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 6개월 법정 공방 끝 승소…노조 파업 일정 재검토

입력 2026-10-17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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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1심 3개서 9개 공정으로 쟁의행위 금지 확대
회사 “재판부 판단 감사”…노조 “단체행동 계획 유지”
21일 집회 취소·26일 총파업 일정 변경 가능성

▲삼성바이오로직스 4공장 전경 (사진제공=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로직스 4공장 전경 (사진제공=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약 6개월간 이어진 노동조합과의 법정 공방에서 유리한 결과를 얻으면서 노사 갈등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법원이 바이오의약품 핵심 생산공정 9곳 모두에 대한 쟁의행위를 제한하면서 노조의 파업 전략에도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노조는 단체행동 방침을 유지하고 있지만 당초 예고한 총파업 일정까지 재검토하고 있어 향후 노사 협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16일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 인천재판부 제1민사부는 이날 회사가 신청한 9개 생산공정 전체를 원료와 제품의 변질 또는 부패를 방지하기 위한 ‘보안작업’으로 인정했다. 이에 따라 해당 공정은 쟁의행위 기간에도 평상시와 동일한 인력과 가동시간, 가동 규모를 유지해야 한다.

쟁의행위가 금지된 공정은 △플라스크 배양 △배양기 배양 △회수 △배지 제조·공급 △크로마토그래피 △바이러스 여과 △농축 및 버퍼 교환 △원액 충전 △버퍼 제조·공급 등 9개다.

이번 결정은 4월부터 약 6개월간 이어진 법정 공방의 결과다. 앞서 4월 23일 인천지법은 회사가 신청한 9개 공정 가운데 농축 및 버퍼 교환, 원액 충전, 버퍼 제조·공급 등 3개 공정에 대해서만 쟁의행위를 금지했다. 회사는 나머지 6개 공정도 보호 대상에 포함돼야 한다며 즉시 항고했고, 6월 5일 첫 심문이 진행됐다.

쟁점은 바이오의약품 생산공정 전체를 노동조합법상 보안작업으로 볼 수 있는지였다. 노동조합법 제38조 제2항은 작업시설의 손상이나 원료·제품의 변질·부패를 방지하기 위한 작업은 쟁의행위 기간에도 정상적으로 수행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바이오의약품은 살아있는 세포를 다루는 연속공정으로 일부 작업이 중단되면 세포 사멸이나 제품 변질로 이어진다. 회사는 이러한 특성을 고려해 전체 공정의 보호가 필요하다고 주장해 왔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번 결정에 대해 “재판부의 현명한 판단에 감사드린다”며 “상생의 노사 관계를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반면 노조는 이번 결정이 파업을 전면적으로 제한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노조는 “파업 돌입 시점부터 신규 생산 배치의 시작은 여전히 중단할 수 있다. 결정문에도 파업 효과가 지연돼 나타날 뿐 사라지지 않는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며 “기존과 다른 전략이 필요할 뿐 단체행동 실행 계획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파업의 즉각적인 효과가 제한되는 점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나타냈다.

한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핵심 생산공정인 9개 공정에 대한 쟁의행위가 제한되면서 노조가 사실상 준법투쟁 형태로 단체행동을 이어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이외 공정에서도 작업 지연 등을 통해 생산 일정에 영향을 줄 수 있겠지만 핵심 공정에 비하면 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사는 임금 인상과 성과급 등을 둘러싸고 갈등을 이어왔다. 이달 1일 진행된 3차 사후조정에서도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노조는 고정급 인상과 영업이익에 연동한 성과급 지급 등을 요구하지만 회사는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양측의 입장 차이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노조는 3주간의 총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다만 이번 법원 결정으로 총파업 일정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노조 관계자는 “결정문에 대한 조합원들의 이해와 파업 전략 변경이 필요해 21일 예정된 집회를 취소하고 내부 소통을 위한 라이브 방송으로 대체할 계획”이라며 “26일로 예정된 파업 시작일도 변경될 가능성이 크지만 구체적인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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