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건의에 국회, 산업 육성·현장 활용 입법
경제단체 통해 규제 개선 요청…국무조정실도 검토

중국이 휴머노이드 로봇 양산에 속도를 내며 글로벌 시장 선점에 나선 가운데 한국은 규제 장벽에 막혀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기술을 개발하고도 인증·안전 기준이 미비해 현장 투입이 쉽지 않은 실정이다. 로봇 산업의 주도권을 놓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국회와 정부도 제도 정비에 나섰다.
1일 로봇 업계에 따르면 로봇 제조사와 데이터센터 업계 관계자 등은 최근 국회와 관계 부처에 휴머노이드·이동로봇의 현장 활용을 가로막는 규제 개선을 요청했다. 기술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인증 체계가 상용화와 시장 확대를 제약하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가 정진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현행 실외이동로봇 운행안전인증은 바퀴형 로봇 중심으로 운영된다. 두 발이나 네 발로 걷는 로봇의 실외 운행에 필요한 인증 기준은 미비하다. 휴머노이드가 산업 현장에서 사람과 함께 작업할 때 적용할 안전 기준도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복잡한 규제 체계도 걸림돌이다. 주거시설에 로봇 서비스를 도입하려면 안전·전파·개인정보·시설 관리 등 10개 이상의 법령과 법정 의무사항을 검토해야 한다. 새로운 형태의 로봇에 적용할 인증 체계와 서비스별 배상책임보험도 부족하다. 업계는 신기술이 등장할 때마다 별도 규제를 만들기보다 기존 제도를 우선 적용하고 추가 규제는 최소화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국회도 입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 의원이 이번 주 발의할 예정인 ‘지능형 로봇 개발 및 보급 촉진법’ 전부개정안은 로봇기업의 개발부터 양산·수출까지 전 주기에 걸친 지원에 초점을 맞췄다. 업계 의견을 수렴하고 산업통상부와 협의해 마련한 개정안에는 국무총리 소속 로봇산업진흥위원회 신설과 임시개발·시험허가 제도 도입이 담겼다.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9월 발의한 ‘이동로봇의 안전한 이용 및 상용화 촉진을 위한 특별법안’은 현장 활용에 무게를 뒀다. 배송·보안·주차·충전 등 이동로봇 서비스에 적용되는 여러 규정을 정비하고 분야별 특례와 안전관리 체계를 마련하는 내용이다.
정부도 규제 개선을 검토하고 있다. 경제단체를 통한 업계 건의가 이어지면서 국무조정실 규제합리화혁신단은 의견을 수렴하고 개선 과제를 살피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휴머노이드와 이동로봇 관련 규제 개선 건의가 경제단체를 통해 국무조정실에 계속 전달되고 있다”며 “정부 내부에서도 관련 규제를 더 늦기 전에 정비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