약 13억원의 비용을 절감했다. 지난해 업계 1위인 하나투어를 비롯해 대부분의 여행사가 당기손익 기준 적자를 봤지만 모두투어는 12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모두투어는 이 같은 깜짝 실적에도 불구하고 현금배당금은 주당 50원(2008년 20원)으로 최소화하고 고생을 함께한 직원들에게 보상해 주는 방법을 택했다. 이에 따라 최대주주인 우종웅 회장 등 임원들이 받는 배당 총액도 8000만원이 채 안 된다.

모두투어는 작년 4월 전 직원에게 총 1억8000만원의 특별성과급을 지급한데 이어 연말에는 급여 유예분 8억7000만원을 지급하는 한편 2억2500만원을 설 귀성비를 별도 지급하는 등 절감비용 대부분을 직원들에게 돌려줬다.

증권사 한 애널리스트는 “기업이 이익의 일부를 투자자들에게 돌려주는 것은 당연한 의무지만 그 혜택이 최대주주 등에게만 돌아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희생을 통해 회사의 어려움을 함께 한 직원들이 소외되면 회사에 대한 충성심이 약해져 결국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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