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시장 무죄 ‘명태균 발언 신빙성’이 갈랐다 [반전의 2심]

입력 2026-10-23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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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이 23일 서울 서초동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명태균 여론조사 대납 의혹 사건' 항소심 선고 공판 뒤 나와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23일 서울 서초동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명태균 여론조사 대납 의혹 사건' 항소심 선고 공판 뒤 나와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여론조사 대납’ 사건 2심에서 무죄를 받은 건 재판부가 1심과 달리 명태균의 발언 신빙성을 배척하면서다. 명 씨의 진술에 전체적으로 거짓이 섞여 있는 상황에서 오 시장 사건과 관련한 일부 증언의 신빙성만을 따로 떼어 인정할 수는 없다고 봤다.

23일 서울고법 형사7부(구회근 부장판사)는 오 시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항소심 선고기일을 열고 “형사 재판에서 범죄 사실이 인정되려면 법관이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확신을 갖게 하는 엄격한 증거가 있어야 한다”며 오 시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강철원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 오 시장의 후원자인 사업가 김한정 씨에 대해서도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1심이 명태균 진술에 신빙성에 의문을 가지면서도 일부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면서 명태균의 일부 진술에 신분성을 부여했고 이를 믿었는데, 당심은 여기에 문제는 없는지에 대해 집중적으로 심리하고 검토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명 씨가 ‘2021년 1월 차를 타고 창원 장복터널을 지나던 중 오 시장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는데 울면서 나경원을 이기는 여론조사를 의뢰했다’, ‘그 비용은 김 씨가 낼 것이라고 했다’는 취지로 주장한 부분을 거짓이라고 봤다.

재판부는 “오 시장이 불과 이틀 전에 명 씨를 처음 만났는데 어떠한 정보도 없이 불법적인 비용 부담 문제까지 언급하며 울면서 여론조사를 의뢰했다는 건 상식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명 씨와 관련된 미래한국연구소 측 여론조사 설문지 파일 전송 시간과 통화 시간이 서로 배치되는 점, 당시 차량을 운전한 김모 씨가 장복터널 부근에서 했다는 명 씨와 오 시장의 대화 내용이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하는 점, 명 씨 스스로 2021년 1월 22일에 시행된 첫 번째 여론조사는 오 시장이 아닌 김종인을 위해 진행했다고 진술한 바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명 씨 진술은 그대로 믿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미래한국연구소가 서울시장 보궐선거뿐만 아니라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대해서도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결과를 공표한 점, 명 씨가 여론조사 결과를 김종인·지상욱에게도 전달한 점도 판단 근거로 삼았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시장직 유지 여부가 달린 '명태균 여론조사 대납 의혹' 항소심 선고일인 23일 서울 서초동 서울고등법원에 도착해 법정으로 향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시장직 유지 여부가 달린 '명태균 여론조사 대납 의혹' 항소심 선고일인 23일 서울 서초동 서울고등법원에 도착해 법정으로 향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재판부는 “명 씨가 서울시장 및 부산시장 보궐선거라는 정치적인 격변 상황에서 자신의 정치적 역량을 과시하고, 김종인에게 접근해 특정 후보를 지지함으로써 그 후보가 당선될 경우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다지는 수단으로 삼으려 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강하게 든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오 시장 후원자인 김 씨가 명 씨 계좌로 돈을 이체한 사실은 인정했으나, 해당 금원이 여론조사 비용이라는 사실이 증명되지는 않았다고 봤다.

재판부는 “선거 캠프 내에서도 은밀하게 진행돼야 할 것으로 보이는 불법적인 여론조사 비용의 대납을 (오 시장이) 김 씨에게 대놓고 직접 요청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쉽게 받아들이기 어렵다”면서 “김 씨가 명 씨의 은행 계좌로 떳떳하게 돈을 보내고 일부는 부가가치세까지 포함된 금액을 보낸 것 또한 매우 이례적이다”고 언급했다.

이날 선고에서는 오 시장 측 주장에도 의심할 여지가 없는 것은 아니나, 혐의를 인정할 만한 명확한 증거가 부족하다는 점이 재차 강조됐다.

재판부는 “오 시장과 강 전 부시장, 명 씨 사이에 몇 차례 만남이 있었던 점, 오 시장 캠프 측과 명 씨 사이에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등이 일부 공개된 점, 오 시장 후원자로 알려진 김 씨가 명 씨에게 돈을 지급한 사실은 증거에 의해 명백히 인정된다”면서도 “혐의를 인정할 거의 유일한 직접 증거인 명 씨 진술에 신빙성을 부여하기 어렵다”는 점을 주요하게 들었다.

이어 “피고인의 주장에 일부 모순되거나 석연치 않은 면이 있어서 유죄의 의심이 간다고 하더라도 결국에는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건 수사기관의 수사와 기소를 통해 억울하게 처벌받는 사람이 발생하지 않도록 방지하기 위한 오래된 형사법의 대원칙”이라고 갈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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