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중국에 밀린 미 조선업을 되살리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구상에서 한국의 한화가 핵심 역할을 맡고 있다며 집중 조명했다.
WSJ에 따르면 현재 미국이 건조하는 선박은 전 세계 생산량의 1%에도 못 미친 데 반해 세계 최대 조선국인 중국의 건조 역량은 미국의 230배가 넘는다.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중국은 톤수 기준으로 전 세계 신규 상선 발주량의 4분의 3 이상을 수주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이 약 16%로 2위다. 그 밖에 점유율이 3%를 넘는 나라는 없다.
WSJ은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조선 역량을 확대해 새로운 ‘해양 황금기’를 열겠다고 밝혔다”면서 “그러나 미국이 조선업을 되살리려면 동맹국의 도움이 필요한데, 지금까지 미국의 가장 야심 찬 조선업 프로젝트에는 약 2년 전 필라델피아 조선소를 인수한 한화가 참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화와 한국은 미국 조선업 부활을 돕는 가장 뚜렷한 해외 주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WSJ에 따르면 한화는 2024년 12월 필라델피아 조선소를 인수한 뒤 시설 개선에 약 3억5000만달러를 투입했다. 앞으로 수십억 달러를 더 투자할 계획이며, 지금부터 내년 말까지는 4억달러를 추가로 투자하기로 승인했다.
한국 정부도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과 체결한 무역 합의의 일환으로 미국 조선업 개선에 1500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약속했다.
한국의 주요 조선사인 HD현대도 22일 미국 건설업체 키윗과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내년부터 미국에 첨단 조선소를 짓기로 했다. 본격 가동 목표 시점은 2029년이다. 투자 조건과 조선소 부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한화의 미국 조선 사업 성과는 조금씩 가시화되고 있다. 한화는 3월 미 해군 차세대 군수지원함의 예비 설계를 돕는 하도급 사업을 따내며 첫 미 해군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이달 초에는 플로리다 선박관리업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의 ‘골든돔’ 미사일방어체계용 특수 지원함 건조업체로 선정됐다. 계약에는 추가로 세 척을 건조할 수 있는 선택권이 포함됐으며, 백악관은 전체 계약 규모가 최대 20억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한화는 비용 부담과 채용 제한, 부지 제약 등으로 필라델피아 조선소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한화는 미국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8월에는 앨라배마주 모빌에 있는 오스탈 USA의 조선소를 인수하기 위해 10억달러가 넘는 규모의 제안을 하고 현재 협상 중이다.
한화그룹의 알렉스 웡 최고전략책임자(CSO)는 WSJ에 “이제 미 국방부의 추가 주문을 더 많이 따내는 것이 목표”라며 “상업용 조선소와 해군 조선소가 나란히 있는 것이 다음 단계”라고 말했다.
WSJ은 한화가 최근 몇 년간 미 조선소를 인수한 유일한 외국 기업이라며, 한국과 일본 등 조선 동맹국들이 미 진출을 확대하려면 국방부의 미래 수요에 대한 확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미 의회에서는 외국 조선소에서 건조된 전투함에 대한 자금 지원을 제한하려는 하원과, 특정 비전투함에 한해 조약 동맹국의 조선소를 이용할 수 있도록 제한적인 권한을 부여하는 상원 사이에 입장 차이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