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진 두 차례 진상 공개 요구⋯유도회도 알고 침묵

입력 2026-10-21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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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도 국가대표 정수진이 지난달 9일 충북 진천군 진천국가대표선수촌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유도 국가대표팀 미디어데이 공개 훈련에서 연습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도 국가대표 정수진이 지난달 9일 충북 진천군 진천국가대표선수촌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유도 국가대표팀 미디어데이 공개 훈련에서 연습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계체 실격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한 유도 국가대표 정수진(용인대)이 대표팀 감독에게 두 차례나 사고 경위 공개를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대한유도회도 지도진의 잘못을 사고 당일 파악하고도 즉각적인 조치에 나서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21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한유도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와 정수진의 진술에 따르면 정수진은 9월 30일 또는 10월 1일 정성숙 여자 유도대표팀 총감독에게 사고 경위를 사실대로 공개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후 10월 4일 일본 나고야 공항에서도 같은 요구를 전달했다. 그러나 정 감독이 제출한 경위서에는 10월 4일 공항에서 정수진으로부터 처음 공론화 요청을 받은 것으로 기재돼 있어 선수 진술과 차이를 보였다.

정수진은 당시 정 감독이 "이대로 마무리돼야 조용히 끝난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주장했다. 결국 정수진은 같은 날 자신의 SNS를 통해 사고 경위를 직접 공개했다.

계체 실격 원인을 설명하는 과정에서도 지도진의 책임을 충분히 밝히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정 감독이 제출한 경위서에는 무작위 계체 대상자 명단을 확인하던 트레이너가 첫 번째 장에 적힌 남자 선수만 확인하고 뒷장에 기재된 여자 선수 명단을 확인하지 못해 사고가 발생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최 의원은 "정 감독이 최종적으로 정수진에게 식사를 지시했음에도 경위서에는 트레이너의 명단 확인 실수만 부각하고 감독 본인의 관리·감독 책임을 충분히 설명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대한유도회의 대응도 도마 위에 올랐다. 유도회는 사고 당일인 9월 30일 오전 11시 직전 정수진의 계체 탈락 사실을 보고받았고, 오후 2시 30분에는 정 감독으로부터 구체적인 경위까지 전달받았다.

그러나 정수진이 직접 사실관계를 공개한 뒤에야 입장을 내놨다. 유도회는 선수단 전체의 사기와 경기력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지도진이 남은 경기에 집중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사고 경위를 지도진에게만 확인하고 정작 당사자인 선수에게는 확인하지 않은 사실도 인정했다.

정수진은 9월 30일 아시안게임 여자 유도 48㎏급 16강전을 앞두고 실시된 무작위 계체에서 허용 체중을 100g 초과해 실격됐다. 경기 당일 지도진으로부터 계체 대상자가 아니라는 안내를 받고 음식을 섭취했다가 계체 종료 15분 전에야 대상자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주장했다.

대한유도회는 16일 경기력향상위원회를 열고 정수진의 국제대회 6개월 출전 제한을 구제하기로 결정했다. 또 정 감독 등의 계약을 연장하지 않고, 계체 실격과 회유·무마 의혹에 대해 스포츠공정위원회의 추가 조사와 조치를 건의하기로 했다.

최 의원은 "대한유도회가 선수에게 책임이 돌아가지 않도록 공식적으로 사고 경위를 설명했어야 한다"고 지적하며 대한체육회 차원의 철저한 감사와 선수 보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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