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브르 임시휴관·파리 일부 야간 통금…24일 추가 집회 예고

프랑스에서 대규모 집회와 함께 방화·약탈이 잇따르면서 관광객들의 일정에도 차질이 생겼다. 파리 루브르박물관은 학생들의 출입구 봉쇄로 임시휴관했고, 도심 일부 구역에는 야간 통행금지가 내려졌다. 24일 추가 집회까지 예고돼 관광객의 불편이 당장 해소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20일(이하 현지시간) 로이터·AP통신 등에 따르면 프랑스 정부는 주말 소요 사태 이후 파리와 리옹 등 주요 도시의 일부 구역에 통행 제한을 시행하고 있다. 세바스티앵 르코르뉘 총리는 통금이 야간 질서 회복에 도움이 됐다며 필요한 지역에서 조치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시위는 지난달 파리 북부 외곽 고등학교에서 교사 부족과 낡은 학교 시설에 항의하며 시작됐다. 학생들은 교사 충원과 교육 여건 개선을 요구했고, 이후 대학생과 교원 단체 등이 합류했다. 정부는 이달 8일 교사 약 3000명을 투입해 인력 공백을 메우겠다고 발표했지만 시위는 계속됐다.
여기에 높은 생활비와 연료 가격, 공공서비스 투자 부족에 반발하는 노동조합과 시민들이 가세했다. 17일 전국 집회 참가자는 프랑스 내무부 추산 55만 명, 노동총동맹(CGT) 추산 80만 명이었다. 유류세 인상 반대에서 출발한 ‘노란 조끼’ 운동 참여자들도 집회에 동참했다.
대규모 행진과 별개로 일부 지역에서는 상점에 침입해 물건을 훔치거나 차량과 공공건물에 불을 지르는 사건이 발생했다. 프랑스 정부는 주말 동안 약 3000개 상점이 피해를 본 것으로 파악했다. 당국은 온라인 플랫폼에도 약탈품 재판매를 차단하고 수사에 협조해 달라고 요청했다.

프랑스 당국은 폭력 사태에 극좌 성향 과격 활동가와 혼란을 틈탄 약탈범들이 가담했다고 설명했다. AP통신과 인터뷰한 치안 연구자 세바스티앵 로셰는 이들의 공격 대상과 목적을 구분했다. 과격 활동가들이 은행 등 정치·경제 체제의 상징을 공격하는 반면, 약탈범들은 스포츠용품점과 전자제품 매장에서 상품을 훔치는 데 목적을 둔다는 분석이다.
관광객의 피해도 발생했다. 파리 레퓌블리크 광장 인근 상점들이 약탈당하고, 최루가스가 퍼진 거리에서 관광객들이 급히 대피하는 모습 등이 목격됐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루브르박물관은 19일 오전 미술학교 학생들의 봉쇄로 문을 열지 못했다. 에콜 뒤 루브르와 에콜 데 보자르 학생 등 약 50명이 유리 피라미드와 리슐리외 통로 등 주요 출입구를 막으면서 오전 9시 예정됐던 개관이 무산됐다. 학생들은 고등학생 시위에 연대하고 교육·문화 예산 확대를 요구했다.
관람 시간을 예약한 관광객들도 입장하지 못했다. 르몽드는 방문객들이 다른 출입구로 이동했지만 들어가지 못했으며, 일부 관광객과 학생 사이에는 언쟁도 벌어졌다고 보도했다. 박물관 측은 임시휴관에 따른 입장료 자동 환불을 안내했다.
야간 이동도 제한되고 있다. 파리에서는 레퓌블리크 광장과 레알 상업지구의 지정 구역에 오후 11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까지 통금이 적용됐다. 파리 6구청은 해당 시간대 출입이 거주자와 근무자, 공공 구조기관 관계자 등으로 제한된다고 안내했다. 통금은 파리 전역이 아닌 지정 구역을 대상으로 시행된다.
리옹 도심에서는 오후 9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까지 통금이 재차 시행됐다. 마르세유에서는 보호자를 동반하지 않은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통행 제한이 도입됐다.

학생 단체와 노란 조끼 운동 측은 24일 추가 시위를 예고했다. 프랑스 정부는 대규모 경찰 배치를 준비하고 있으며, 군의 대테러 경계 작전인 ‘상티넬’ 병력이 주요 시설 경계를 맡아 경찰의 집회 대응 여력을 확보하도록 할 방침이다.
프랑스로 향하는 교통편이 전면 중단된 상태는 아니다. 영국 더타임스는 20일 기준 항공편과 여객선, 유로스타, 르셔틀이 정상 운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다만 도심에서는 집회와 통금에 따라 관광시설 접근과 야간 이동이 제한될 수 있다.
다음 달 5일에는 CGT와 프랑스민주노동총동맹(CFDT) 등 노동단체가 임금과 공공서비스, 고용 문제를 내걸고 파업과 집회를 예고했다. 프랑스국영철도(SNCF)의 주요 노조들도 같은 날 파업을 추진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