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시진핑, 무역휴전 연장…AI·대만 놓고는 신경전 [미·중정상회담]

입력 2026-09-25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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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환영식 공연을 함께 지켜보고 있다. 워싱턴D.C.(미국)/UPI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환영식 공연을 함께 지켜보고 있다. 워싱턴D.C.(미국)/UPI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무역 갈등의 추가 확전을 피하고 인공지능(AI) 분야에서 대화를 이어가기로 했다. 세계 1·2위 경제 대국이 정면충돌을 피하고 관계 안정에 무게를 실었지만, AI 규제와 대만 문제 등 핵심 현안에서는 뚜렷한 입장차를 드러냈다.

2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백악관에 약 3시간 넘게 머물며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비롯한 일정을 소화했다. 두 정상은 무역과 AI, 안보 문제 등을 논의했으며 한반도와 중동, 우크라이나 문제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다만 정상회담 자체는 2시간이 채 되지 않았다.

무역에서는 일단 추가 충돌을 피하는 데 뜻을 모았다. 정상회담 하루 전인 23일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11월 10일 만료 예정이던 미·중 무역 휴전을 2개월 연장해 내년 1월 10일까지 유지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양국은 이 기간 광범위한 무역 합의를 위한 협상을 이어갈 예정이다.

정상회담에서는 추가 진전도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은 양국 경제·무역팀이 새로운 협상을 거쳐 “새로운 공동 합의에 도달했다”며 “양국 산업계와 국민, 나아가 세계 경제에도 희소식”이라고 말했다. 다만 중국 측은 새로운 합의의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4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나란히 앉아있다. 워싱턴D.C.(미국)/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4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나란히 앉아있다. 워싱턴D.C.(미국)/A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과 협력해 양국이 직면한 문제에서 엄청난 진전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이어 지난 5월 출범한 새로운 무역 협의체인 ‘무역 위원회(Board of Trade)’를 언급하며 양국 실무진이 미국 농축산업자의 중국 시장 접근 확대를 포함해 균형 잡힌 무역 관계를 만들기 위해 협의해왔다고 설명했다.

AI를 놓고는 양국 정상의 시각차가 드러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AI 개발 경쟁에서 현재의 우위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상회담을 앞두고도 국제적인 AI 규제 장치 도입에 반대하며 기술 개발에 제동을 걸어서는 안 된다는 태도를 보였다. 반면 시 주석은 “우리는 AI를 선한 방향으로 개발하고 관리할 능력과 책임이 있다”며 AI 발전이 “항상 인간의 통제 아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개발 속도와 기술 우위에, 중국은 위험 관리 필요성에 상대적으로 무게를 둔 셈이다.

다만 AI가 미·중의 새로운 협력 의제가 될 가능성도 열어뒀다. 시 주석은 양국이 AI의 위험과 이익에 대해 계속 의견을 교환하고 기술의 오용을 공동으로 막을 수 있다고 밝혔다. “경쟁도 있지만, 협력 가능성은 더욱 크다”며 서로를 경계하기보다 각자의 강점을 활용해야 한다고도 했다. 양국 경제 수장들은 정상회담에 앞서 AI 사고 발생 시 가동할 긴급 핫라인과 관련 대화 체계 등도 논의해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백악관을 떠나는 시진핑 주국 국가주석을 배웅하면서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고 있다. 워싱턴D.C.(미국)/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백악관을 떠나는 시진핑 주국 국가주석을 배웅하면서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고 있다. 워싱턴D.C.(미국)/로이터연합뉴스

가장 팽팽한 신경전이 벌어진 현안 중 하나는 대만이었다. 시 주석은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미국이 “대만 독립에 반대하는 올바른 입장을 견지하고 대만 문제를 신중하게 처리해야 한다”고 직접 요구했다. 미국은 그동안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표현을 사용해왔는데, 시 주석이 한 단계 더 나아가 ‘반대한다’고 명시적으로 밝힐 것을 요구한 것이다. 블룸버그는 시 주석이 미국의 수십 년 된 대만 관련 표현을 바꾸도록 트럼프 대통령에게 공개적으로 요구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의 요구에 공개적으로 호응하지 않았다. 회담 직후 중국은 시 주석의 대만 관련 발언을 신속하게 공개한 반면 백악관은 대만 문제에 대한 별도 설명을 즉각 내놓지 않았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에서 어떤 답변을 했는지도 공개되지 않았다. 미국은 현재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고 있으며, 이를 중국이 요구하는 ‘반대한다’로 변경했다는 발표도 나오지 않았다. 중국은 정상회담 전부터 미국의 대만 무기 판매 중단도 요구해왔다.

양국 정상은 한반도 문제도 테이블에 올렸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은 한반도를 비롯해 중동 정세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 주요 국제·지역 문제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다만 북한 비핵화나 북미 대화, 대북 제재 등 한반도 문제와 관련한 구체적인 논의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번 국빈 방문에서는 정상 간 현안 못지않게 화려한 의전도 눈길을 끌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 직접 나가 시 주석 부부를 영접했다. 이튿날 백악관 공식 환영식에는 미군 479명이 동원됐으며 B-2 스피릿 전략폭격기와 F-22 전투기 4대의 축하 비행도 진행됐다. 정상회담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백악관 남쪽 잔디광장의 새 헬기 착륙장과 대통령 전용 헬기도 직접 소개했다.

▲멜라니아 트럼프 미국 대통령 부인과 펑리위안 중국 국가주석 부인이 24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 있는 스미스소니언 국립아시아예술박물관을 함께 방문하고 있다. 워싱턴D.C.(미국)/AFP연합뉴스
▲멜라니아 트럼프 미국 대통령 부인과 펑리위안 중국 국가주석 부인이 24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 있는 스미스소니언 국립아시아예술박물관을 함께 방문하고 있다. 워싱턴D.C.(미국)/AFP연합뉴스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는 일이 상대적으로 적었던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도 이번 국빈방문 기간에는 펑리위안 여사와 별도 일정을 소화했다. 두 사람은 24일 스미스소니언 국립아시아미술관을 함께 찾아 미·중 문화교류와 관련한 작품을 관람하고 워싱턴DC 지역 학생들과 만났다. 이날 저녁에는 두 정상과 함께 백악관 국빈만찬에 참석했다.

시 주석의 국빈 방문은 25일까지 이어진다. 백악관 일정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 부부와 시 주석 부부는 이날 오전 백악관 레드룸에서 차담을 한 뒤 워싱턴DC 국립문서기록관리청을 함께 방문한다. 양국 관계와 관련한 역사적 기록물을 관람한 뒤 트럼프 대통령 부부가 시 주석 부부를 환송하면서 2박 3일간의 국빈방문 일정이 마무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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