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 너머] 삼성바이오로직스 2차 파업, 글로벌 수주 신뢰 흔든다

입력 2026-10-0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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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시장에서 고객이 맡기는 것은 생산 물량만이 아니다. 정해진 시기에 일정한 품질의 의약품을 공급할 수 있다는 믿음도 함께 맡긴다. 공장을 세우는 데 자본이 필요하다면, 그 공장을 채울 고객을 확보하는 데는 신뢰가 필요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노사 갈등을 단순한 성과급 다툼으로 보기 어려운 이유다.

10개월간 노사간 교섭이 이어졌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노동조합은 이달 26일부터 3주간 2차 총파업을 예고했다. 노조는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으로 배분하는 방안 등을 요구한다. 성장의 성과를 나누자는 취지는 이해할 수 있다. 다만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지속적으로 배분하는 체계는 투자와 미래 고용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기업 실적은 노동자의 노력뿐 아니라 축적된 기술과 설비 투자, 고객 확보, 시장 수요가 맞물린 결과다. 합당한 보상만큼 다음 성장을 위한 재투자도 중요하다. 오늘의 몫에만 집중하면 보상의 기반 자체가 약해질 수 있다.

노조는 2대 주주인 삼성전자에도 단체교섭을 요구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실질적으로 지배·결정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사안을 결정했는지는 충분히 설명되지 않았다. 다른 계열사를 교섭 테이블로 불러들이는 일이 해법을 위한 것인지, 압박 대상을 넓히려는 것인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노조는 회사의 유상증자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박재성 노조위원장 겸 우리사주조합장은 노사분규에 따른 사업 불확실성을 이유로 금융당국과 한국거래소에 청약 일정 보류와 재검토를 요청했다. 노사 갈등이 임금·성과급 교섭을 넘어 회사의 자금조달 계획으로까지 번진 셈이다.

노조는 6일 사내 유인물에 대표이사를 향한 인신공격성 표현과 사진을 실었다. 노동자의 요구를 알리고 협상력을 높이는 과정에서도 상대를 모욕하는 방식은 교섭 문화를 해친다. 노사 간 이견이 클수록 대화의 기본을 지키는 일이 중요하다.

파업은 노동자의 권리다. 그러나 파업으로 얻을 실익과 잃을 경쟁력을 따져보는 일도 노조의 책임이다. 고객 신뢰가 흔들리면 그 여파는 주주와 협력사를 넘어 조합원의 일자리와 미래 보상에도 돌아온다. 눈앞의 몫을 늘리려다 앞으로 나눌 몫 자체를 잃어서는 안 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지켜야 할 것은 협상의 승패를 넘어 세계 시장에서 쌓아온 신뢰와 다음 성장의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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