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동의 핵심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에서 유조선에 폭발물을 직접 부착하는 공격까지 발생하면서 해상 운송을 둘러싼 긴장이 커지고 있다. 미사일과 드론에 이어 부착식 기뢰까지 등장한 가운데, 해협을 통한 원유 수출량은 전쟁 이전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30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을 항해하던 유조선 ‘루이즈 1호’가 전날 소형 선박에서 접근한 공격자들이 선체에 폭발물을 부착하는 방식의 공격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공격자들은 소형 쾌속정을 이용해 유조선에 접근한 뒤 선체의 수면 위쪽에 폭발물 두 개를 설치했다. 이후 폭발물이 터지면서 기관실에 화재가 발생했고, 선박은 일시적으로 운항에 차질을 빚었다.
영국 해사무역기구(UKMTO)는 사고가 오만 카사브에서 북동쪽으로 약 46㎞ 떨어진 해상에서 발생했다고 밝혔다. 화재는 진압됐으며 승무원 피해나 해양 오염은 보고되지 않았다. 유조선은 이후 항해를 재개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격에 사용된 것으로 알려진 무기는 부착식 기뢰인 ‘림펫 마인(limpet mine)’이다. 선박 외부에 직접 부착해 폭발시키는 장치로, 바위 등에 달라붙어 사는 삿갓조개를 뜻하는 영어 단어에서 이름을 따왔다.
해상 보안업계에 따르면 중동 해역에서 부착식 기뢰가 선박 공격에 사용된 것은 2019년 이후 약 7년 만이다. 당시에도 오만만과 아랍에미리트(UAE) 인근 해역에서 유조선 등을 겨냥한 유사한 공격이 발생했다.
이번 사건은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공격 방식이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최근 해협 일대에서는 미사일과 드론을 이용한 공격이 이어졌으며, 29일에는 다른 유조선과 목선도 공격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FT는 부착식 기뢰의 재등장이 이란의 해상 공격 전술 변화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다만 로이터통신은 이번 공격의 배후가 즉각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전쟁에 따른 해상 운송 불안이 이어지면서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수출량도 전쟁 이전보다 크게 감소했다. FT가 인용한 원자재 데이터 업체 케이플러에 따르면 10월 29일까지 일주일간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수출량은 하루 평균 870만 배럴로 집계됐다. 이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군사작전이 시작되기 전보다 약 51% 감소한 수준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연결하는 주요 원유 수송로다. 중동 산유국의 원유가 국제시장으로 이동하는 핵심 통로인 만큼 선박 공격이 계속되면 해상 운송과 에너지 공급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
해상 보안 컨설팅업체 오비탈 리스크 인텔리전스의 마틴 켈리는 부착식 기뢰가 다시 사용되기 시작했다면 호르무즈 해협뿐 아니라 걸프 해역 전반의 선박들이 위협에 노출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