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한해, 금융권엔 무슨일이?

입력 2009-12-28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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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통법'시행 부터 황영기 사태까지

어느덧 기축년(己丑年) 한해가 저물어 간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시작된 올 한해는 그 어느 해보다 어렵고 힘든 시기를 보냈다. 이는 금융권도 마찬가지로 IMF 이후 가장 힘든 시기를 보낸 금융권은 1년 내내 굵직한 현안들과 사건이 끊이지 않았다.

◆‘자본시장법’ 시행

지난 2월 4일 자본시장의 일대 변혁을 이끌 새 제도가 도입됐다. ‘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관한법률’ 이른바 ‘자본시장법’이 본격 시행된 것. 자본시장법의 골자는 증권업과 선물업, 자산운용업 등 자본시장 내에서 개별적으로 적용해 오던 법률이 합쳐지며 각 업종 간의 겸업이 허용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상품 규제가 크게 완화됐다. 과거에는 관련법에 열거된 상품만을 개발·판매할 수 있는 ‘포지티브제’였다면 자본시장법 도입 이후 금지된 상품을 제외한 어떤 상품이든 개발해 판매할 수 있는 ‘네거티브제’가 시행됐다. 즉, 에너지나 재해·날씨·거시경제지표·신용을 기반으로 한 신종 파생상품 등 다양한 상품의 개발이 가능해졌다.

또 자본시장법 시행으로 금융 투자회사는 자본시장과 관련한 제반 업무를 사내에서 일괄 처리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향후 금융 투자회사들이 선물업, 자산운용업 등의 업무를 사내에서 같이할 수 있게 됐다. 이 때문에 관련 기업들의 상품 개발력과 경쟁력이 크게 중요해졌다.

한편 자본시장법 시행을 계기로 명칭이 바뀐 금융회사도 많다. 우선 한국증권선물거래소가 한국거래소로, 한국증권예탁결제원은 한국예탁결제원으로 바뀌었다. 또 증권업협회와 선물협회, 자산운용협회가 사라지고 한국금융투자협회로 통합됐다.

◆생명보험사 최초 상장

동양생명이 지난 10월8일 생명보험사로서는 최초로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됐다.

그동안 생명보험사의 법적성격과 계약자에 대한 이익배분문제로 논란이 됐던 생명보험상의 상장논란이 일단락된 것이다.

동양생명보험은 동양그룹의 계열사로 지난 1989년 설립됐으며, 종신보험 등 다양한 보험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2008 사업연도 기준으로 영업수익 2조 9307억원, 당기순이익 326억원을 시현한 바 있다.

동양생명 상장 이후 대한생명이 지난 18일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한데다 삼성생명 등이 상장을 예고하는 등 내년부터 생명보험사 상장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FTSE선진국 지수 편입

지난 9월21일 한국 증시의 FTSE(파이낸셜 타임스 스톡 익스체인지)선진국 지수 편입이 공식적으로 이뤄졌다.

이는 지난 2004년 9월 관찰국으로 지정된 이후 세 번이나 불합격한 끝에 이뤄진 쾌거다. 한국증시의 FTSE선진국 지수 편입은 한국경제의 국가신인도 상승의 중요한 계기로 작용했으며,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증시안정성 확대 등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됐다.

특히 올해 하반기에만 15조6000억원 가량의 외국인 자금유입이 본격화된 것으로 추정됐다. 2009년 11월말 현재 FTSE선진지수 편입종목은 107종목(유가 106, 코스닥 1)이며, 시가총액 비중은 1.98%이다.

FTSE선진국 지수 편입으로 향후 MSCI(모건스탠리캐피탈 인터내셔널)선진지수 편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전망이다.

◆산은금융지주·정책금융공사 출범

지난 55년간 국책은행으로서 경제발전의 일익을 담당해왔던 산업은행이 정부의 민영화 정책에 따라 지난 10월 28일 산은금융지주주식회사를 설립하고 정식 출범했다.

이로 인해 산은의 민간상업부문을 모태로 한 산은지주는 산은, 대우증권 등 5개 자회사를 거느리는 금융그룹이 된다.

앞으로 산은금융그룹은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CIB’를 지향하고 2020년에 세계 20위권의 글로벌 CIB로 성장한다는 ‘20-20-20’의 비전 아래 축적된 금융노하우 및 고객기반을 바탕으로 해외진출을 적극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산은지주는 오는 2011~2012년 국내외 증시 상장을 추진하며 수신기반 확보를 위해 국내외 시중은행 인수에도 적극 나설 예정이다.

산은에서 분리된 정책금융 업무는 한국정책금융공사가 맡았다. 정책금융공사는 산업은행이 보유하던 한국전력공사 등 공기업 주식 15조 원어치를 받아 자산 28조 원 규모로 설립됐다. 산은지주의 지분을 100% 갖고 있어 산은지주 민영화 이전까지는 이익 배당 등을 통해 산은지주로부터 안정적인 자금을 공급받을 수 있어 재원 조달에도 문제가 없다.

◆신용카드-통신사 합작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신용카드사와 통신사가 손을 잡았다.

하나금융지주는 지난 12월 11일 이사회를 열고 ‘하나카드 전략적 투자자 제휴 안건’을 상정했다. 이강태 사장은 하나카드가 현재 주식 수인 6000만주에 약간 못 미치는 규모로 유상 증자를 실시하고, SK텔레콤이 이를 4000억원대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이로써 하나카드는 전체 지분의 51%를 보유해 경영권을 보유한다. 대신 SK텔레콤은 전체 지분의 49%를 보유하면서 2대 주주로 경영에 참여할 예정이다. SK텔레콤은 하나금융과 공식 제휴를 발표한 이후 본부장급 인사를 포함해 100명의 인력을 하나카드에 배치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카드의 시장점유율은 4% 안팎으로 업계 7~8위권이다. 하지만 이강태 사장은 SK텔레콤과 제휴를 통해 통신과 카드가 융합된 새로운 형태의 신용카드사를 만들

계획이다. 예컨대 휴대폰으로 신용카드 가맹점 결제를 대신하는 방식을 생각할 수 있다. 현재 SK텔레콤은 2400만명의 이동전화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다. 하나카드는 “SK텔레콤과의 제휴를 통해 5년 안에 시장점유율을 12%로 끌어올려 3대 카드사로 받돋움하겠다”고 말했다.

◆황영기 사태 법정소송

금융감독당국으로부터 중징계를 받고 지난 9월 29일 자진 사퇴한 황영기 전 KB금융그룹회장 사태가 결국 법정소송으로까지 이어졌다.

황 전 회장은 사퇴 직전 우리은행장 및 우리금융지주회장 겸직시절 빚은 1조6000억원대의 파생상품 투자손실로 인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직무정지 상당의 중징계를 확정받은 바 있다.

은행법을 위반하지 않았는데 도의적 책임이 아닌 법적 책임을 질 수 없다는 게 황 전 회장측의 주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황 전 회장은 사퇴당시 “금융당국의 징계가 금융인의 도전정신과 창의성을 위축시키면 안된다. 우리금융시장에 나쁜 선례를 남기지 않기 위해서라도 나름대로의 소명활동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황 전 회장이 감독당국에 대해 제재처분 취소 청구소송을 낸 가운데, 예금보험공사도 황 전 회장을 비롯한 우리은행 파생상품 투자손실 관련책임자들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소송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는 상황으로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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