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만 키우는데 선순환 가능한가"⋯'밴드 붐', 흥행 다음을 묻다 [록페, 무대 밖으로 ④]

입력 2026-10-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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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성 롤링홀 대표. (사진제공=롤링홀)
▲김천성 롤링홀 대표. (사진제공=롤링홀)

밴드 음악 시장의 외연이 넓어지는 가운데, 그 성장을 신인 육성과 공연장 활성화, 해외 진출로 연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최근 서울시 마포구 롤링홀 사무실에서 본지와 만난 김천성 롤링홀 대표는 밴드 음악 시장의 성장세를 체감하고 있다면서도 라이브 클럽부터 대형 페스티벌, 해외 무대까지 이어지는 생태계의 선순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음악을 하려는 뮤지션들과 대중의 눈에도 돋보이는 아티스트들이 많아졌다"며 "다양한 음악을 접할 수 있는 온라인 환경과 기존 뮤지션들의 성장이 맞물리면서 밴드 음악에 관심을 갖는 관객도 늘어나고 있다"고 짚었다. 대형 기획사의 밴드 제작과 오디션 프로그램 확대 역시 시장이 커지는 흐름으로 평가했다.

이러한 성장을 지속하려면 뮤지션이 출발하고 경험을 쌓는 작은 무대의 역할도 함께 살펴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롤링홀은 신인들이 공연을 통해 실력을 다지고 관객을 만나며 더 큰 무대로 향하는 공간이다. 대형 팬덤을 보유한 뮤지션에게는 애정 어린 고향과도 같다.

'사운드플래닛페스티벌'은 이러한 공연장의 역사를 더 큰 무대로 확장한 행사다. 당초 롤링홀 25주년을 기념해 페스티벌을 준비했지만 코로나19로 개최하지 못했고, 이후 30주년을 계기로 지난해 첫 행사를 열었다. 롤링홀과 인연을 맺어온 뮤지션들이 섭외의 중심이 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는 "롤링홀의 30주년을 축하하는 페스티벌이긴 하지만 서사를 담고 싶은 페스티벌을 만들고 싶었다"며 "과거부터 현재와 앞으로 우리가 가야 할 롤링홀의 길을 좀 더 큰 무대로 세운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인을 조명하는 무대는 그 연장선에 있다. 김 대표는 페스티벌 기간 유명 뮤지션들이 출연하는 무대보다 신인 무대에 가장 오래 머물렀다. 지금 작은 무대에 서는 뮤지션들이 몇 년 뒤 더 큰 무대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신인 무대를 무료로 운영한 것도 관객과 만날 기회를 넓히기 위한 선택이었다.

그는 "신인들한테는 많은 기회와 노출이 필요하다"며 "그 무대만은 누구나 다 볼 수 있게 무료로 운영했다"고 말했다. 신인 무대를 꾸준히 유지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그게 없다면 롤링홀의 서사도 없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김천성 롤링홀 대표. (사진제공=롤링홀)
▲김천성 롤링홀 대표. (사진제공=롤링홀)

다만 신인을 발굴하는 공간이 시장 성장의 성과를 충분히 누리지 못하는 점은 만만찮은 과제다. 밴드의 인기가 높아지고 더 큰 공연장으로 진출하는 뮤지션이 늘어나도, 현장의 라이브 클럽은 여전히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실정이다.

김 대표는 "밴드 시장이 커진 것 같지만 최일선에서 일하는 라이브 클럽 관계자들은 모두 '붐'을 체감하지 못한다"며 "원인을 생각해 보면 순환이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신인만 키워내고 있는 것"이라고 짚었다.

그는 성장한 뮤지션이 출발했던 공간과 관계를 이어가는 것을 선순환의 한 방법으로 제시했다. 작은 공연장에서 신인을 발굴하고, 이들이 성장한 뒤 다시 그 공간에서 관객을 만나는 흐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고향에 돌아와 차 한 잔 마신다고 표현하고 싶다"며 "가령 일본 밴드 시장의 경우 출신지에 대한 자부심이 엄청나다"고 짚었다. 실로 일본 도쿄의 시모키타자와와 고엔지는 소규모 공연장인 라이브하우스가 밀집해 음악문화가 발달한 지역으로 꼽힌다.

음악적 교류도 이러한 연결을 넓히는 축으로 봤다. 김 대표는 인디와 메이저, 선배와 후배를 구분하기보다 서로의 음악과 경험을 주고받는 기회를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배 뮤지션의 공연에 신인이 함께 서는 경험은 새로운 관객을 만나는 통로이자 성장의 동기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대형 기획사 출신 밴드에 대해서도 "제일 중요한 건 뮤지션의 음악과 실력"이라며 출신보다 음악을 중심으로 교류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류의 범위는 해외로도 넓히고 있다. 사운드플래닛페스티벌은 일본 유명 페스티벌 서머소닉과 신인 발굴 프로그램을 연계, 양국의 신인들이 서로의 무대에 서는 교류를 진행했다. 다만 김 대표는 해외 무대에 한 차례 출연하는 데 그쳐서는 실질적인 진출로 이어지기 어렵다고 봤다.

김 대표는 "단발성에 그치지 않아야 한다"며 "사운드플래닛페스티벌이 실질적으로 해외에 진출하는 게 큰 목표"라고 힘줘 말했다. 해외 아티스트의 참여를 확대하는 한편 해외 파트너와의 협력 가능성도 논의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올해는 해외 관객 유입에서도 사업 확장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사운드플래닛페스티벌 측에 따르면 이번 행사의 외국인 관객 비중은 약 20%로 나타났으며, 일본과 중국 관객이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를 뒷받침할 정책으로는 페스티벌 지식재산권(IP)에 대한 집중 육성 사업을 제시했다. 김 대표는 "괜찮은 IP가 세계로 나갈 수 있게 하는 것도 좋은 역할"이라며 "단발성으로 지원해 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집중 육성이 필요하다. 금전적인 지원만큼이나 행정적인 지원, 국가별 교류에 대한 매칭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짚었다. 신인 육성과 공연장 활성화, 해외 진출을 하나의 성장 경로로 연결해야 한다는 취지다.

내년 페스티벌을 위한 준비에는 일찌감치 돌입했다. 김 대표는 "미국 등 세계 각지의 훌륭한 아티스트와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고 귀띔하며 "라인업으로 깜짝 놀라게 하겠다는 목표다. 수많은 관객의 만족도를 끌어올릴 수 있도록 안정적인 운영에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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