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호방위협정을 맺은 사우디아라비아, 파키스탄, 튀르키예의 고위 안보 당국자들이 이란을 방문해 중동 긴장 완화를 위한 협의에 나섰다. 사우디와 예멘 후티 반군의 충돌이 격화하는 가운데 미국의 이란 재공격 가능성까지 제기되자 역내 국가들이 확전 차단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26일(현지시간) 로이터·AFP통신 등에 따르면 사우디의 칼리드 빈 살만 국방장관과 파키스탄의 아심 무니르 육군참모총장, 튀르키예의 이브라힘 칼른 정보기관장이 이날 이란 테헤란에서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 등과 회담했다. 사우디 외무부는 이번 방문이 “군사적 긴장의 재격화를 방지하기 위한” 협상 채널을 개설하려는 목적이라고 밝혔다.
이번 회동은 지난 7월 사우디와 친이란 후티 반군 간 군사 충돌이 재개된 이후 사우디와 이란의 첫 고위급 접촉이다. 사우디 등 3개국은 지난 8월 한 회원국에 대한 무력 공격을 전체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는 ‘메카 공동방위협정’을 체결했다.
회담에서는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 후티의 사우디 공격, 호르무즈 해협과 미국의 이란 항구 봉쇄 등이 논의됐다. 이란 외무부는 이스라엘의 역내 군사행동과 미국·이스라엘의 대이란 공격이 미친 영향도 주요 의제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회담 당일에도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서는 폭발음이 들렸다. 후티는 킹칼리드 국제공항에 대한 추가 공격을 주장했고, 사우디 주도 연합군은 예멘 내 미사일 시설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이번 외교적 접촉은 미국의 11월 중간선거 이후 대이란 군사작전 재개 가능성이 거론되는 상황에서 이뤄졌다.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의 알리 바게리 카니 부의장은 이번 4자 회담이 “지속 가능한 역내 안보를 구축하기 위한 중요하고 효과적인 단계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사우디와 이란 사이의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데다 후티의 공격이 이어지고 있어 회담이 실질적인 긴장 완화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