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은 2일 “특정 지역과 계층, 소수 기업에 성장의 기회와 성과가 집중되는 ‘소수의 성장’이 아니라 모든 지역과 모든 국민이 성장의 기회와 성과를 고르게 누리는 ‘모두의 성장’으로 대전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를 뒷받침할 내년도 예산안으로 올해보다 12.8% 늘어난 820조9000억원을 제시하고 국회에 법정기한 내 처리를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2027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나라 경제는 좋아졌는데 내 살림은 여전히 팍팍하다는 국민의 절박한 호소, 내 삶이 나아지지 못한다면 성장이 무슨 소용이냐는 무거운 질문에 답해야 할 때”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정부 출범 이후 두 차례 추가경정예산과 확장적 본예산을 통해 경제 회복을 뒷받침했다고 평가했다. 올해 상반기 성장률 3.8%와 연간 수출 1조 달러 달성 가능성 등을 언급하면서도 불평등과 양극화 해소를 남은 과제로 꼽았다.
이 대통령은 “‘K자 성장’의 한계를 극복하려면 성장이냐 분배냐 하는 낡은 이분법적 논쟁에서 벗어나 달라진 시대와 상황에 맞는 새로운 성장 공식을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법으로는 일자리·서민금융·주거 안정을 위한 ‘3대 민생 프로젝트’를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이들 정책이 “사회안전망을 넘어 사각지대 없는 두툼한 사회안전매트를 지향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단단히 다질 것”이라고 했다.
이에 따라 내년도 예산안은 미래 성장동력 확보와 격차 완화에 초점을 맞춰졌다. 이 대통령은 “선도국가로 만들어 갈 미래선점 예산이자 국가 성장을 국민의 성장으로 이어낼 성장확산 예산”이라고 설명했다.
신설하는 미래대응기금은 청년, 미래 성장동력, 지방, 교육·인재 등 4개 축에 투자하는 재원으로 활용한다. 여유자금은 세수 부족 시 재정을 보강하고 국채 신규 발행을 줄이는 데 쓰겠다는 구상이다.
이 대통령은 재정 확대와 함께 지출 효율화도 강조했다. 2100여 개 사업 폐지를 포함해 6476개 사업에서 총 107조2000억원의 지출구조조정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혼인·출산 세액공제 등 17개 조세지출, 1조9000억원은 재정지원으로 전환하고 수도권에서 멀수록 지원을 늘리는 지방우대 사업은 61개로 확대했다.
민생 분야에서는 주요 사회보장급여를 신청하지 않아도 수급 자격이 있으면 지원받는 방식으로 개편한다. 기준 중위소득은 6.7% 인상하고, 4인 가구 생계급여는 월 221만8000원까지 높인다. 소상공인 등의 장기연체 채무 5조4000억원을 특별조정하기 위한 재원 5000억원도 지원한다.
청년 예산은 올해보다 53.5% 늘어난 43조3000억원으로 편성했다. 청년미래적금은 19~34세 청년 누구나 가입할 수 있도록 하고, 청년 공적임대주택은 10만6000호로 늘린다. 신혼부부 혼인지원금 100만원과 최대 2000만원의 아이맞이지원금을 도입하고, 아동기본수당은 12세까지 매월 기본 20만원, 우대지역은 30만원을 지급한다.
지방 주도 성장에는 올해의 두 배가 넘는 33조원을 투입한다. 수도권 중앙행정기관 44개를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세종으로 이전하고, 공공기관 지방 이전도 연내 계획을 확정해 내년부터 착수한다. 지방 국립대 30개교 등록금 전액 지원과 농어촌 기본소득 대상 지역 35개 군 확대도 추진한다.
미래 투자에서는 반도체·피지컬 AI·AI 데이터센터 등 ‘3대 메가프로젝트’와 인공지능 분야에 21조3000억원을 배정했다. 연구개발(R&D) 예산은 역대 최대인 39조5000억원으로 편성하고, 프론티어 AI 개발에 4조7000억원을 지원한다.
국방 예산은 8.2% 늘어난 73조3000억원이다. 이 대통령은 전시작전권 조기 환수에 필요한 전력과 핵추진잠수함, KF-21 등을 확보하고 AI·로봇·드론 기반 유·무인 복합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공급망 위기에 대응할 1조4000억원 규모 자원안보기금도 신설한다.
이 대통령은 “국가의 미래와 국민의 삶을 위해 정부와 국회가, 여와 야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한다”며 예산안과 부수법안을 법정기한인 12월 2일까지 확정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관건은 실행과 속도”라며 “정부는 심의과정에서 열린 자세로 경청하고, 더 나은 대안은 적극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