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부터 줄줄 샜다⋯5년간 산업기술 해외유출 107건

입력 2026-09-27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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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핵심기술 유출도 31건⋯반도체 최다
중소기업 피해 64건, 대기업 2배⋯보안 취약고리 드러나

▲중국 창신메모리(CXMT)에 삼성전자·SK하이닉스 기술 유출 사건 범행 개요도. (중앙지검)
▲중국 창신메모리(CXMT)에 삼성전자·SK하이닉스 기술 유출 사건 범행 개요도. (중앙지검)

글로벌 첨단산업 패권 경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국내 핵심 산업기술의 해외 유출이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최근 5년간 적발된 해외 기술유출 사건만 100건을 넘어섰고 특히 한국의 미래먹거리인 반도체 기술이 전체의 40% 가까이를 차지했다. 중소기업에서 발생한 유출 사건은 대기업의 두 배에 달해 기술보호 역량 격차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27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구자근 국민의힘 의원이 산업통상부로부터 제출받은 ‘2026 산업기술 해외유출 현황’에 따르면 국가정보원이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적발한 산업기술 해외유출 사건은 총 107건으로 집계됐다.

연도별로는 △2021년 22건 △2022년 20건 △2023년 23건 △2024년 23건이었고 지난해는19건을 기록했다. 해마다 20건 안팎의 유출이 반복된 셈이다. 적발되지 않은 사례까지 고려하면 실제 유출 규모는 더 클 가능성이 있다.

가장 집중적으로 노출된 분야는 반도체였다. 최근 5년간 반도체 기술 해외유출은 40건으로 전체의 약 37%를 차지했다. 디스플레이가 21건으로 뒤를 이었고 전기·전자 10건, 자동차 7건, 조선 6건 순이었다.

경제·안보 측면에서 보호 필요성이 특히 높은 국가핵심기술도 예외가 아니었다. 같은 기간 해외로 유출된 국가핵심기술은 31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반도체가 9건으로 가장 많았고 디스플레이와 전기·전자 분야가 각각 5건이었다.

기업 규모별 격차도 두드러졌다. 중소기업에서 발생한 기술유출 사건은 64건으로 대기업 33건의 약 두 배였다. 대학·연구소 등에서 발생한 사례도 10건에 달했다. 핵심 기술을 보유하고도 보안 인력과 관리 시스템에 충분히 투자하기 어려운 중소기업이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AI 이미지)
(AI 이미지)

수사기관의 적발과 사법처리도 이어지고 있다. 경찰청은 같은 기간 국내외 산업기술 유출 사건 77건을 수사해 230명을 송치했다. 이 가운데 해외 유출 사건은 41건이었으며 국가핵심기술 관련 사건도 24건 포함됐다.

검찰은 최근 5년간 산업기술보호법 위반 사건 95건 가운데 74건을 기소해 총 184명을 재판에 넘겼다. 실제 반도체 분야에서는 국가 경쟁력과 직결되는 핵심 공정 기술이 중국 기업으로 넘어간 사례도 적발됐다. 삼성전자 전 부장 A씨는 국가핵심기술인 18나노 D램 반도체 공정 정보를 무단 유출해 중국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에 넘긴 혐의로 재판을 받아 지난 4월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6년 4개월과 벌금 2억원을 선고받았다.

정부와 국회는 산업기술보호법 개정과 간첩죄 적용 범위 확대 등을 통해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다만 매년 비슷한 규모의 해외 기술유출이 반복되고 있다는 점에서 처벌 강화뿐 아니라 기업 내부 통제, 퇴직자 관리, 협력사 보안 등 예방체계를 함께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구자근 의원은 “세계 각국이 산업기술 유출에 대한 처벌 강화와 입증 요건 완화 등을 통해 핵심기술 보호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며 “우리도 보다 촘촘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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