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천만원 드론 잡으려 수십억 미사일…獨도 우크라에 배우는데, 우리는

입력 2026-11-0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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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 우크라 실전 교관 초청해 교육
美 1조5000억원 규모 드론 조달
韓 드론 수출점유율 0.48% 그쳐

독일 방산업계에선 이런 이야기를 하더군요. 잠수함 기술을 알려준 한국과는 이제 수출시장에서 경쟁하고, 과거 지원했던 우크라이나로부터는 오히려 드론 전술을 배운다고요

최근 독일 방산업계 관계자들을 만난 국내 업계 인사가 전한 말이다. 독일은 과거 한국에 잠수함 건조 기술을 이전했지만 지난 7월 캐나다 잠수함 도입사업에서는 한국과 경쟁했다. 캐나다는 독일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즈(TKMS)를 우선협상대상자로, 한화오션을 예비 공급자로 선정했다. 이번에는 독일군이 우크라이나군으로부터 드론 운용법을 배우고 있다. 전통적인 방산 강국의 기술력 못지않게 실전 경험과 신속한 기술 개량이 중요한 경쟁력으로 떠오른 것이다.

2일 외신과 방산업계에 따르면 독일 연방군은 우크라이나군 교관을 초청해 드론 운용과 대응 전술을 교육받고 있다. 실전 경험이 풍부한 우크라이나 병력들이 독일 기갑학교와 공병학교, 무인체계 훈련센터 등에 배치됐다. 독일군이 우크라이나군에 전차 운용법을 가르치던 관계가 뒤바뀐 셈이다.

4600만원 드론에 수십억원 요격탄…전쟁 비용 구조 바뀐다

드론은 전쟁의 비용 구조까지 바꾸고 있다. 삼일PwC의 '2026 글로벌 항공우주·방위산업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이란의 샤헤드 드론 가격은 대당 약 3만5000달러(약 4600만원)로 추산된다. 반면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를 격추하는 데 사용하는 요격미사일은 수백만달러(수십억원)에 달한다. 저렴한 공격 무기를 막기 위해 수십 배 이상의 비용을 투입해야 하는 구조다.

드론의 공격 범위도 확대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9월 약 2840㎞ 떨어진 러시아 노비우렌고이의 에너지시설을 드론으로 공격했다. 8월에는 2000㎞ 이상 떨어진 석유화학단지도 공격 대상이 됐다. 최전방 정찰과 전차 공격에 활용되던 드론이 상대국 후방의 핵심 산업시설까지 위협하고 있다.

세계 각국도 드론 생산능력 확보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미 국방부는 올해 우크라이나의 소형 1인칭시점(FPV) 공격드론 생산량이 600만~700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월평균 약 50만대에 달하는 규모다. 미국 역시 11억달러(약 1조4600억원) 규모의 '드론 도미넌스'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내년 2월까지 누적 주문량은 20만대에 못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튀르키예는 수출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바이락타르 TB2 등을 생산하는 바이카르는 지난해 무인기 수출액이 22억달러(약 2조9100억원)로 전체 매출의 88%를 차지했다고 발표했다. 우크라이나는 올해 3월 페르시아만 주변국들과 드론 방어 관련 계약을 체결하며 실전 경험을 방산 수출로 연결하고 있다.

세계적인 재무장 흐름 속에서 생산능력 확보도 방산업계의 주요 과제가 됐다. 지난해 글로벌 국방비는 2조6000억달러(약 3444조원)로 전년 대비 6.9% 증가했다. 세계 주요 방산기업 11곳의 수주잔고도 최근 3년간 50% 이상 늘었다. 반면 지난해 미국 주요 방산업체의 매출 증가율은 6%, 유럽은 13%에 그쳤다. 무기 수요를 생산시설과 공급망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K방산 드론 수출 0.48%…양산·부품 국산화 과제

한국의 드론산업은 상대적으로 취약하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2024년 국내 드론 수출액은 2754만달러(약 365억원)로 세계 시장 점유율 0.48%, 순위는 20위에 그쳤다. 국내 드론 제조기업 약 600곳도 대부분 영세업체로, 대량생산과 핵심 부품 국산화에 한계가 있다.

국내 방산기업들이 손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이달 FA-50 경공격기와 다목적 무인기 AAP의 편대비행에 성공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국내 43개 기업과 협력해 무인기 개발부터 양산·수출까지 연결하는 공급망 구축에 나섰다. 다만 고성능 무인기 개발 역량을 저가 공격드론의 대량생산 능력으로 연결하는 것은 별개의 과제다.

정부는 드론 전력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내년 드론·대드론 예산안을 올해보다 18.8% 늘어난 8061억원으로 편성했다. 군집드론 연구개발과 소형 공격·자폭드론 도입, 레이저 방공무기 개발 등을 추진한다. 드론 교육훈련 예산도 296억원에서 771억원으로 확대했다.

한반도에서도 드론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 5월 보고서에서 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쟁 경험을 흡수해 자폭드론을 선제 공격에 활용하는 전술을 발전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의 지난 3월 군사훈련에서는 자폭드론 선제 타격 이후 대전차 미사일과 기갑부대를 투입하는 전술이 나타났다. 한국도 개별 무기체계 확보를 넘어 전시 대량생산과 지속적인 보급 능력을 갖춰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양 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드론 경쟁의 승패는 플랫폼 수량의 문제가 아니라 반복을 견딜 수 있는 구조를 누가 먼저 완성하느냐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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