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마 "퍼블릭 블록체인 투명성, 기관엔 장벽…온체인 금융에 기밀성 필요"

입력 2026-10-01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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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블릭 블록체인의 ‘투명성’이 오히려 금융기관의 온체인 진입 장벽이 될 수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잔액과 거래 규모, 담보 포지션이 공개되는 구조에서는 금융기관이 요구하는 기밀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완전동형암호(FHE) 기업 자마(Zama)는 암호화된 상태에서도 연산할 수 있는 기술을 해법으로 내세워 이미 7억 달러 이상의 기밀 거래를 처리했으며 실제 금융상품에도 적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29일 카일 오브라이언(Kyle O’Brien) 자마 자본시장·투자자관계 담당 부사장은 이투데이·넥스블록과의 인터뷰에서 퍼블릭 블록체인의 높은 투명성이 금융기관의 진입을 막아왔다고 진단했다. 그는 “바로 이 극단적인 투명성이 실제 금융기관을 관망하게 만든 요인”이라며 “경쟁사가 모든 거래를 실시간으로 지켜볼 수 있다면 은행은 트레이딩북을 운용할 수 없고, 펀드는 포지션을 관리할 수 없으며, 기업 재무부서도 자금을 움직일 수 없다”고 말했다.

오브라이언 부사장은 자마가 만들려는 거래정보 보호 기술을 인터넷의 ‘HTTPS’에 비유했다. 그는 “초기 인터넷은 암호화가 모든 서비스의 기반에서 작동하는 보이지 않는 표준 계층이 되기 전까지 상거래에 안전하지 않았다”며 “퍼블릭 블록체인도 세계의 본격적인 금융 활동을 처리하려면 먼저 같은 계층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FHE는 데이터를 복호화하지 않고 암호화된 상태에서 계산하는 기술이다. 영지식증명(ZK)이 특정 사실의 진위를 증명하는 데 초점을 둔다면 FHE는 암호화된 데이터를 온체인에 유지해 계속 계산할 수 있다. 기밀 대출과 볼트, 거래 스마트컨트랙트 등이 같은 암호화 데이터를 참조하며 연결될 수 있는 이유다. 자마는 FHE와 ZK를 상호 보완 기술로 본다. FHE가 암호화 데이터를 계산하고, ZK 등 검증 기술은 암호 해제 요청의 정당성 등을 확인한다.

규제 대응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감사기관이나 규제기관 등 권한을 부여받은 주체에는 필요한 데이터만 공개할 수 있다. 자마는 지난 7월 블록체인 분석기업 엘립틱(Elliptic)과 컴플라이언스 제휴를 발표했다. 오브라이언 부사장은 "이를 통해 기밀 잔액도 위험 심사가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전했다.

오브라이언 부사장에 따르면 자마 프로토콜은 올해 초 출시 이후 7억 달러 이상의 기밀 거래량을 처리했다. 기밀 예치자산(TVL)은 6000만달러를 넘어섰다. 자마가 모포(Morpho), 스테이크하우스 파이낸셜과 함께 만든 기밀 USDC 수익형 볼트에는 약 4000만달러가 예치됐다. 이 중 약 4분의 3이 암호화된 형태다. 기관은 포지션 규모와 진입 시점, 전략이 공개될 경우 경쟁사의 선행매매나 거래 패턴 분석에 노출될 수 있어 기밀성을 요구한다는 설명이다.

향후 기회가 큰 분야로 구조화 금융상품과 기관 거래, 결제를 꼽았다. 기관 거래에서는 자마가 올해 초 가상자산 트레이딩 기업 GSR과 첫 기관 기밀 장외거래(OTC)를 발표했다. 그는 조금 더 길게 보면 기업 간(B2B) 결제와 급여가 가장 큰 활용처가 될 것으로 봤다. 퍼블릭 블록체인에서는 공급업체 명단과 지급 조건, 현금 보유 현황, 개인별 급여가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는 은행 간 원화 스테이블코인 정산과 증권사의 토큰증권(STP) 대량 거래, 자산운용사의 토큰화 펀드·담보 관리를 활용처로 제시했다. 관련 인프라를 구축하는 초기 단계부터 기밀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은행·증권사가 지분을 가진 거래소와 컴플라이언스·분석 파트너, 언디파인드랩스(Undefined Labs) 등 현지 기업과의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며 “한국에서는 유통 채널을 확대하기 전에 적절한 현지 관계를 구축하는 것부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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