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회장 직접 경영 뒷받침할 실행 조직 강화

신세계그룹이 역대 최대 규모의 신규 임원 승진 인사를 단행하며 경영진 세대교체에 속도를 냈다. 정용진 회장이 핵심 계열사의 직접 경영을 확대하는 가운데 젊은 리더들을 전면에 배치해 그룹의 변화와 혁신을 뒷받침할 실행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신세계그룹은 23일 발표한 정기 임원인사에서 총 36명을 신규 임원으로 승진시켰다. 지난해 32명보다 4명 늘어난 역대 최대 규모다. 그룹 전체 임원 중 40대 비중도 지난해 16%에서 올해 18%로 높아져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번 인사는 정 회장의 직접 경영 확대와 맞물려 있다. 6월 신세계프라퍼티 대표를 맡은 정 회장은 이번에 이마트 대표이사로도 내정됐다. 그룹의 중장기 전략을 주요 계열사에서 직접 실행하는 체제를 갖추면서 이를 현장에서 추진할 차세대 경영진도 함께 보강한 셈이다.
젊은 임원들의 역할은 기존 사업의 운영에 머물지 않을 전망이다. 신세계그룹은 유통을 넘어 라이프스타일과 콘텐츠, 엔터테인먼트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AI 분야의 리플렉션AI, 부동산 개발 분야의 아만그룹, 콘텐츠 분야의 스카이댄스 등 글로벌 기업과의 협력도 추진하고 있다.
사업 영역이 넓어질수록 기존 유통업의 경험에 새로운 기술과 소비 흐름을 접목하는 역량이 중요해진다. 40대 임원 발탁은 이러한 변화에 대응할 인재층을 두텁게 하고 새로운 사업을 추진할 기회를 넓히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현재의 경영진을 교체하는 데서 나아가 향후 그룹을 이끌 리더 후보군을 키우는 의미도 있다.
그룹이 강조한 인사 기준은 나이보다 성과와 실력이다. 신세계그룹은 이번 발탁이 업무 역량과 성과에 기반한 인재양성 시스템을 반영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연공서열에 따른 승진보다 성과를 낸 인재에게 역할을 맡기겠다는 메시지로 읽힌다.
계열사 경영진 인선에서도 이 같은 기조가 나타났다. 이마트와 SSG닷컴 대표를 겸임하게 된 김홍극 신세계까사 대표는 신세계TV쇼핑의 흑자 전환과 신세계까사의 수익성 개선을 이끈 점을 평가받았다. 외부에서는 CJ올리브영 대표를 지낸 허민호 대표를 영입해 신세계까사와 신세계인터내셔날 코스메틱 부문을 맡겼다. 내부 발탁과 외부 영입을 병행해 사업별로 필요한 전문성을 확보한 것이다.
다만 경영진 전체를 교체하는 방식은 택하지 않았다. 성과를 낸 주요 계열사 대표는 유임해 기존 사업의 연속성을 유지했다. 젊은 임원들에게 새로운 역할을 맡기면서도 검증된 경영진을 중심으로 조직의 안정성을 확보하려는 인사다. 기존 임원과 신규 발탁 인재 모두에게 실적과 역량이 향후 인사의 기준이 될 것이라는 신호이기도 하다.
이번 정기인사는 조직 쇄신의 출발점이 될 전망이다. 신세계그룹은 앞으로도 적재적소에 인재를 배치하는 수시 인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정기인사 시점에 한정하지 않고 사업 상황과 성과에 따라 인력을 재배치하겠다는 것으로, 경영진에 요구되는 실행력과 성과 책임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그룹은 “회사가 당면한 과제를 신속하게 해결하고 미래 성장 계획을 차질 없이 실행하기 위한 인적 쇄신”이라며 “책임경영을 선언한 정 회장이 그룹의 변화와 혁신을 이끌 파트너를 ‘실력’이라는 하나의 기준으로 선발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