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피 지수가 개장 3분 만에 5000선 아래로 밀리면서 올해 11번째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미국 인공지능(AI) 투자 둔화 우려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동반 급락한 사례를 포함해 올해 11차례 중 8차례는 기술주·반도체주 약세가 주요 배경이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3분 유가증권시장에 1단계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당시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59.19포인트(8.52%) 내린 4924.61이다. 10월 15일 이후 16거래일 만이자 역대 17번째 발동이다. 코스피 지수가 전 거래일 종가보다 8% 이상 하락한 상태가 1분간 이어지면 매매를 20분간 중단하고 이후 10분간 단일가매매로 재개한다.
이날은 미국 중간선거 이후 데이터센터 건설 규제가 강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반도체주 매도세를 촉발했다. 민주당이 상·하원 다수당을 확보하고 텍사스와 조지아 등 데이터센터 주요 입지의 주지사 선거에서도 승리하면서 신규 프로젝트의 인허가가 늦어질 가능성이 부각됐다. 착공이 밀리면 서버와 메모리 발주도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5일(현지시간)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12.25% 급락했다. 마이크론과 AMD는 각각 17.46%, 17.26% 떨어졌다. 국내에선 6일 오전 9시2분 삼성전자가 10.57% 내린 18만200원, SK하이닉스가 12.50% 떨어진 110만6000원에 거래됐다.
올해 기술주·반도체주 약세로 거래가 멈춘 배경은 시기마다 달랐다. 6월 8일에는 미국 금리 인상 우려로 반도체주가 급락했고, 6월 23일과 26일에는 각각 미국 기술주와 빅테크주 약세가 국내 증시로 번졌다. 7월 7일에는 반도체주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졌고, 7월 28일과 29일에는 반도체주 약세로 이틀 연속 거래가 멈췄다. 올해 10번째 발동일인 10월 15일에는 미국 물가가 예상치를 웃돌아 금리 인상 우려가 커진 가운데 AI 투자 지속성과 메모리 경쟁 심화 우려가 겹쳤다. 당시 코스피 지수는 7.57% 내린 5554.22에 마감했다.
중동발 충격으로 거래가 멈춘 날은 3월 4일과 9일, 7월 13일이었다. 3월 4일에는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무력 충돌이, 3월 9일에는 중동발 국제유가 급등이 발동 배경이었다. 7월 13일에도 중동의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이날 매도 사이드카는 코스닥시장에서 오전 9시6분, 유가증권시장에서 오전 9시34분에 각각 발동됐다. 발동 당시 코스닥150 선물은 7.84%, 미니 코스피200 선물은 6.77% 하락했다. 두 시장의 프로그램매매 매도호가 효력은 5분간 정지됐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AI주의 급락이 투매 성격이 짙다고 진단하며 “아직 구체적인 규제 범위, 실제 지연 여부, AI 수요 감소도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