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시각] 국토부 장관 앞에 놓인 명확한 과제

입력 2026-10-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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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보다 실행. 부동산 시장 전문가들이 주택시장 안정을 위한 대책이 나올 때마다 강조하는 말이다. 공급 목표를 아무리 크게 제시해도 실제 착공과 입주로 이어지지 않으면 시장의 불안을 잠재우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문제는 이런 지적이 어제오늘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공급대책이 나올 때마다 실행력이 중요하다는 주문이 반복됐고 계획과 현실의 차이도 여러 차례 드러났다.

공공 사전청약은 그 간극을 보여준 사례다. 주택 공급 시점을 앞당겨 시장 불안을 낮추겠다는 취지로 시작됐지만 사업이 늦어지면서 본청약 일정도 잇따라 밀렸다. 2024년 5월 정부는 제도적 한계를 이유로 신규 시행을 중단했다. 공급을 빨리 체감시키려던 제도가 일정 지연으로 오히려 정책 신뢰를 떨어뜨린 셈이다.

석 달 뒤인 2024년 8월에는 8·8 공급대책이 나왔다. 그린벨트 해제와 3기 신도시 물량 확대 등으로 21만 가구를 추가 공급하고 정비사업 신속화 등을 통해 21만7000가구의 착공을 앞당기겠다는 내용이었다. 대책 역시 새로운 물량 확보와 함께 정비사업 신속화와 조기 착공에 상당한 무게를 뒀다.

이후에도 공급대책은 이어졌다. 지난해 9·7 대책은 2030년까지 수도권 135만 가구 신규 착공을 목표로 내걸었다. 올해 1·29 대책에선 도심 유휴부지를 활용한 6만 가구 공급 방안이 나왔고 8·13 대책에선 수도권 23만 가구+α를 추가하기로 했다. 신규 공공택지는 후보지 발표부터 착공까지 걸리는 기간을 68개월에서 37개월로 줄이겠다고 했다.

최근 공급 선행지표에는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국토교통부의 8월 주택통계를 보면 올해 들어 서울의 인허가와 착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늘었다. 다만 준공 물량은 감소했다. 선행지표의 개선을 실제 입주 물량으로 이어가는 일이 여전히 남아 있다는 뜻이다.

주택 공급은 계획을 세우는 것보다 실행하는 일이 훨씬 어렵다. 공공택지는 보상과 인허가, 기반시설 조성을 거쳐야 하고 재건축·재개발은 주민 동의와 사업성, 금융, 각종 심의를 넘어야 한다. 국토부 혼자 속도를 낼 수도 없다. 지방자치단체와 공공기관, 민간 사업자까지 함께 움직여야 한다. 결국, 공급 확대의 성패는 이런 복잡한 이해관계와 절차를 얼마나 빠르게 조율하고 풀어내느냐에 달려 있다.

홍지선 국토부 장관도 자신에게 주어진 과제가 무엇인지 분명히 알고 있는 듯하다. 홍 장관이 취임 후 첫 주택 현장으로 3기 신도시 부천대장을 찾아 “주택공급은 계획보다 실행이 중요하다”고 한 것은 현실 인식을 뚜렷이 보여준다. 지난달 30일 오세훈 서울시장과 만나 공급 확대를 위한 협의체를 가동하기로 하고 이견이 없는 현안부터 속도를 내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제 중요한 것은 이런 움직임이 실제 성과로 이어지는지다. 어느 단계에서 사업이 막혔는지 찾아 풀고 지연이 불가피하다면 이유와 수정 일정을 분명하게 알려야 한다. 공급 정책의 신뢰는 발표한 물량의 크기보다 약속을 얼마나 지켰느냐에서 만들어진다.

국토부 장관 앞에 놓인 과제는 그래서 명확하다. 그럴듯한 청사진을 하나 더 만드는 것보다 이미 발표한 계획을 예정대로 움직이는 일이다. 살아나기 시작한 인허가·착공 흐름을 준공과 입주까지 이어가야 한다. 홍 장관이 취임 직후 꺼낸 ‘계획보다 실행’이 말에 그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그보다 중요한 일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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