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넘던 고추 통관, 1~2일로…K-농산물 ‘농약 장벽’ 낮췄다

입력 2026-10-28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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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개 작물 잔류허용기준 111건 설정…안전사용지침 13개국·86종으로 확대
대만 수출 포도 특정 농약 위반, 기준 신설 후 ‘0건’…AI 대화형 지침 개발 중

▲농약 안전사용지침 개발 및 IT 설정 (자료제공=농촌진흥청)
▲농약 안전사용지침 개발 및 IT 설정 (자료제공=농촌진흥청)

일주일 넘게 걸리던 일본 수출 고추의 통관 기간이 1~2일로 줄고, 대만 수출 포도에서는 특정 농약 성분으로 반복되던 통관 기준 위반이 사라졌다. 수출 상대국에 없던 농약 잔류허용기준을 마련하고 생산단계부터 사용 관리를 강화하면서 국가마다 다른 ‘농약 장벽’을 낮추고 통관 지연과 반송·폐기 위험을 줄인 결과다.

농촌진흥청은 2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 같은 수출 농산물 농약 안전관리 성과와 향후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농산물을 수출하려면 국내 기준뿐 아니라 수입국의 농약 잔류허용기준도 충족해야 한다. 국내에 등록된 농약이라도 수입국에 해당 작물의 기준이 없으면 수출용 농산물에 사용이 제한될 수 있고, 수입국 기준을 지키지 못하면 통관 거부와 반송·폐기로 이어진다. 반복적인 위반은 검사 강화와 납기 지연을 불러 수출 거래의 신뢰도까지 떨어뜨릴 수 있다.

일본 수출 고추는 이러한 장벽을 낮춘 대표 사례다. 2024년 9월 농약 성분인 ‘헥사코나졸’의 잔류허용기준이 설정되면서 통관 검사가 완화됐다. 농진청이 소개한 덕례영농조합법인의 경우 전수검사로 일주일 이상 걸리던 통관 기간이 1~2일로 줄었고, 2024년 수출량은 2023년보다 30% 이상 늘었다.

대만 수출 포도에서는 농약 성분 ‘테트라닐리프롤’과 관련한 통관 기준 위반이 해소됐다. 2023년부터 지난해 2월까지 이 성분으로 발생한 위반은 모두 20건으로, 위반 물량에 연도별 평균 수출단가를 적용한 추정 상품가액은 약 92만달러에 달했다. 그러나 지난해 3월 잔류허용기준을 설정한 이후에는 해당 성분으로 인한 추가 위반이 확인되지 않았다.

농진청은 일본·대만 등 수입국과의 협의와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의 기준 마련을 통해 지금까지 19개 작물에 대해 총 111건의 농약 잔류허용기준 설정을 지원했다. 수입국의 기준은 국내에서 수행한 농약 잔류시험 결과를 해당 국가에 제출해 신설을 신청하는 방식으로 마련하며, 신청부터 설정까지 통상 3~4년이 걸린다. 반대로 수입국에는 기준이 있지만 국내에 등록되지 않은 농약은 국내 등록을 추진해 수출 농가가 병해충 방제에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수출 농산물 농약안전사용지침 (자료제공=농촌진흥청)
▲수출 농산물 농약안전사용지침 (자료제공=농촌진흥청)

기준 마련과 함께 농가가 실제로 지켜야 할 사용 방법도 구체화했다. 2003년 6개국·12개 작물·32종으로 시작한 농약 안전사용지침은 올해 13개국·30개 작물·86종으로 확대됐다. 중국 수출 감과 호주 수출 참외 등의 지침을 새로 개발했으며, 수입국 기준이 국내보다 엄격하면 잔류시험 결과를 토대로 농약 사용 횟수와 시기 등을 조정한다.

현장에서는 교육과 상담을 통해 지침의 실효성을 높이고 있다. 특히 대만 수출 포도는 2024년 도입한 사전등록제와 연계해 매년 4~5월 지역별 집중 교육을 진행한다. 사전등록제는 수출업체와 농가에 고유등록번호를 부여해 생산부터 수출까지 안전성을 관리하는 제도다. 통관 기준을 위반한 업체에는 위반 원인 분석과 개선 방안 상담을 제공해 재발을 막고 있다.

이와 함께 스마트폰으로 최신 안전사용지침을 바로 확인할 수 있도록 QR코드와 현장용 안내판을 보급했다. 현재는 축적한 3만6000여건의 데이터를 활용해 농가가 필요한 정보를 자연어로 묻고 확인할 수 있는 AI 기반 대화형 안전사용지침을 개발 중이며, 향후 정확성 검증과 현장 실증을 거쳐 활용도를 높일 계획이다.

성제훈 농진청 국립농업과학원장은 “수출 농산물의 농약 안전관리는 생산단계부터 철저히 준비해야 하는 정교한 작업”이라며 “앞으로도 우리 농산물이 세계 시장의 비관세 장벽을 안정적으로 돌파하고 K-농산물의 위상을 높일 수 있도록 현장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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