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체코 공장 HEV·PHEV 비중 38%
기아 슬로바키아 공장 연산 35만대 체제
현지 증산·국내 수출 사이 공급 전략 고심

유럽연합(EU)이 하이브리드차 수입 제한에 나서면서 현대자동차·기아의 유럽 생산 전략이 시험대에 올랐다. 중국산 차량을 겨냥한 규제가 한국산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어느 국가에서 생산하느냐가 판매 경쟁력을 좌우할 변수로 떠올랐다. 유럽 현지 생산 차량은 수입 규제 부담을 피할 수 있지만 국내 생산 차량은 국가별 수입 한도에 따라 수출이 제약될 수 있기 때문이다.
13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유럽 현지 공장과 국내 생산시설을 활용해 유럽 시장에 차량을 공급하고 있다. 현대차는 체코 노쇼비체, 기아는 슬로바키아 질리나에 생산 거점을 두고 있다. 두 공장 모두 유럽 시장의 주력 차종인 하이브리드차를 생산하고 있어 향후 통상 환경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갖췄다는 평가다.
현대차 체코 공장은 지난해 총 27만6175대를 생산했다. 이 가운데 투싼이 전체의 76%를 차지했고 투싼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전체 생산량의 38%에 달했다. 단순 계산하면 약 10만5000대 규모다. 코나 일렉트릭까지 포함한 전동화 차량 비중은 절반을 넘었다. 현지 공장에서 이미 상당한 하이브리드 생산 능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의미다.
기아 역시 슬로바키아 공장을 중심으로 유럽 생산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연간 생산능력은 약 35만 대로 스포티지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비롯해 EV4와 EV2 등을 생산한다. 지난해 생산량은 약 30만 대다. 앞서 기아는 전기차 생산을 위해 현지 공장 설비를 현대화하는 등 2억유로(약 3000억원) 이상을 투자했다. 유럽 시장의 전동화 수요 변화에 맞춰 생산 차종을 조정하고 공급 능력을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현지 생산이 확대될수록 국내 공장과의 물량 배분은 새로운 과제가 된다. 현대차·기아는 국내 생산시설에서도 유럽 수출용 차량을 공급하는 만큼 하이브리드 수입 쿼터가 한국산에 적용될 경우 차종별 생산 계획을 재검토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 현지 공장의 생산 물량을 늘리면 통상 부담은 줄일 수 있지만 생산라인 전환과 부품 조달, 물류 체계 조정에 따른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중국 업체들의 유럽 현지화도 변수다. 비야디(BYD)는 헝가리, 체리는 스페인 등에서 생산 기반을 확보하며 수입 규제에 대응하고 있다. 중국산 차량에 대한 무역장벽이 높아지더라도 유럽 현지 생산을 통해 판매를 확대할 수 있는 구조다. 현대차·기아가 중국차 규제에 따른 반사이익에만 의존하기 어려운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관건은 EU의 국가별 수입 한도와 예외 적용 기준이다. 한국산 차량에 대한 규제 수준에 따라 현대차·기아의 유럽 현지 생산 확대 필요성도 달라질 전망"이라며 "국내 수출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유럽 현지 생산의 효율성을 높이는 공급 전략이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