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생 10명 중 3명가량이 과체중이거나 비만인 가운데 학생건강검진에서 이상을 발견해도 진료와 치료로 이어지는 체계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내년부터 검진 대상과 운영 방식이 바뀌는 만큼 검진 이후의 사후관리까지 함께 설계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소아·청소년 비만 국가관리체계 구축’ 정책토론회에서 김재현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 보건통계 이사(분당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학생 건강검사 표본통계상 과체중·비만 학생 비율이 30%에 가까운 수준”이라며 “코로나19 유행 시기에 높아진 비율이 이후 다소 낮아졌지만 유행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교육부의 2025년 학생건강검사 표본 통계에 따르면 과체중 학생 비율에는 큰 변화가 없는 반면 비만 학생 비율은 2017년 13.6%에서 2025년 18.5%로 4.9%포인트(p) 증가했다. 남학생의 과체중·비만 비율이 여학생보다 높았으며, 남녀 간 격차도 2017년 4.4%p에서 2025년 8.8%p까지 확대됐다.
현행 학생건강검진은 학교가 선정한 기관에서 검진을 받고 결과를 학생과 보호자에게 통보하는 방식이다. 김 교수는 이 과정에서 개별 상담이 제한적이고, 이상 소견을 받은 학생이 이후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았는지 확인할 경로도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혈액검사 대상이 비만 학생으로 한정돼 과체중 단계에서 대사 위험을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도 한계로 꼽았다.
정부는 2027년 3월부터 학생건강검진 업무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위탁해 운영할 예정이다. 학생과 학부모가 원하는 검진기관과 시기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검진 결과를 공단의 건강관리 정보와 연계한다. 혈액검사 대상도 비만 학생에서 과체중 학생까지 확대한다.
김 교수는 “과체중을 단순히 통통한 상태로 여기기 쉽지만 비만으로 이어지거나 대사 이상이 나타날 수 있다”며 “이 단계부터 건강 위험을 확인하고 관리할 필요가 있다. 특히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비만이 늘어난다. 비만은 사춘기 이전에 자리 잡는 만큼 선별과 개입은 초등 시기에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용희 대한비만학회 소아청소년 이사(순천향대부천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검진 이후의 공백을 핵심 과제로 꼽았다. 홍 이사는 “학생건강검진을 통해 문제가 있는 아이들은 이미 찾아내고 있다”며 “문제는 발견한 다음 관리와 치료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홍 이사는 학교검진에서 공복혈당이 높게 나왔지만 수개월 뒤에야 상급 의료기관을 찾은 학생, 혈당 이상을 안내받은 뒤 진료로 이어지지 않아 당뇨병성 케토산혈증으로 중환자실 치료를 받은 학생의 사례를 소개하며 “아이와 학교, 의료기관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역할을 했지만 이를 연결하는 체계가 작동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홍 이사는 “개편의 목표가 검진을 더 잘하는 데 머물지 않고, 검진 결과가 건강 행동과 진료로 이어지는 데까지 확장돼야 한다”며 “검진 결과를 통보한 뒤 실제 진료를 받았는지, 치료를 이어가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학생건강검진이 관리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민선 대한비만학회 이사장(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교수)은 “소아·청소년 비만은 당뇨병,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지방간 등 여러 대사질환의 위험을 높일 뿐 아니라 성장기 아이들의 신체적·정서적 건강과 삶의 질에 장기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성질환”이라며 “체중에 대한 낙인이나 차별 없이 아이들의 건강과 자존감을 보호하는 것이 모든 정책의 기본 원칙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