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정상들이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해 발표한 공동선언만으로는 지구 기온 상승을 1.5도 이하로 제한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영국 과학자 단체와 미국 브라운대 왓슨연구소 등은 군사안보 부문에 있어 항공모함, 군함, 군용기, 군용차량에서 막대한 온실가스를 내뿜고 있다고 분석했다.
군대와 전쟁, 기후 위기는 무관한 것으로 보이지만 연관성이 높다. 군사분야에서는 그 자체로 온실가스를 배출하며, 전쟁은 종종 화석연료를 얻기 위해 벌어지는 양상을 띤다. 기후 위기는 국가안보에 있어서도 점차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된다. 군대와 전쟁 그리고 기후 위기는 오랜 동반자인 셈이다.
2020년 초 전쟁없는 세상, 녹색연합 등 시민단체들이 우리 군의 탄소 배출량에 대해 정부에 공개 질의했으나, 국방부가 사용 중인 일부 건물과 일부 업무용 차량 이외에는 정확한 탄소 배출량 통계를 밝히지 않고 있다. 2017년 발표된 한국기후변화학회에 게재한 연구결과는 한국이 북한 핵무기 개발 비대칭 전력과 대량살상무기 위협에는 대비하고 있지만, 기후 위기에 대한 기초자료 연구실적은 대기오염 및 온실가스 관련해 여전히 미진한 실정이라 밝혔다.
미군은 현재 950개의 재생에너지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2035년까지 건물의 배기가스 배출을 줄여 순수 전기 발전, 수송차량과 같은 비전술 차량을 개발할 예정이다. 독립적인 에너지 시스템인 마이크로그리드도 함께 구축해나갈 계획이며, 바이오 연료를 사용한 군함을 시험운용하거나 군사기지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면서 수송차량을 전기차로 바꾸는 등의 노력을 하고 있다.
기후 위기에 따른 재난은 군대의 임무 범위에도 영향을 준다. 집중호우가 발생하면 실종자 수색과 토사 제거, 피해지역 복구 등에 군 병력과 장비가 투입되며 대형 산불 때도 군의 인력과 자산이 지원에 나선다. 재난이 반복될수록 본연의 군사 대비태세와 재난지원 임무를 동시에 유지해야 하는 부담도 커질 수 있다.
향후 과제는 군 내부 재난 대응을 넘어 민·관·군 협업체계를 얼마나 정교하게 구축하느냐이다. 기후 위기 관련 각종 재난상황에서 대응 공백과 자원 중복을 줄이는 차원뿐만 아니라 재난 유형별로 기관 간 역할과 지휘 및 지원 관계를 명확하게 정리함으로써 이를 반복적으로 훈련하는 작업도 중요하다.
2007년 당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워싱턴포스트지에 기고한 글에서 21세기 지구촌 최대 비극인 수단 다르푸르 분쟁을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후 위기가 초래한 인류 최초의 ‘기후전쟁’이라 기록했다. 아프리카 내전 등 근래 발생한 무력충둘 중 최소 3%에서 최대 20%가 기후 위기에 의해 벌어져 증가하는 상황이다. 지속가능한 K-방산 발전과 더불어 군사안보 차원의 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