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섭대표 선정 앞두고 공동교섭 놓고 이견

삼성전자가 내년 임금·단체협상(임단협)을 앞두고 노동조합 간 교섭 주도권을 둘러싼 갈등이 커지고 있다. 반도체를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과 모바일·가전 등을 맡는 디바이스경험(DX) 부문 간 실적 격차가 확대되면서 교섭대표노조 선정과 공동교섭 여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지부(초기업노조)는 29~30일 정책위원회의를 열고 2027년 임단협 요구안 마련에 나선다.
초기업노조는 15일 삼성전자 노동조합 동행(동행노조)과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에 공문을 보내 교섭 요구안을 서면으로 제출해 달라고 요청했다. 12월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서 교섭대표노조로 선정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공정대표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다른 노조의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동행노조와 전삼노는 교섭대표노조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특정 노조가 다른 노조에 요구안 제출을 요청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입장이다.
동행노조는 초기업노조의 요청을 거부하는 내용의 공문을 전달할 계획이다. 전삼노 역시 현시점에서 특정 노동조합을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 전제해 2027년 교섭 요구안을 제출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 간 갈등의 핵심은 교섭대표 선정과 DS·DX 부문의 이해관계 차이다. 현재 초기업노조 조합원은 약 5만3000명으로 삼성전자 내 최대 규모다. 동행노조와 전삼노는 각각 약 3만1000명, 2만4000명의 조합원을 확보하고 있다.
삼성전자 노조들은 사측과 교섭하기 전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거쳐야 한다. 자율적으로 교섭대표를 정하지 못하면 법정 절차에 따라 과반수노조 여부 등을 확인해 교섭대표노조를 선정하게 된다.
초기업노조는 자신들이 과반수노조 지위를 확보하고 있다고 판단해 교섭대표 선정을 자신하고 있다. 앞서 조합원 투표를 통해 DS 부문 중심 노조로의 전환을 선언하고 내년 임금협상에서 DX 부문과 분리해 DS 부문의 목소리를 대변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반면 DX 부문 중심의 동행노조는 공동교섭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올해 5월 삼성전자 노사가 체결한 임금협상에서 DX 부문 구성원들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했다며 DS와 DX가 함께 참여하는 교섭 구조를 요구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