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아트센터 '무급 1만2894시간'…’휴무 보상' 서면합의서는 어디에

입력 2026-11-08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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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선 약속 그달부터 7개월치 5억4101만원 청구…경기도 '총인건비' 책임론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경기아트센터지부 조합원들이 10월 20일 경기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기도예술단원들의 정당한 초과근무 수당 지급과 재발 방지 대책 수립을 요구했다. 
이어 11월 6일도 경기도청 1층 로비에서 경기도예술단 초과근무수당 지급과 임금체계 개편을 요구하는 기자회견 열며, 노조는 예술단원 188명이 2025년 6~12월 수당 없이 일한 시간이 1만2894시간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공공운수노조 경기아트센터지부)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경기아트센터지부 조합원들이 10월 20일 경기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기도예술단원들의 정당한 초과근무 수당 지급과 재발 방지 대책 수립을 요구했다. 이어 11월 6일도 경기도청 1층 로비에서 경기도예술단 초과근무수당 지급과 임금체계 개편을 요구하는 기자회견 열며, 노조는 예술단원 188명이 2025년 6~12월 수당 없이 일한 시간이 1만2894시간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공공운수노조 경기아트센터지부)
경기아트센터 소속 경기도예술단 단원 188명이 2025년 6~12월 수당 없이 일한 시간이 1만2894시간에 이른다는 노동조합 주장이 나왔다.

8일 이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센터는 초과근무를 근무시간 조정과 휴일대체로 보상해 왔다는 입장이지만, 근로기준법은 임금 대신 휴가를 줄 때 근로자대표와의 서면합의를 요건으로 정하고 있다. 청구액 산정의 출발점인 2025년 6월은 노조가 센터와 제도 개선을 약속했다고 밝힌 바로 그달이다.

앞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경기아트센터지부는 6일 경기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초과근무수당 지급과 임금체계 개편을 요구했다. 10월 20일에 이어 다시 도청에서 연 회견이다.

△7개월 1만2894시간…1인당 69시간·288만원꼴

노조가 고용노동부 진정 등을 통해 제시한 2025년 6~12월 미지급 수당 청구액은 5억4101만원이다. 노조 수치를 인원으로 나누면 1인당 약 69시간, 약 288만원이다. 7개월 동안 한 달 평균 10시간 안팎을 수당 없이 일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 금액은 노조 자체 산정액이다. 센터 정산이나 노동당국 판단을 거쳐 체불액으로 확정된 금액은 아니다. 노조는 2026년에도 무급 초과근무가 이어지고 있어 연말까지 규모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주 20시간 계약…연습은 낮, 공연은 밤·휴일

노조에 따르면 예술단원은 평일 오전 10시~오후 3시, 휴게 1시간을 뺀 주 20시간 근로계약을 맺고 있다. 이 시간은 단체연습에 쓰이고 기량 유지를 위한 개인 연습은 근무시간 밖에서 이뤄진다. 공연은 대부분 야간과 휴일에 잡힌다.

노조는 10월 20일 회견에서 "경기도예술단 구성원들은 주 20시간 근무 계약을 맺고 있으나 개인 연습과 야간·휴일 공연 등으로 초과근무가 필수"라며 "그런데도 그동안 초과근무수당은 지급된 적이 없다"고 했다. 단원들이 포괄임금 계약을 맺지 않아 초과근무수당 지급 대상이라는 것이 노조 설명이다.

경기아트센터가 2025년 2월 낸 경기도극단·경기도무용단 단원 모집 공고는 보수를 '경기도예술단 보수내규'에, 근무조건을 '경기도예술단 운영규정'에 따르도록 했다. 공고에 적힌 보수 상·하한액은 5848만원과 2139만원이다.

△근태시스템 돌리는 센터…답은 7개월 기록에

센터는 예술단 근태를 맡는 부서와 전산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센터 홈페이지 조직도를 보면 예술본부 예술단지원팀이 '예술단 근태·복무'와 '근태관리시스템 관련 업무'를 맡는다.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 총무 업무에도 단원 근태 관리와 연간 연습·공연 일정 관리가 들어 있다.

센터는 2024년 도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직원의 과도한 시간외근무와 관련해 근로기준법 준수와 점검을 요구받았다. 직원 전반을 대상으로 한 건의였다. 센터는 공개한 처리결과에서 매달 출근부를 마감할 때 근무기준 준수 여부를 확인하고, 새 근태시스템으로 근태 신청 단계부터 과도한 초과근로를 제한하겠다고 밝혔다.

2025년 6~12월 단원별 근무시간이 센터 근태관리시스템에 어떻게 기록됐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노조가 제시한 1만2894시간과 센터 근태기록, 공연·연습 일정, 휴무 사용 내역을 맞대야 체불 여부와 규모가 가려진다.

