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그룹,오너 3가계 분리경영…정상화 길 아직 '산적'

입력 2010-02-08 20:19 수정 2010-02-09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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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석유화학→박찬구 父子 · 박철완씨, 금호타이어→박삼구 명예회장 경영

박찬구 전 화학부문 회장 부자와 박철완 그룹 전략경영본부 부장이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지주사격인 금호석유화학을 공동경영한다. 박삼구 명예회장은 금호타이어의 경영을 맡는다.

금호아시아나그룹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8일 기자회견을 갖고 금호그룹 오너일가가 보유 주식 전체를 담보로 제공하고 의결권과 처분권까지 채권단에 넘기겠다는 합의서를 제출, 책임경영 이행 문제가 일단락됐다고 밝혔다.

또 그룹 계열사들을 오너일가가 분리해 책임경영을 하는 합의안도 도출했다고 덧붙였다.

김영기 산업은행 수석부행장은“금호석유화학은 박찬구 회장 부자와 박철완씨 두 가계에서 공동으로 경영하고 박삼구 명예회장은 금호타이어의 경영을 맡게 된다”며“3가계가 합의한 사항”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금호그룹 지주회사격인 금호석유화학과 계열사들은 박찬구 전 회장 부자와 박철완 그룹 전략경영본부 부장이 공동경영을 하게 된다. 박철완 부장은 고(故) 박정구 회장 아들로 금호석화 지분 11.96%을 보유하고 있는 2대주주다.

박삼구 명예회장은 금호타이어에 대한 경영권을 인정받았고 금호산업에 대해서는 채권단과 협의를 통해 공동경영하게 된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향후 채권단과 협의를 거쳐 경영주체를 결정하기로 했다. 또 박삼구 명예회장은 그룹 전체의 명예회장 직은 유지한다.

김영기 부행장은 “아시아나항공은 작년 말 금호산업이 금호석유화학에 넘긴 지분 환원과 관련돼 있어 결정을 미뤘다”며“금호산업 계열 나머지 부문에 대해서는 채권단 협의를 통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채권단은 오너일가가 보유주식에 대한 의결권 및 처분권을 채권단에 넘김에 따라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에 대한 긴급자금 2800억원과 1000억원을 이번 주 중으로 집행할 계획이다.

김 부행장은“금호산업은 이미 채권단 동의를 얻었고 금호타이어는 내일까지 채권단 동의서를 받아 설 연휴 이전에 집행할 계획”이라며 “다만 노조의 동의서 제출이 전제조건”이라고 말했다.

◆ '형제의 난' 박찬구 전 회장 '勝(?)'

박찬구 전 회장이 결국 금호석유화학의 경영권을 다시 확보했다. 이에 따라 향후 금호그룹이 두 형제간 계열분리로 이어질 수 있을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찬구 전 회장은 대우건설 인수문제, 3세 경영 등과 관련해 박 명예회장과 갈등을 겪어 왔다.

이 과정에서 박찬구 회장 측이 금호석유화학 지분을 늘리면서 경영분리를 시도, 박삼구 회장으로부터 형제경영 전통을 깼다는 이유로 그룹 화학부문 회장에서 해임을 당했다. 박삼구 회장 역시 그룹 명예회장으로 물러났다.

박 전 회장측은 작년 말 금호그룹이 구조조정 방안을 발표하면서 약속한 오너일가의 사재출연과 관련해서도 채권단에 지속적으로 억울함을 피력하면서 주식 의결권을 채권단에 넘기는 것을 거부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또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의 자금압박이 최고조에 달하는 시점인 지난 5일에는 법무법인 삼지를 통해 사재출연과 더불어 경영복귀를 선언했다. 채권단은 오너일가의 협의에 따른 것이라고 하지만 결국 박찬구 전 회장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박 전 회장은 한시적이기는 하지만 지주회사격인 금호석유화학의 경영권을 확보함으로써 그룹 전체를 지배할 수 있게 됐다.

김영기 부행장은“8일 회의에서 채권단은 금호석유화학 워크아웃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었으나 오늘 낮에 오너일가가 극적으로 사재출연과 그룹 분리경영 방안에 합의함에 따라 경영정상화 추진과 관련된 기자회견을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 부행장은“이번 분리경영 방안은 전적으로 오너 3가계가 합의한 것”이라며“계열분리와 관련해서도 오너일가에서 협의할 부분으로 채권단이 개입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 대우건설 FI와의 합의 등 해결 과제 산적

오너일가의 극적 합의로 사재출연 등 경영책임 이행 문제는 해결됐지만 채권단과 금호그룹이 본격적으로 구조조정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우선 금호산업에 대한 워크아웃이 순조롭게 진행되기 위해서는 대우건설 재무적 투자자(FI)의 풋백옵션 문제가 먼저 해결돼야 한다.

산업은행이 17곳의 대우건설 FI의 지분을 1주당 1만8000원에 인수하고 차액중 원금부분은 보전하고 이자부분은 1.7대 1비율로 출자전환할 것을 제안했지만 일부 FI들이 원금 및 이자 전액을 보전해 달라고 요구하며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2~3곳이 산업은행 제안에 동의하지 않고 있다”며“합의점을 찾지 못하면 워크아웃을 진행할 수 없다”고 말했다.

금호산업이 작년말 금호석유화학에 넘긴 아시아나항공 지분 환원 문제도 관심이다. 금호그룹은 작년 말 그룹 구조조정안을 발표하기 직전에 금호산업이 갖고 있는 아시아나항공 지분 12.7%를 금호석유화학에 팔았다.

이에 따라 금호산업이 갖고 있던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지배권이 금호석유화학으로 넘어갔다. 채권단은 이 거래가 금호그룹 오너일가가 알짜 계열사의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한 편법 거래로 보고 금호산업으로의 환원을 추진하고 있다.

실제로 이날 오너일가의 경영분리 방안에서 아시아나항공이 빠진 것도 채권단이 이 거래를 원래대로 되돌려 놓겠다는 의도로 분석된다.

김영기 부행장은 “아시아나항공은 금호석유화학에서 금호산업으로 편입될 가능성이 있어 경영분리 대상에 넣지 않았다”며“채권단과 협의해 지분 환수 및 경영방안이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대우건설과 아시아나항공이 최대주주로 있는 대한통운의 운명도 관심이다. 일부 FI들이 대한통운 매각을 요구하고 있는데다, 금호그룹 계열사 중 최대 알짜 기업이기 때문이다.

김영기 부행장은 “대한통운 매각 문제는 향후 필요에 따라 논의될 수도 있겠지만 현 단계에서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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