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역 참사가 도화선⋯중ㆍ러 밀착 노선 변화 주목

세르비아에서 학생들이 주도한 반부패 운동이 14년간 이어진 집권당 통치를 끝내게 됐다. 철도역 붕괴 참사를 계기로 거리로 나선 학생들이 선거를 통해 정권교체를 이끌면서 러시아·중국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온 세르비아의 대외 노선에도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25일(현지시간) 알자지라에 따르면 세르비아의 장기 집권자 알렉산다르 부치치가 조기 총선에서 학생 주도 정치세력에 패배했음을 인정했다. 그는 야권 세력이 의회 과반 의석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표본 개표 결과를 토대로 전체 250석 가운데 ‘학생 리스트’가 135~140석을 얻고, 자신이 이끄는 선거연합은 105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2012년부터 집권해온 세르비아진보당(SNS)은 14년 만에 정권을 내주게 됐다. 부치치는 2014년 총리에 오른 뒤 2017년부터 대통령을 지냈으며, 지난달 총리직 도전을 위해 대통령직에서 물러났다.
정권교체의 도화선은 2024년 11월 북부 노비사드에서 발생한 철도역 차양 지붕 붕괴 사고였다. 16명이 숨진 참사 이후 학생과 시민단체들은 부패가 부실 공사로 이어졌다며 책임 규명을 요구했다. 시위는 정부의 부패와 억압을 비판하는 전국적인 반정부 운동으로 확대돼 약 2년간 이어졌다. 부치치와 SNS는 관련 의혹을 부인해왔다.
학생들은 정권 교체를 내걸고 새로운 정치 조직인 ‘학생 리스트’를 설립했다. 정치 경험이 없는 후보자를 독자적으로 선출하고, 전국 각지에서 가정을 일일이 방문하는 등 지지를 확대해 왔다.
변화를 요구하는 유권자들이 투표소로 몰리면서 투표율도 치솟았다. 세르비아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투표 종료 두 시간 전인 오후 6시 기준 투표율은 64.9%로, 1992년 유고슬라비아 해체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새 정부는 사법부 독립과 투명한 행정 운영 등을 추진할 전망이다. 다만 학생 리스트가 선거 과정에서 구체적인 분야별 정책에 대한 언급을 삼가온 만큼 향후 국정 운영과 외교 노선에는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 특히 부치치와 긴밀한 관계를 맺어온 러시아와 중국은 외교적 부담을 안게 됐다는 평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