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제조업 ‘피지컬 AI’ 문턱 드러났다…투자비·ROI·인력 ‘3중 벽’

입력 2026-09-23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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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로봇 인데이터·A/S 우려… 경기도 30억800만원 투입, 시흥·성남서 실증→도입 연결

경기도 제조현장의 피지컬 AI 확산을 가로막는 현실적인 장벽이 구체적으로 드러났다. 초기 투자비와 투자대비효과(ROI) 검증, 전문 운영인력 확보가 기업들의 공통 과제로 제시됐고,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산 로봇을 놓고는 데이터 유출과 사후서비스(A/S) 우려까지 나왔다. 경기도와 경기도의회는 기술개발 지원에서 한발 더 나아가 수요기업 발굴→공급기업 매칭→소규모 실증(PoC)→현장 도입으로 이어지는 지원체계를 구체화하고 있다.

23일 이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경기도와 경기도의회 미래과학협력위원회는 22일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R&DB센터에서 ‘경기도 실물인공지능(피지컬 AI)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정책간담회’를 열었다. 제조기업과 AI·로봇 공급기업, 로봇SI기업, 대학·연구기관·협회·지방자치단체 관계자 등 50여명이 참여했다.

▲22일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R&DB센터에서 열린 피지컬 AI 정책간담회에서 제조기업과 AI·로봇기업, 대학·연구기관·지방자치단체 관계자들이 산업현장 도입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이날 참석자들은 초기 투자비와 투자 대비 효과 검증, 운영인력 부족 등을 주요 도입 장벽으로 제시했다. (경기도의회)
▲22일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R&DB센터에서 열린 피지컬 AI 정책간담회에서 제조기업과 AI·로봇기업, 대학·연구기관·지방자치단체 관계자들이 산업현장 도입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이날 참석자들은 초기 투자비와 투자 대비 효과 검증, 운영인력 부족 등을 주요 도입 장벽으로 제시했다. (경기도의회)

피지컬 AI는 로봇·기계 등 자율시스템이 공장이나 물류현장에서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스스로 판단해 작업하는 기술이다. 정부도 6월 피지컬 AI를 반도체·AI데이터센터와 함께 ‘3대 메가 프로젝트’로 선정했다. 경기도 역시 제조·물류 현장을 주요 실증공간으로 잡고 도입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이날 기업들이 제시한 문제는 기술 자체보다 ‘공장에서 실제로 쓸 수 있느냐’에 집중됐다.

첫 번째는 초기 투자비다. 로봇과 AI 학습·제어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비용이 들어가지만 중소 제조기업 입장에서는 도입 전 실제 생산성 개선 폭을 확인하기 어렵다. 투자 이후 어느 정도 효과를 거둘 수 있는지 ROI를 사전에 검증하기 어렵다는 점도 함께 제기됐다. 장비를 운영하고 공정에 맞게 조정할 전문인력 부족 역시 도입 장벽으로 꼽혔다.

중국산 로봇도 변수로 등장했다.

간담회에서는 중국산 로봇의 가격 경쟁력에 따른 국내 제조현장 도입 상황과 함께 데이터 유출 가능성과 A/S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다만 이날 공개된 자료는 실제 데이터 유출 사례가 확인됐다는 내용이 아니라 현장 참석자들이 위험요인과 사후관리 문제를 제기했다는 수준이다.

이에 따라 논의도 ‘AI 기술을 더 개발하자’는 수준에서 실제 도입 비용과 실패 가능성을 줄이는 방향으로 구체화됐다.

공정별 피지컬 AI 활용사례를 기업에 제공하고, 대규모 투자를 결정하기 전에 소규모 PoC를 거쳐 효과를 확인하는 방식이 제시됐다. 국산 제품의 현장 도입을 지원하고, 표준화된 수요서식을 통해 기업이 필요한 공정과 기술을 사전에 파악한 뒤 공급기업과 연결하는 방안도 논의됐다. 업종·공정별 매칭데이를 운영하는 의견도 나왔다.

김태형 경기도의회 미래과학협력위원장은 “단순한 교류를 넘어 수요 발굴·매칭·실증을 거쳐 실제 도입으로 이어질 수 있는 협력체계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경기도는 이미 피지컬 AI를 제조현장에 옮기기 위한 거점을 만들고 있다.

올해 ‘피지컬 AI 확산센터 구축 및 운영사업’에는 30억800만 원이 투입된다. 시흥 정왕동 경기시흥 AI혁신센터 안에 838㎡ 규모의 신규 확산센터를 구축하고, 성남에 이미 조성한 451㎡ 규모 피지컬 AI 거점도 함께 운영한다.

시흥센터에는 휴머노이드와 협동로봇, 자율이동로봇(AMR), GPU 기반 학습환경 등을 갖추고 기술검증에서 교육·컨설팅·실증까지 연결할 계획이다. 시흥·반월·시화산업단지 제조기업이 실제 공정 문제를 가져와 기술을 시험할 수 있는 개방형 실증공간으로 조성하고 있으며 연말 구축 완료가 목표다.

성남 거점에서는 기업 맞춤형 컨설팅과 로봇 도입 실증, 교육을 진행한다. 기업이 피지컬 AI 기술을 배우고 도입 가능성을 진단한 뒤 로봇 시연과 상담, 산·학·연 협력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구조다.

경기도의 피지컬 AI 협력체계도 조직화 단계에 들어갔다.

도는 7월 레인보우로보틱스·로보티즈·마음AI 등 기업과 대학·연구기관·협회 등 21개 기관이 참여한 첫 준비회의를 열었다. 당시 협의체의 역할을 기업 기술·실증 수요와 정책사업을 연결하고 규제·제도개선 과제를 발굴하는 상시 협력창구로 설정했다.

22일 간담회 뒤 열린 2차 준비회의에서는 대표 공정별 분과 구성과 확산센터 실증공간 활용, 로봇SI기업 참여 확대 등을 다시 논의했다. 경기도는 현장 의견을 반영해 운영계획을 확정하고 10월 피지컬 AI 협의체 발대식을 추진할 계획이다.

전국적으로도 제조현장을 피지컬 AI 거점으로 만들려는 경쟁이 진행되고 있다. 금융위원회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은 22일 전북·경북·경남의 제조기반과 피지컬 AI를 결합하는 지역거점 지원방안을 발표했고, 정책금융기관과 지역은행도 투자 지원에 참여하기로 했다.

경기도가 제조업 기반을 실제 경쟁력으로 연결하려면 앞으로 확인해야 할 지점도 명확해졌다. 기업이 부담하는 실제 도입비용을 어느 수준까지 낮출 수 있는지, PoC가 본투자로 이어지는 비율은 얼마나 되는지, 국산 로봇과 솔루션이 가격·성능·A/S에서 어느 정도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지가 핵심이다.

이수재 경기도 AI산업육성과장은 피지컬 AI 도입 과정의 시행착오와 비용 부담을 줄이면서 수요·공급 기업 매칭과 현장 실증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경기도는 시흥·성남 실증거점과 10월 출범 예정인 협의체를 통해 제조기업의 실제 도입 사례를 늘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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