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밀도 정상인데…빈혈·적혈구 이상 있으면 골절 위험 ‘쑥’

입력 2026-10-06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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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성모병원·스탠퍼드 연구팀, UK 바이오뱅크 41만8959명 분석
적혈구분포폭·평균적혈구용적 위험 신호 확인
하정훈 서울성모병원 교수, ASBMR 우수 중견 연구자 선정

▲하정훈 서울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사진제공=서울성모병원)
▲하정훈 서울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사진제공=서울성모병원)

건강검진 시 골밀도가 정상으로 확인되더라도 피검사 결과에서 향후 뼈 건강과 골절 위험 신호가 나타날 수 있다는 대규모 연구 결과가 나왔다.

6일 하정훈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교수와 조이 우(Joy Y. Wu)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공동 연구팀은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 참여자 41만8959명을 중앙값 13.2년간 추적 분석한 결과, 적혈구분포폭(Red Cell Distribution Width)과 평균적혈구용적(Mean Corpuscular Volume)이 높거나 빈혈이 있는 경우에는 골밀도와 무관하게 골절 위험이 독립적으로 높아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골다공증성 골절은 대부분 전조 증상 없이 발생하기 때문에 첫 골절이 일어나기 전 고위험군을 미리 찾아내는 일이 중요하다. 골밀도 검사 수치가 정상이면 안심하기 쉽지만, 실제 임상 현장에서는 골밀도가 양호한데도 가벼운 충격에 뼈가 부러지는 환자들이 적지 않다. 이는 뼈의 단단한 ‘양’만 측정하는 기존 검사 방식으로는 확인하기 어려운 ‘뼈의 질적 저하’까지 포괄적으로 잡아내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피를 만드는 조혈 세포와 뼈를 형성하는 골조직이 골수라는 하나의 미세환경을 공유하며 긴밀히 소통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전 골절 병력이 없는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 참여자 41만8959명을 중앙값 13.2년간 장기 추적 분석한 결과, 추적 기간 동안 총 1만6466건의 골절이 발생했다.

분석 결과 적혈구분포폭과 평균적혈구용적이 높거나 빈혈이 있는 경우 골절 위험이 유의미하게 높았다. 특히 골밀도 자료가 있는 3만6549명을 별도로 분리해 정밀 분석한 결과에서도 혈액학적 이상과 골절 위험의 연관성은 골밀도 차이만으로는 설명되지 않았다. 골밀도가 정상 범위라도 혈액 지표에 이상이 있으면 골절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사실을 대규모 빅데이터로 뒷받침한 것이다.

하 교수는 이번 연구 성과를 인정받아 미국골대사학회(ASBMR) 2026 연례학술대회 구연 발표자로 선정됐으며, 우수 중견 연구자에게 주어지는 ‘Mid-Career Faculty Travel Grant’ 수혜자로도 이름을 올렸다.

하 교수는 “이번 연구는 대규모 인구집단을 장기간 추적해 혈액 지표와 골절 위험의 연관성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이런 위험이 골밀도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독립적인 요인임을 입증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라며 “정기 검진에서 지속적인 빈혈이나 적혈구분포폭·평균적혈구용적 이상이 관찰된다면 골밀도가 정상이더라도 뼈 건강과 낙상 예방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앞서 연구팀은 혈액학적 지표와 골대사 간 상호작용의 생리학적 기전을 별도의 종설로 정리해 대한내분비학회 국제학술지 ‘엔도크리놀로지 앤드 메타볼리즘(Endocrinology and Metabolism)’에 2025년 게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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