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재난 피해 커지는데 보험 보장은 '빈틈'…“지수형 보험 확대해야”

입력 2026-10-13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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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연구원, 자연재해 위험관리ㆍ기후보험 세미나 개최
“정부가 초기 위험 분담하고 민간 보험시장으로 이전해야”

▲김헌수 보험연구원장이 13일 서울 여의도 보험연구원 컨퍼런스룸에서 열린 '기후위기 시대, 자연재해 위험관리와 기후보험' 세미나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권현원 기자)
▲김헌수 보험연구원장이 13일 서울 여의도 보험연구원 컨퍼런스룸에서 열린 '기후위기 시대, 자연재해 위험관리와 기후보험' 세미나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권현원 기자)

기후위기로 폭염과 집중호우 등 자연재해 피해가 커지면서 기존 보험의 보장 사각지대를 줄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기온이나 강수량이 일정 기준을 넘으면 보험금을 지급하는 '지수형 보험'을 확대하고, 재해 예방 노력을 보험료에 반영하는 등 보험산업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13일 보험연구원은 서울 여의도에서 '기후위기 시대, 자연재해 위험관리와 기후보험'을 주제로 세미나를 열고 기후재난에 대응하기 위한 보험산업의 역할과 제도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발표에 나선 한진현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자연재해로 발생한 경제적 손실 가운데 보험이나 공적 지원으로 보상받지 못하는 '보장 공백'을 줄이기 위해 지수형 보험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수형 보험은 실제 피해액을 일일이 조사하는 대신 기온이나 강수량 등 미리 정한 지표가 특정 기준에 도달하면 약정된 보험금을 지급하는 상품이다. 기존 실손형 보험보다 보험금 지급이 빠르고 절차가 간단하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실제 피해 규모와 지급 보험금 사이에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는 한계도 있다.

한 연구위원은 특히 재난 발생 직후 신속한 지원이 필요한 기후취약계층에 지수형 보험이 효과적인 보장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도 관련 상품이 도입되고 있다. 경기도는 전체 도민을 대상으로 폭염과 한파 등에 따른 피해를 보장하는 기후보험을 운영하면서 취약계층에 추가 보장을 제공하고 있다. 제주도는 폭염으로 작업이 중단된 건설 일용직 노동자의 소득 손실을 보상하는 지수형 보험을 도입했다.

기후보험 시장을 키우기 위한 정부와 민간의 역할 분담도 주요 과제로 제시됐다. 시장 형성 초기에는 정부가 시범사업 등을 통해 지원하되 장기적으로는 민간 보험사가 위험을 인수하는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연구위원은 "처음에는 정부가 시범사업을 통해 위험을 인수하되 궁극적으로는 민간시장이 받아들이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정부가 보유한 기후 관련 데이터를 보험업계와 공유하고, 보험사는 이를 위험 평가와 상품 개발에 활용하는 협력체계도 제안했다.

자연재해 피해가 발생한 뒤 보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사전 예방에 대한 투자를 늘려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남경훈 한국화재보험협회 박사는 최근 주요 자연재해 6개 사건에서 발생한 복구비용이 재산 피해액의 1.7~3.2배에 달했다고 설명했다. 피해가 발생한 이후 복구하는 데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 만큼 사전 예방 중심으로 위험관리체계를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침수 방지를 위한 차수판 설치나 방재시설 개선 등 예방 조치로 재해 위험을 낮춘 경우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방안이 제시됐다. 예방 효과를 객관적으로 평가해 보험료와 보험 인수 조건에 반영하면 기업과 개인의 자발적인 방재 투자를 유도할 수 있다는 취지다.

남 박사는 "사후 개선·복구 투자를 사전 예방 투자로 전환해 피해 규모와 재정 부담을 함께 줄여야 한다"며 "예방 효과를 측정하고 검증하는 체계를 마련해 보험료 할인과 인수 조건의 근거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헌수 보험연구원 원장은 "보험산업이 사회안전망을 강화하고 정부의 재해 복구 지원 기능을 보완하는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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