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헌·교섭단체 완화…與 정치개혁 험로 예고

입력 2026-09-2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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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김민석 대표가 2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대표가 2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개헌과 국회 원내교섭단체 요건 완화를 묶은 정치개혁 추진에 나섰지만, 그 작업이 순탄치는 않을 전망이다. 원내 제2당인 국민의힘이 민주당이 띄운 개헌에 부정적인 입장인 데다 교섭단체 기준을 둘러싼 범여권 내부 이견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기자회견에서 ‘연임 개헌’ 가능성에 선을 그은 직후 민주당은 개헌 논의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20일 당내 ‘개헌추진단’ 출범 기자회견에서 “대통령이 개헌 의지를 여러 번 밝혔고 야당이 제기하는 걸림돌도 명확히 정리했다”며 “이제 말꼬리 잡기보다는 진지한 개헌 논의로 전환하자”고 밝혔다.

민주당이 제시한 개헌 논의 핵심 방향성은 △5·18 광주민주화운동 및 부마민주항쟁의 헌법 전문 명기 △국민 합의에 기반한 권력구조 개혁 및 정치제도 개선 △기본사회와 사회권적 기본권 보장 등이다. 늦어도 내년 상반기까지 여야 합의 개헌안을 마련해 국민투표에 부치겠다는 목표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개헌의 필요성에 공감해왔으며 김영삼 전 대통령이 문민정부의 역사적 정체성으로 5·18 민주화운동을 삼은 만큼, 국민의힘이 민주당이 제안하는 개헌을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국민의힘의 반응은 냉담하다.

국민의힘은 “연임할 생각은 전혀 없다”는 이 대통령 발언에 여전히 의구심이 들고 있으며, 지지율 하락에 따른 국면 전환용 발언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22일 국회에서 열린 대국민 보고대회에서 “연임 개헌을 하겠다고 하고 있다. 연임 반드시 막아야 하지 않겠나. 개헌 반드시 막아야 하지 않겠나”라고 주장했다.

임이자 정책위의장은 같은 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이재명 정권 지지율이 곤두박질치자 어떻게든 성난 민심에 시선을 돌려보내는 얄팍한 국면 전환용 개헌 정치쇼일 뿐”이라며 “국민이 원하는 것은 개헌 시간표가 아니라 민생 경제 회복의 시간표”라고 일축했다.

개헌 완수를 위해 국민의힘의 협조가 필수적이라는 점에서 민주당은 국민의힘을 어떻게든 개헌안 마련 협의에 참여하도록 유도해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개헌 의결 정족수는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으로 현재 기준 299명 중 200명 이상이 찬성해야만 국회 문턱을 넘을 수 있다. 현재 국민의힘 소속 의원은 109명이다.

민주당 개헌추진단 단장인 김태년 의원은 “최대한 대화 폭을 넓히고 개헌 관련 공감대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저희 입장”이라며 “이 대통령 기자회견 후에도 국민의힘 지도부에서 또 다른 얘기를 하는 것 같아 조금 실망스럽기는 하지만, 한 입으로 두말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진보 연대 실현 방안으로 꺼내 든 교섭단체 구성 요건 완화 문제도 시작 단계부터 난항에 부딪혔다. 김 대표는 교섭단체 구성 요건을 현행 20석에서 15석으로 낮추자는 방안을 거론했지만, 조국혁신당은 10석을 요구하며 온도 차를 드러냈다.

김 대표는 과거 교섭단체 요건이 전체 국회의원 정수의 5% 수준이었다는 점을 근거로 들고 있다. 현재 국회의원 정수 300명에 5%를 적용하면 15석이 산출된다는 논리다. 다만 논의 과정에서 구체적인 숫자는 바뀔 수 있다며 협상의 여지를 열어뒀다. 반면 조국혁신당은 의석수의 5%라는 기준 자체가 지나치게 엄격하니 요건을 더 완화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범여권 다수당으로서 연대·통합의 주도권을 쥐고자 하는 민주당과 독자 정당으로서의 존재감을 부각하고자 하는 조국혁신당의 이해관계가 얽히며 신경전으로 비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조국혁신당은 12석을 보유하고 있어 기준이 10석으로 낮아지면 단독으로 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있다. 15석의 경우에는 진보당 등 다른 정당과의 연대가 필요하다.

조국혁신당과 진보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 등 진보 계열 소수정당은 정치권에 교섭단체 구성 요건 완화를 중점적으로 요구해왔다. 민주당은 지난해 4월 이들 4개 정당과 교섭단체 완화를 포함한 정치개혁에 합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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