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서 수주전 뛰는 삼성바이오…노조는 2차 파업으로 ‘발목’

입력 2026-10-07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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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 갈등 6개월 장기화…여전히 ‘평행선’
노조, 삼성전자에 교섭 요구·2차 파업 예고
회사는 해외 행사에서 글로벌 수주에 전력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글로벌 위탁개발생산(CDMO) 수주 확대를 위해 해외 제약·바이오 행사에 잇달아 참가하는 가운데 노사 갈등이 장기화되고 있다. 노동조합은 이달 말 2차 총파업을 예고한 데 이어 2대 주주인 삼성전자에 단체교섭까지 요구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노동조합은 이달 26일부터 3주간 2차 총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노조는 이달 1일 열린 3차 사후조정에서도 합의에 이르지 못하자 파업 계획을 밝혔다. 올해 5월 1일부터 닷새간 진행한 1차 총파업 이후 약 6개월 만이다. 노조는 4월 부분 파업을 시작으로 1차 총파업과 연장·휴일근무 거부 등 준법투쟁을 이어왔다.

노사 협상은 6개월 넘게 접점을 찾지 못하는 중이다. 사측은 기본급 6.2% 인상과 일시금 등을 제시했지만 노조는 기본급 9.5% 인상과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으로 지급할 것 등을 요구했다. 지난달부터 노동위원회에서 세 차례 사후조정을 진행했지만 1일 열린 3차 조정에서도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사측은 노조의 요구 수준이 과도하다는 입장이다.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최근 임직원에게 보낸 메일에서 회사가 가능한 범위에서 최선의 합의안을 제시했지만 노조가 기존 요구를 고수했다고 밝혔다. 반면 노조는 사측이 협상 결렬의 책임을 노조에 돌리고 있다며 맞섰다.

갈등은 삼성전자로도 번졌다. 노조는 3일 삼성전자에 인사·보상제도와 관련한 단체교섭을 공식 요구했다. 삼성전자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인사제도 공통 기준과 평가·직급 요건, 핵심 인력 선발 및 보상 수준 등에 관여해 온 만큼 근로조건을 실질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사용자에 해당한다는 주장이다. 노조는 삼성전자가 교섭 요구에 응하지 않을 경우 노동위원회를 통해 사용자성 판단을 구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가 실제 교섭 의무를 지는지는 향후 쟁점이 될 전망이다. 올해 3월 시행된 개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은 근로계약을 직접 체결하지 않았더라도 근로조건을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경우 해당 범위에서 사용자로 인정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가 삼성바이오로직스 직원의 인사·보상제도에 어느 정도 실질적으로 관여했는지가 사용자성 판단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노조가 삼성전자까지 교섭 대상으로 확대한 것을 두고 비판적인 목소리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2대 주주라는 이유로 삼성전자를 교섭 테이블에 끌어들이려는 것은 노동법의 원칙을 무시한 것”이라며 “결국 2차 총파업의 효과를 높이고 사측으로부터 최대한의 양보를 뜯어내겠다는 꼼수”라고 말했다.

노사 갈등은 실적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5월 1차 총파업 당시 파업에 따른 손실 규모를 약 1500억원으로 추산했다. 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이 발생한 만큼 관련 매출 영향은 3분기 실적에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가에서도 파업 영향이 3분기에 나타날 것으로 전망한다.

이런 상황에서도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수주 확대에 전력을 쏟고 있다. 회사는 이달 이탈리아와 일본, 미국에서 열리는 글로벌 제약·바이오 행사에 잇달아 참가한다. 6~8일 이탈리아 ‘CPHI 밀란 2026’을 시작으로 7~9일 일본 ‘바이오 재팬 2026’, 12~15일 미국 ‘월드 ADC 샌디에이고’에서 글로벌 고객사 확보에 나선다. 28~30일에는 국내에서 열리는 ‘바이오플러스-인터펙스 코리아 2026’에도 참가한다.

상반기에도 글로벌 수주 활동을 이어갔다. 세계 최대 제약·바이오 투자 행사인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10년 연속 메인 행사장인 그랜드볼룸 발표 기업으로 나섰고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바이오USA)’에서는 14년 연속 단독 부스를 운영했다. 글로벌 수주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2차 총파업을 앞두고 노사 갈등을 해소하는 것이 과제로 남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회사는 여전히 대화를 통해 이번 임‧단협을 마무리하려는 의지를 갖고 있다”며 “조합의 합리적인 결정을 기대하며 앞으로도 항상 대화 채널을 열어두고 전향적 합의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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