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현실' 못 담는 IMF 새 모형⋯韓 적정 경상수지 주요국 중 '최대 급락'

입력 2026-10-0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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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구조 모형 개편 시 적정 경상수지 1.1%p 하락⋯26개국 중 하락폭 1위
내년 '초과조정 NFA' 도입 시 갭 추가 확대⋯"대외 오해 선제적 차단해야"

▲반도체 호황이 이어지며 올해 5월 경상수지가 386억1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사상 최대 규모다. 사진은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 모습. 신태현 기자 holjjak@
▲반도체 호황이 이어지며 올해 5월 경상수지가 386억1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사상 최대 규모다. 사진은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 모습. 신태현 기자 holjjak@

국제통화기금(IMF)의 대외 평가지표 개편으로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에 부합하는 '적정 경상수지'가 주요국 중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급격한 고령화 등 인구구조 변화와 반도체 호황 속 실제 경상수지와의 괴리를 나타내는 경상수지 갭이 전년 대비 2%포인트(p) 이상 뛴 결과다. 내년으로 예정된 추가 개편안 역시 우리나라 적정 경상수지를 낮출 것으로 전망됐다.

6일 한국은행 국제금융연구팀이 발표한 BOK 이슈노트 'IMF EBA 모형 개편이 우리나라 경상수지 평가에 미치는 영향'에 따르면 IMF는 올해 7월 대외부문 평가보고서(ESR 2026)에서 한국의 2025년 경상수지 흑자를 중기 균형 수준을 '상회(stronger)'한다고 평가했다. 이는 직전 평가인 "대체로 부합(broadly in line)"에서 두 단계 상향된 것으로, 한국이 '상회' 등급을 받은 것은 2016년 평가 이후 9년 만이다.

우리나라의 평가 등급이 급격히 상승한 배경에는 IMF의 외부불균형평가(EBA) 모형 개편이 자리 잡고 있다.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경상수지는 5.3%에서 6.6%로 상승했지만 EBA 모형이 산출한 적정 경상수지는 기존 4.7%에서 3.3%로 1.4%p 낮아졌다. 이에 따라 실제 경상수지와 적정 수준 간의 차이를 뜻하는 경상수지 갭 역시 0.8%에서 3.1%(IMF의 정성적 조정을 반영할 경우 2.5%)로 2%p 이상 뛰었다.

보고서를 작성한 김민 과장은 "우리나라의 대외부문 경상수지가 확대된 것과는 별개로, IMF 자체 모형이 개편되면서 우리나라의 평가 등급이 상향된 측면이 크다"며 "경상수지 갭 확대분의 약 60%가 적정 경상수지 감소에 기인하는데, 그중 대부분이 인구구조 부문 개편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모형 개편에 따른 적정 경상수지 변화 및 잔차 변화 비교표 (사진제공=한국은행)
▲모형 개편에 따른 적정 경상수지 변화 및 잔차 변화 비교표 (사진제공=한국은행)

실제 한은이 경상수지 인구구조 부문 개편의 순수 효과만을 중심으로 분석한 결과 한국의 적정 경상수지 감소폭(-1.10%p)은 평가 대상 26개국 중 가장 컸다. 특히 모형 개편으로 확대된 경상수지 갭의 94%는 재정이나 외환 등 정책 변수가 아니라 모델이 설명하지 못하는 '회귀 잔차'의 증가로 채워졌다. 잔차 변화폭(1.03%p) 역시 26개국 가운데 1위로, 한국 경제에 대한 모형의 설명력이 현저히 떨어졌음을 나타낸다.

이 같은 괴리는 IMF의 신규 모형이 한국 인구구조의 특성을 반영하지 못한 영향이 크다. 개편된 모형은 은퇴한 고령층이 저축을 헐어 소비한다는 '생애주기 가설'에 기반해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늘수록 국가 순저축과 적정 경상수지가 줄어든다고 본다. 반면 한국은 65세 이상 가구주의 평균저축성향(32.2%)이 전체 가구 평균(30.9%)이나 40대(27.5%)보다 높고, 65세 이상 고용률(39.5%)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위다. 고령층 자산 대부분(83%)이 부동산 등 실물자산에 묶여있어 소비를 위해 저축을 줄이기 어려운 구조적 요인도 존재한다.

특히 '미래' 고령인구 비중 대신 '현재 비중'을 모형 변수로 채택하면서 한국의 가파른 고령화 속도마저 포착하지 못하게 됐다. 한국의 65세 이상 인구 비중은 향후 5년(2024~2029년)간 4.9%p 상승해 주요국 중위값 상승폭의 두 배를 웃돌 것으로 관측된다. 낮은 국민연금 소득대체율(38.9%)과 기금 소진 우려로 근로세대의 예비적 저축 유인이 강한 현실 역시 모형에 담기지 못했다.

IMF의 모형 개편안은 내년에도 예고돼 있다. IMF는 'ESR 2027'부터 과거의 초과 경상수지 흑자 누적분을 차감하는 '초과조정 순대외자산(NFA)' 변수를 도입할 예정이다. 장기 흑자국인 우리나라는 이 개편으로 2026년 경상수지 갭이 0.74%p 추가 확대되고, 적정 경상수지는 2.2%까지 떨어질 것으로 추정된다. 반도체 호황에 올해 경상흑자가 급증할 경우 경상수지 갭은 시나리오에 따라 13.8(비관)~21.1%(낙관)까지 벌어진다. 어느 시나리오를 반영하더라도 최고 등급인 '상당폭 상회(Substantially stronger)'로 직행할 공산이 크다.

이에 대해 김 과장은 "한국의 인구구조적 특수성으로 인해 EBA 모형이 산출하는 적정 경상수지가 과도하게 낮게 도출되고 있다"면서 "대외부문 평가 결과가 주요 교역국과의 부당한 환율 조작 시비나 대외 통상 마찰로 비화하지 않도록 당국의 정교한 대외 설명과 방어 논리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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