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이전·인력 양성 병행…유럽 자국 우선주의 대응
호주·루마니아 등 해외 생산망 확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폴란드에서 다연장로켓 천무의 유도미사일 생산공장 건설에 착수했다. 발사대 수출에 이어 유도미사일까지 현지에서 생산하는 체계를 구축한다. 유럽의 자국산 무기 우선 조달 기조에 대응하면서 폴란드를 유럽 방산시장 추가 진출의 발판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폴란드 WB그룹과 설립한 합작법인 한화WB어드밴스드시스템(HWBAS)이 4일(현지시간) 폴란드 서부 고주프 비엘코폴스키에서 유도미사일 생산공장 착공식을 열었다고 5일 밝혔다. 행사에는 이부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이사와 폴란드 국방부 차관 등 양국 관계자 250여 명이 참석했다.
착공식에서 이 대표는 "폴란드와의 협력은 더욱 폭넓은 산업 파트너십으로 발전하고 있다"며 "기술이전과 생산 노하우를 폴란드의 제조 역량과 결합해 지속 가능한 생산기반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폴란드 현지 생산을 기반으로 장기적으로 유럽시장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하겠다"고 강조했다.
공장은 약 116㏊ 부지에 들어선다. 폴란드 최초의 대규모 정밀유도 로켓 생산시설로, 생산동과 기술지원 시설 등 수십 개 건물을 갖춘다. 현지 언론은 공장과 기반시설에 약 17억 즈워티(약 5800억원)가 투입될 것으로 추산했다. 이곳에서는 폴란드형 천무 '호마르-K'에 탑재되는 사거리 80㎞급 정밀유도 로켓 CGR-080을 생산한다.
이번 착공은 2022년 시작된 천무 수출을 현지 생산사업으로 확장하는 전환점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22년과 2024년 폴란드에 천무 발사대 총 290문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약 140억 즈워티(약 4조8000억원) 규모의 유도미사일 3차 실행계약도 맺었다. 이번 공장은 해당 계약 물량을 생산하기 위한 시설이다.
합작법인 지분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51%, WB일렉트로닉스가 49%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3월 HWB와 2조240억원 규모의 부품 공급계약, 3410억원 규모의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국내에서 핵심 부품과 기술을 공급하고 폴란드 합작법인이 현지 생산을 맡는 방식이다.
기술이전도 단계적으로 이뤄진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품질관리체계 구축과 현지 인력 교육을 병행한다. 2028년 말까지 양산 역량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공장에는 숙련 인력 약 250명이 채용될 예정이다. WB그룹은 이미 호마르-K에 사격통제체계와 통신장비를 공급하고 있다. 발사대 부품 공급에서 유도탄 생산까지 협력 범위가 넓어지는 셈이다.
폴란드 공장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글로벌 생산망 확대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2024년 호주 질롱에 자주포·장갑차 공장을 준공했고, 올해 2월에는 루마니아에서 K9 자주포와 K10 탄약운반장갑차 생산시설을 착공했다. 루마니아 공장의 현지화율은 최대 80%까지 높이는 것이 목표다.
배경에는 유럽의 방산 자국 우선주의가 있다. 유럽연합(EU)은 최대 1500억 유로 규모의 방산 금융지원 프로그램 'SAFE'에 역내·적격국 생산 부품 비중 65% 이상 조건을 뒀다. 한국 기업엔 높은 장벽이지만 현지 생산과 공급망 참여로 대응할 여지가 있다.
유럽 수출도 이어지고 있다. 올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노르웨이와 천무 16문 공급계약을 체결했고, 9월에는 크로아티아에서 18문을 수주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폴란드 생산시설을 활용해 다른 유럽 국가로 유도탄 수출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