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 전망 비공개엔 "그러면 국감에 왜 나왔나"
본부장 사임·감사 공석…”임원부터 조속히 채용"

여야가 출범 4개월째인 한미전략투자공사의 허술한 리스크 관리와 답변 태도를 두고 한목소리로 질타했다. 특히 첫 투자금 24억 달러가 나간 뒤에야 리스크관리위원회가 열리는 등 3500억 달러 대미투자의 견제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지 않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는 20일 국회에서 한미전략투자공사와 한국수출입은행 등 9개 기관을 대상으로 국정감사를 열었다. 이날 재경위 국감에서는 한미전략투자공사가 이달 1일 첫 대미 투자금 24억 달러를 송금한 뒤에야 리스크관리위원회를 연 점이 먼저 도마에 올랐다. 이종욱 국민의힘 의원은 "한 번에 3조원 넘는 돈이 송금됐는데 리스크관리위원회 회의는 그 뒤에 했다"며 "사업 선정 때는 안 하고 나중에 관리만 할 거면 법에 둘 필요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박종원 사장이 투자기금 운영을 묻는 질의서에 "운영위원회 결정사항", 후속 사업 검토에 "산업통상부 소관"이라고 답한 데 대해서도 "그러면 투자공사는 돈을 주라면 그냥 송금하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알래스카 LNG 사업에 대한 질타도 나왔다. 박 사장이 "검토가 완료되지 않았다"고 하자 강민국 의원은 "사업 시행사 글렌판이 이미 재산세 감면을 요청했지만 주정부 세제실은 세수효과 산정이 불가능하다고 했고 감세법안은 7월 주하원에서 부결됐다"며 "투자공사 사장이 이걸 기본적으로 모르면 어떻게 하느냐"고 비판했다. 그는 "한미전략투자공사는 태생적으로 잘못됐다"며 일본이 국제협력은행(JBIC)과 민간은행 융자로 대미투자를 하는 점을 들어 "입법 개정이 필요하지 않나라는 게 여야 위원들의 공통된 생각도 많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미전략투자공사의 답변 태도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이 총사업비 223억 달러 규모의 1호 사업인 텍사스 가스복합발전소의 20년간 예상 회수 금액을 묻자 박 사장은 "공개된 장소에서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답했다. 임 의원은 "이미 나와 있는 자료"라며 "그러면 국정감사에 왜 나왔느냐"고 꼬집었다. 임 의원은 금리 상승·공사비 증가·준공 지연 시 대응 방안과, 전력구매계약(PPA)과 수요처가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사업성을 평가한 근거도 짚었다.
여당에서는 전문 역량에 대한 우려가 나왔다.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시간이 지나면 계약 이행 과정에서 법률적 문제가 상당히 많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며 "국제거래법·계약법 전문가가 꼭 필요하다. 외부 법률자문사 계약만으로는 안 되고 자체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인력 공백에 대한 지적도 제기됐다. 한미전략투자공사는 정원 50명 중 32명만 채워졌고, 전략투자본부장은 임명 두 달 만에 사임했으며 감사도 공석인 상태다. 임 의원은 "투자를 책임질 임원도, 내부통제를 점검할 감사도 없는 상태에서 막중한 임무를 수행하는 것은 불안정해 보인다"며 조속한 채용을 요구했다.
박 사장은 "사업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사업관리위원회와 운영위원회가 계속 열려 리스크를 검토했다"며 "리스크 관리는 처음부터 끝까지 해야 한다는 말씀에 공감한다"고 답했다. 이어 "법률 전문가를 계속 채용하고 대형 법률자문사도 고용해 체계적으로 관리하겠다"고 덧붙였다.
한미전략투자공사는 2000억 달러 규모 대미투자와 1500억 달러 규모 조선 협력투자의 이행을 맡고 있다. 조승래 재경위원장은 "대미 전략투자 프로세스는 국회가 정부와 협의해 설계했다"며 "설계대로 잘 작동하고 있는지, 보완할 것은 없는지에 대한 질의들이 이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