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돔·월드컵경기장 곳곳 ‘안전 구멍’…철골 손상·철근 누락에도 방치

입력 2026-10-21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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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다중이용 체육시설 안전관리 감사…5개 경기장 구조적 결함 확인
폭설·강풍 겹치면 일부 붕괴 위험 배제 못해…공연 초과판매·소방설비 부실도

▲고척스카이돔 철골트러스 연결부 꺾임 사진 (감사원)
▲고척스카이돔 철골트러스 연결부 꺾임 사진 (감사원)

고척스카이돔과 인천문학경기장, 전주월드컵경기장 등 국내 대형 체육시설에서 철골 손상과 철근 누락 등 구조적 결함이 확인됐다. 일부 시설은 문제를 파악하고도 보강 공사를 미루거나 필요한 안전성 검토 없이 사업을 추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당장 붕괴할 수준은 아니지만 폭설이나 강풍 등 악조건이 겹치면 일부 시설의 붕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감사원은 21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다중이용 체육시설 안전관리 실태’ 감사 결과를 중간 발표했다.

감사 결과 서울시설공단은 2024년 고척스카이돔 지붕의 철골 트러스 연결부 466개 가운데 23개가 꺾인 사실을 확인했다. 정밀안전진단에서는 트러스 양쪽을 보강하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공단은 한쪽만 보강해도 된다는 시공사 의견을 토대로 공사를 추진했다.

감사원이 감사 기간 안전성을 다시 검토한 결과 트러스 연결부의 지지력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 관계자는 “당장 경기장을 폐쇄할 정도는 아니지만 강풍·폭설 등 특별한 상황이 오면 위험한 것은 사실”이라며 “조속히 보완할 필요성이 있고 예상치 못한 폭설 등이 온다면 공연 중단 필요성도 있는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인천문학경기장에서도 지붕을 지지하는 철골 트러스 부재 50개의 손상이 확인됐다. 인천시는 2024년 이를 파악했지만 보강 공사를 2028년에 실시하기로 계획한 채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리모델링이 진행 중인 잠실종합운동장도 안전 문제가 지적됐다. 서울시는 지붕 구조부가 장애물이 없는 개방 조건에서 풍압을 견디는 지지력이 부족하다는 진단을 받고도 풍동시험 등 추가 검토 없이 사업을 추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는 철근 부족 시공 문제가 확인됐다. 전주시는 2016년 안전진단에서 기둥 브라켓의 균열 원인이 철근 부족 시공이라는 사실을 확인했지만 전체 389개 가운데 균열이 발생한 89개만 보강했다.

감사원이 미보강 브라켓 300개 중 25개를 표본 점검한 결과 24개에서 철근 부족 시공이 확인됐고 이 가운데 13개는 지지력까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월드컵경기장도 안전진단 과정에서 시설물 하중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났다. 서울시설공단은 2022년 안전진단 당시 120t 무게의 불가마 시설 하중을 반영하지 않은 채 안전하다고 판단했다.

감사원은 이들 5개 경기장에 대해 당장 붕괴할 우려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기상 상황 등 여러 악조건이 겹칠 경우 일부 시설의 붕괴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체육시설 안전점검 체계 자체에도 허점이 드러났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017년부터 2025년까지 안전관리계획을 수립하면서 전국 약 2500곳으로 추정되는 직장체육시설을 점검 대상에서 제외했다.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실제 안전점검을 하지 않고도 체육시설정보관리시스템에 상태를 ‘양호’로 입력한 것으로 조사됐다.

소방·비상설비 관리도 부실했다. 고척스카이돔 등 5개 체육시설은 비상발전기 전기 용량이 부족해 화재 발생 시 비상전원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으면서 소방설비가 작동하지 않을 우려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포항의 한 축구장에서는 일부 구역에 연결송수관 설비가 설치되지 않아 소방 활동에 제약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공연장 관람객 관리에서도 문제가 발견됐다. 2024~2025년 올림픽체조경기장 등 7개 실내 체육시설에서 열린 공연 33건은 재해대처계획에 신고한 관람 예상 인원보다 티켓 판매량이 10% 이상 많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일부 시설은 적정 대피시간 기준이 없거나 임의로 설정해 화재 등 비상 상황에서 군중 밀집에 따른 인파 사고 우려도 제기됐다.

공공수영장 수질과 실내 체육시설 공기질 관리도 도마에 올랐다. 용인의 한 수영장은 장비 고장으로 염소가 투입되지 않는 상황을 방치해 대장균이 기준치 이상 검출됐다. 이곳을 포함해 수영장 9곳에서 잔류염소 기준 미달 등 수질 부적합 사례가 확인됐다.

장충체육관 등 4개 실내 체육시설에서는 공기질을 측정하지 않거나 미세먼지 농도가 기준치를 초과했는데도 개선 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국민 안전 제고 및 편익 증진을 위한 감사”라며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추산 결과 이번 감사를 통해 약 8000억원 규모의 안전사고 예방 편익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감사로 확인된 시설물의 구조적 결함과 수영장 수질 관리 부실 등에 대해 문체부와 지방자치단체 등이 사전 조치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며 “중간발표 사항은 감사위원회 의결을 거쳐 최종 확정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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