△"휴일 대체로 보상"…근로기준법은 '서면합의' 요구

센터의 입장은 다르다. 센터 관계자는 10월 20일 "센터는 예술단원의 초과 근로에 대해 근무 시간 조정 및 휴일 대체 등 방식으로 보상해왔다"며 노사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지만 앞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근로기준법 제57조는 사용자가 근로자대표와 서면으로 합의한 경우 연장·야간·휴일근로에 대한 임금 지급을 휴가로 갈음할 수 있도록 했다. 공휴일을 다른 근로일로 바꾸는 휴일대체도 근로자대표와의 서면합의가 요건이다(제55조 제2항). 서면합의 없이 휴가를 줬다면 수당 지급 의무는 면제되지 않는다.

노조는 수당 대신 휴가를 주는 데 필요한 노사 합의가 없었다고 주장한다. 센터가 보상 근거로 삼은 서면합의서가 있는지, 있다면 언제 누구와 맺었는지가 첫 확인 대상이다.

주 20시간 계약 단원이 단시간근로자에 해당하면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기간제법) 제6조도 적용된다. 소정근로시간을 넘긴 근로에 통상임금의 50% 이상을 가산해 지급하도록 한 조항이다. 단시간근로자 여부는 같은 사업장에서 같은 업무를 하는 통상근로자의 소정근로시간과 비교해 가린다. 가산율과 지급액은 근로시간과 야간·휴일 여부, 계약 조건에 따라 달라진다.

△진정 취하·소급 포기…약속 그달부터 다시 쌓인 '무급'

노조는 2025년 고용노동부에 진정을 냈다가 센터의 제도 개선 약속을 받고 취하했다. 노조에 따르면 노사가 개선을 약속한 시점은 2025년 6월이다. 노조는 이 과정에서 과거 체불분 소급 청구까지 접었다고 밝혔다.

이번 청구액 산정 기간은 그 2025년 6월부터 12월까지다. 노조는 약속 이후에도 무급 초과근무가 이어졌다며 2026년 4월 진정을 다시 냈다. 진정 처리 결과는 알려지지 않았다.

노조는 앞서 구체적 내용과 실행 계획이 빠진 합의안으로는 끝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6일 회견 전까지 3주 동안 경기아트센터와 경기도청에서 침묵시위를 벌였다. 노조는 이 기간 사측이 체불임금 지급보다 피해 규모를 줄이고 진정을 포기하라고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사측 '총인건비 한계'…노조 '경기도가 실질 사용자'

노조에 따르면 사측은 공공기관 총인건비 제도의 한계로 초과근무수당 예산을 모두 확보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체불이 되풀이되는 구조적 원인으로 경기도의 인건비 통제를 지목했다. 도가 인건비 추가 편성을 인정하지 않거나 관련 예산을 세우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노조는 앞선 회견에서 "임금체불이 발생하는 구조적 원인은 경기도의 인건비 통제로, 도가 실질적인 제도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6일 회견에서는 총인건비 제도가 임금을 주지 않아도 되는 근거가 될 수 있느냐는 반문이 나왔다.

예술단 인건비 편성 방식은 도의회에서도 도마에 올랐다. 조용호 당시 경기도의원(더불어민주당·오산2)은 2025년 행정사무감사에서 예술단 결원이 정원 대비 10%에 이르는데도 그해 예산이 정원이 아닌 현원 기준으로 편성됐다고 지적했다. 센터는 부족한 인력을 프로젝트단원 29명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총인건비 한도에도 예외는 있다. 행정안전부는 7월 배포한 2027년도 지방공공기관 예산편성기준에서 생활임금 적용분 등 일부 인건비를 총인건비 한도 밖에서 편성할 수 있도록 했다. 지방정부는 이 공통 기준 범위 안에서 소속 공공기관의 예산편성기준을 작성한다.

센터가 초과근무수당 재원을 위해 도에 인건비 증액이나 총인건비 조정을 요청했는지, 도가 어떤 근거로 회신했는지, 노조가 실질적 사용자로 지목한 경기도의 입장이 무엇인지는 아직 공식입장은 없다.

△10일 집회 앞 '연습 일정' 공방…같은 날 도의회 감사대

노조는 사측이 10일 집회를 앞두고 기존에 없던 예술단 연습 일정을 잡아 조합원 참여를 어렵게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일정 편성 시점과 사유에 대한 센터 설명은 나오지 않았다.

경기도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6일부터 19일까지 14일간 행정사무감사를 진행하고 있다. 위원회는 재정 비상 선언 이후 문화 분야 예산이 삭감·축소된 상황에서 경기문화재단·경기아트센터 등 출연기관의 사업 축소와 예산 운용 실태를 점검 대상에 올렸다. 경기문화재단과 경기아트센터에 대한 감사는 10일 열린다.

노조의 요구는 △체불 초과근무수당 즉시 지급 △예술단 운영 개선을 위한 예산 확보 △경기도의 인건비 통제 중단 △경기도의 실질적 사용자 책임 이행과 원청교섭이다. 노조는 같은 날 경기도청 앞에서 집회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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