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수입 479조…추경대비 63조↑·오차율 15%
반도체 호황에 법인세 136조 전망…35조 증가
"미래기금 전입 규모·초과세수 활용 방식 미정"

반도체 초호황 등에 힘입어 올해 국세수입이 정부 추경예산 대비 63조원 넘게 더 걷힐 것으로 전망됐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양대 반도체 대기업 영업이익이 폭증하면서 법인세가 예상치를 크게 웃돈 가운데 반도체 특별배당과 증시 호조까지 맞물린 결과다.
정부는 반도체발(發) 대규모 초과세수 활용 방안을 관계부처와 협의 중이다. 국회에 제출된 미래대응기금법에 초과세수를 기금에 전입할 수 있는 근거가 담긴 만큼 향후 처리 방향에 관심이 쏠린다.
30일 재정경제부가 발표한 '2026년 국세수입 재추계'에 따르면 올해 국세수입은 478조6000억원으로 전망됐다. 지난해 국세수입 373조9000억원보다 104조7000억원(28.0%) 늘어난 규모다. 올해 추경예산(415조4000억원) 대비로는 63조2000억원(15.2%) 더 많다.
정부는 세수 오차율을 최종예산을 잣대로 산정하는 만큼 올해 재추게 기준 오차율은 15.2%다. 최종예산 기준 역대 5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오차율은 한국전쟁 시기인 1950년(21.5%)이 가장 높고 1988년(17.6%), 2000년(16.6%), 1989년(15.3%) 순이다.
세수가 대폭 증가한 배경은 반도체다. 반도체 훈풍을 타고 올해 삼성전자·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영업이익이 폭증했다. 반도체 양사 영업이익은 2023년 1조원 적자에서 2024년 56조원, 지난해 91조원, 올해 638조원(잠정)으로 치솟았다. 특히 올해 상반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은 각각 146조7000억원, 98조1000억원으로, 2월 기준 양사 영업이익 시장전망치 79조원, 67조6000억원을 크게 웃돌았다.
이에 따라 법인세는 올해 136조4000억원 걷힐 것으로 전망됐다. 추경예산 대비 35조원 증가한 수치다. 올해 전체 초과세수 과반이 법인세에서 나오는 셈이다. 전년 대비로는 51조8000억원 늘었다.
김병철 재경부 조세총괄정책관은 전날 정부세종청사 브리핑에서 "2월 추경 편성 당시 반도체 양사 영업이익 시장 전망은 146조6000억원인데 상반기 실적은 244조9000억원 정도로 당초 전망보다 70~80% 증가했다"며 "저희도 그렇고 시장 전망하시는 분들도 올해 많이 틀렸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도체와 증시의 온기는 소득세 등 타 세목도 견인했다. 반도체·금융업의 성과급 증가로 근로소득세가 늘고 반도체 기업 특별배당으로 배당소득세도 증가했다. 주택거래 확대에 따른 양도소득세 증가까지 더해져 올해 소득세는 152조4000억원으로 추경 대비 15조6000억원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증권거래세는 작년 3조4000억원에서 올해 12조4000억원(260.9%) 급증할 것으로 전망됐다. 추경 대비로는 1조9000억원(17.7%)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농어촌특별세도 20조3000억원으로 추경 대비 6조7000억원(49.0%)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일평균 증권거래대금은 지난해 하반기 30조8000억원에서 지난 5월 106조2000억원까지 치솟았다. 다만 8월에는 49조6000억원까지 내려오면서 정부는 거래 감소세를 반영해 남은 기간 세수를 추계했다.
세수 증가세도 가파르다. 8월 누계 국세수입은 329조9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9조1000억원 늘었다. 8월 한달에만 55조9000억원이 걷혀 1년 전보다 27조7000억원 증가했다. 이 중 반도체 기업 실적 개선에 따른 법인세 증가분이 23조8000억원에 달했다.
법인세 분납까지 고려하면 향후 들어올 세수도 윤곽이 드러났다는 것이 재경부 설명이다. 8월 중간예납 세액 중 일정금액 이상은 분납이 가능해 일반법인은 9월, 중소기업은 10월에 나머지를 낸다. 정부는 9~10월 법인세도 23조8000억원 더 들어올 것으로 보고 있다. 8월까지 국세증가분 69조1000억원과 합하면 92조9000억원이다.
대규모 초과세수의 쓰임새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정부가 신설을 추진하는 미래대응기금이 변수다. 국회에 제출된 관련 법안에는 초과세수를 미래대응기금에 전입할 수 있는 규정이 담겼다. 다만 전입은 총국세가 아닌 내국세 기준이고 일부 세목을 덜어내야 해서 초과세수 63조2000억원 전액을 기금에 넣는 구조는 아니며 관련 활용 방안은 관계부처와 협의 중이라는 것이 김 정책관의 설명이다. 내년 미래대응기금의 재원이 될 수 있는 초과세수는 56조2000억원 수준으로, 기본 재원인 162조3000억원을 단순 합산하면 220조원에 가까운 재원을 적립할 수 있다.
내년 세입도 반도체가 관건이다. 정부가 편성한 내년 국세수입은 584조4000억원으로 올해 재추계 대비 약 106조원 많다. 올해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의 반도체 기업 실적이 내년 법인세에 반영되는 만큼 최근 영업이익 증가세를 반영해 세입예산을 편성했다고 한다.
김 정책관은 "반도체 기업의 영업이익이 계속 증가하는 상황을 보면 내년 예산안에 적힌 금액 자체가 그렇게 크진 않고 올해와 내년의 증가된 금액이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며 "올해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 반도체 실적도 내년 법인세수로 들어오는 만큼 반도체 기업의 영업이익 증가세를 감안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