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우건설·두산에너빌리티 시공 컨소시엄이 한국수력원자력의 체코 두코바니 원전 시공계약 협상 결렬 선언에 강하게 반발했다. 한수원이 협상 막바지에 계약 조건을 변경하고도 충분한 검토 시간을 부여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협상을 종료했다며 재협상을 촉구했다.
29일 대우건설·두산에너빌리티 시공 컨소시엄은 입장문을 내고 "추가적인 협상 기한의 연장 없이 일방적으로 협상 결렬을 발표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하며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컨소시엄은 2018년 체코 신규 원전 사업의 시공협력사로 선정된 이후 현지 협력사 네트워크 구축과 인허가·입찰 지원 등에 참여해 왔다. 지난해 6월 한수원과 체코 발주사 간 본계약 체결 이후에는 원전 주설비공사 하도급계약을 위한 협상을 이어왔다.
컨소시엄은 협상 과정에서 2024년 1월 한수원에 제출했던 공사 단가를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한수원이 정한 최종 협상 시한인 이날까지 손실을 감내할 수 있는 수준으로 계약 금액을 낮춘 수정안을 제출하는 등 계약 체결을 위해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대우건설은 "원청사가 정한 계약 협상의 마감시한인 2026년 10월 29일까지도 시공 컨소시엄이 손실을 감내할 수 있는 금액으로 삭감한 계약 수정안을 제출하는 등 원청사와의 하도급계약 체결을 위한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일 이러한 원청사의 발표를 접하게 돼 매우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이번 협상 결렬의 핵심 쟁점으로는 한수원이 이달 7일 새롭게 제시한 계약 조건을 지목했다. 기존 협상이 1년 넘게 이어졌지만 협상 종료를 불과 3주가량 앞둔 시점에 조건이 변경되면서 충분한 검토가 어려웠다는 주장이다.
대우건설은 "이번 원청사의 계약 협상 결렬 발표와 관련해 가장 아쉽게 생각하는 점은 이달 7일 원청사에서 하도급계약 조건을 변경해 제시한 계약안에 대해 충분한 검토 시간이 부여되지 않았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체코 신규 원전 건설사업은 전 세계에서 최초로 APR1000 모델이 적용되는 상용 원전이기 때문에 철저한 사전 준비와 조사를 통해 공사비, 공사 기간 및 공사 범위를 확정지어야 한다"며 "단 3주간의 짧은 시간 안에 시공 컨소시엄의 최종 입장을 정해 협상을 마무리하라는 것은 도저히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요구"라고 주장했다.
대우건설은 변경된 계약 조건을 검토할 수 있도록 12월 31일까지 협상 시한을 연장해 달라고 정식 공문으로 요청했지만 한수원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공사비 산정 방식과 설계 변경에 따른 비용 부담 문제 역시 주요 쟁점으로 지목했다. 한수원이 요구한 공사비총액계약 방식에서는 향후 설계 변경으로 공사 물량이 늘어나더라도 시공사가 추가 비용의 상당 부분을 부담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우건설은 "원청사에서는 공사비총액계약이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는 계약 방식이라고는 하나, 세계 최초로 건설되는 APR1000 모델의 기본설계 및 상세설계 과정에서 전혀 관여할 수 없는 단순 시공 컨소시엄에게 설계 변경에 따라 증가되는 공사 물량을 공사비 변경 없이 높은 비율로 감당하라는 조건은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10월 7일 원청사가 새롭게 변경해 제시한 조건안에는 기본적으로 민간기업의 생존을 위협할 수준의 리스크가 내포돼 있었기 때문에 시공 컨소시엄으로서는 더욱 세밀한 검토와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었다"고 강조했다.
협상 과정에서 신의성실의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대우건설은 "원청사에서 10월 초 변경된 계약 조건을 제시해 계약 협상의 환경이 급격하게 변화됐음에도 원청사의 제시안을 수용하지 않으면 후속 협상 자체를 하지 않겠다는 것은 계약에 대한 신의성실의 원칙에도 맞지 않는다"고 밝혔다.
끝으로 "원청사에서 대승적인 차원 및 국익을 위해서라도 시공 컨소시엄과의 원만한 협상에 재차 나서 주실 것을 요청드린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