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이사회, TPG 지분 유동화 중심 상장 구조 반대
업계 "회수 노력 입증 중요"…선관주의 의무 부각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 텍사스퍼시픽그룹(TPG)이 카카오모빌리티(이하 카모)의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상장을 추진하는 가운데 그 배경에 투자자(LP)에 대한 책임 부담도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카모의 기업공개(IPO)가 불투명한 가운데 투자 기간이 9년째에 접어든 만큼 TPG가 회수 성과뿐 아니라 투자금 회수를 위해 충분한 노력을 기울였다는 점을 입증할 필요성이 커졌다는 평가다.
1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TPG가 추진하는 카모 미국 ADR 상장은 최대주주인 카카오 반대에 부딪히면서 난항을 겪고 있다. 카카오는 지난달 22일 이사회를 열고 TPG의 지분 유동화에 초점이 맞춰진 ADR 상장 구조에 반대하기로 결정했다. 카카오와 일반주주에게 돌아가는 경제적 편익이 부족하고, 중복상장에 따른 기업가치 할인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시장에서도 최대주주인 카카오가 반대 입장을 공식화한 만큼 현행 구조로 ADR 상장을 성사시키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TPG는 2017년 카모에 처음 투자한 이후 2021년 추가 투자를 단행했다. 당초 IPO 등을 통한 투자금 회수를 추진했지만, 국내 상장 일정이 지연되면서 새로운 회수 방안을 모색해왔다.
한편, 카모 실적은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카모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7393억원으로 전년 대비 9.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930억원에서 1155억원으로 24.2% 늘었다. 영업이익률도 2023년 6.4%에서 2024년 13.8%, 지난해 15.6%로 상승했다. 올해 들어서도 성장세가 이어졌다.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은 380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6%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449억원에서 681억원으로 51.7% 늘었다. 같은 기간 순이익도 191억원에서 593억원으로 세 배 이상 증가했다.
실적 개선에도 투자금 회수가 지연되면서 TPG 부담은 커지고 있다. 기업가치가 성장하더라도 실제 투자금을 회수하려면 IPO나 지분 매각 등 유동화 수단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카모처럼 최대주주와 재무적투자자(FI)의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경우 실적 성장만으로 회수 문제가 해결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IB 업계에서는 TPG가 카카오 반대에도 ADR 상장 관련 절차를 추진하는 배경에 LP에 대한 책임 문제도 작용할 수 있다고 본다. PEF 운용사는 투자자금을 운용하고 회수하는 과정에서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 의무인 선관주의 의무를 부담한다. 투자금 회수가 장기간 지연될 경우 운용사가 어떤 회수 방안을 검토했고, 이를 실행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가 향후 LP와의 협의 과정에서 중요한 판단 요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IB 업계 관계자는 “운용사 입장에서는 투자금 회수가 어려워지더라도 가능한 방안을 충분히 검토하고 추진했다는 점이 중요하다”며 “회수가 장기간 지연되면 LP들이 운용사의 책임을 문제 삼을 가능성도 있어 회수 노력을 입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결국 TPG가 카카오와의 이견을 좁히고 실질적인 투자금 회수 방안을 마련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또 다른 IB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의 협조 없이 ADR 상장을 추진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기존 상장 구조를 수정해 합의점을 찾거나 지분 매각 등 다른 회수 방안을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