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 거품론이 글로벌 증시에서 확산하는 가운데 국내 기업공개(IPO) 시장에서도 AI 기업의 몸값이 검증대에 올랐다. 엘리스그룹은 희망범위 상단에서 공모가를 확정하고도 상장 첫날 30% 넘게 급락했고, 상장을 앞둔 래블업과 인텔리빅스는 기관 수요예측에서 엇갈린 평가를 받았다. 기업별 수익성과 공모가 적정성에 관심이 쏠린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엘리스그룹은 이날 주식시장에 장중 10만원을 넘어섰다가 조정을 받아 오후 1시38분 현재 9만3400원 선에서 등락 중이다. 코스닥 상장 첫날인 20일 공모가 대비 32.04% 급락했다가 21일 상한가를 기록한데 이어 상장 3일만인 전날 공모가(9만500원)를 회복했다. 앞서 기관 수요예측에서는 388.8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희망범위 상단에서 공모가를 확정했고, 일반청약에도 약 10조2600억원의 증거금이 몰렸다.
엘리스그룹이 공모가를 확정한 이후 글로벌 시장에서는 AI 인프라 투자에 따른 자금 조달 부담이 부각됐다. 미국 AI 클라우드 기업 대규모 차입에 대한 우려로 주식과 채권 가격이 동반 하락했다. 일부 회사채 수익률은 이달 중순 15~16%까지 상승했다. AI 인프라 수요가 늘더라도 막대한 투자비를 회수할 수 있는지가 쟁점으로 떠오른 것이다.
엘리스그룹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395억원, 영업이익 52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는 매출 344억원, 영업이익 103억원으로 실적이 개선됐다. 다만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이 약 1조원에 달했던 만큼 최근 실적 개선이 기업가치에 반영된 성장 기대를 뒷받침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상장을 앞둔 다른 AI 기업들의 기관 수요예측 결과도 엇갈렸다. 이날부터 일반청약을 진행하는 AI 인프라 운영 소프트웨어 기업 래블업은 공모가를 희망범위 하단인 1만9000원으로 확정했다. 기관 경쟁률은 284.53대 1, 의무보유확약 신청 비율은 2.09%에 그쳤다. 수요예측 참여 건수의 절반가량이 희망범위 하단보다 낮은 가격을 제시했다.
반면 이날 일반청약을 마감하는 안전 AI 딥테크 전문기업 인텔리빅스는 희망범위 상단인 9000원에 공모가를 확정했다. 기관 경쟁률은 1234.30대 1을 기록했으며, 가격을 제시한 모든 신청 건이 희망범위 상단 이상이었다. 두 기업은 수익성과 기업가치 산정에 활용한 실적 기준에서도 차이를 보인다.
래블업은 지난해 매출 67억원, 영업이익 약 7억원을 기록했으며 2029년 추정 순이익 약 212억원을 현재 가치로 할인해 공모가 산정에 반영했다. 반면 인텔리빅스는 지난해 매출 466억원, 영업이익 49억원, 당기순이익 54억원을 기록했다. 공모가 산정에도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최근 12개월 순이익 약 54억원을 활용했다. 래블업은 미래 이익 실현 가능성을, 인텔리빅스는 기존 이익의 지속성을 평가받는 구조다.
오는 30일 인텔리빅스와 다음달 3일 래블업이 잇따라 코스닥에 입성한다. IPO업계 관계자는 "AI 산업의 성장성에 대한 기대는 여전하지만 기업별 실적과 이익 창출력에 따라 적정 기업가치를 바라보는 시각은 다를 수 있다"며 "후속 상장 기업들이 공모가에 반영된 성장 기대를 시장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